부동산대책이 여러 번 나왔고 전월세 대책까지 나왔지만, 집 내놔도 구경 오는 사람 없기는 마찬가지고, 여기저기서 전세금 대출받느라 야단법석이다. 집이 안 팔리면 대출을 갚을 수 없을 것이니 은행의 종이요. 부족한 전세금 맞추려면 죽으나 사나 금융회사를 상전으로 받들어야 할 판이다.
결국 주택에 물리고, 전세에 물려 가계부채 1천조 원 시대를 넘어선 것이다. 내 대출금 1억 원도 1천조 원 속에 들어 있고, 당신의 대출금 2억 원도 1천조 원 속에 들어있다. 주택담보대출에 물리고, 사업자금 대출에 물리고, 전세금 대출에 물린 그대들이여, 우리들은 영원한 채무자들이 아닐 것이다.
희한하게도 요즘은 집을 가졌어도 고생바가지요. 집이 없어도 눈물바가지다. 지속적인 주택가격 하락으로 가계의 실소득은 감소되었고, 가계부채 이자부담으로 소비는 위축되고 있다. 시장이나 수퍼, 병원 이용횟수까지 줄어들고, 전반적으로 경기가 얼어붙게 되자 이젠 대통령까지 나서서 부동산 활성화를 주문하고 있다.
모두 죽겠다고 하면 잘 나가는 직업은 어떤 직업일까? 옛날에는 '사'자 돌림 직업이 인기가 있었으나 2-3년 전부터는 죽을 지경이라 한다. 세무사. 회계사. 변호사. 법무사. 공인중개사 등 '사'자 돌림 열 사람 중 3세람이 신용불량자라고 하니 더 말해 무엇 하겠는가. 자영업자는 이 순간에도 떨고 있고, 중산층은 저소득층으로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지난 연말 다행히도 국회에서 “부동산”밭에 깊숙이 박혀있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라는 말뚝을 뽑아버렸고, “취득세 영구인하”라는 촉진제를 사용하는 바람에 부동산시장은 제법 파란 싹이 돋아나고 있다.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은 누가 뭐래도 강남에서 불길이 솟아야 전국으로 뻗어가게 돼있다. 강남에서는 재건축이 먼저 움직이게 되는데 개포 주공. 은마. 잠실주공5단지. 둔촌 주공 등 재건축단지에 속도가 붙고 있으며, 값도 지난 해 여름에 비해 평균 5천만원 정도 올라 있다.
거래횟수도 늘어나고 있으므로 업계에서는 긍정의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다른 지역은 아직까지 불통이다. 요즘 주위에 사고 싶은 주택이 널려 있음이 사실이지만, 내 집이 안 팔리기 때문에 마음만 주고 몸은 따라가지 못하는 모양새가 이어지고 있다.
이제 다주택자들이 슬슬 움직이기 시작했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는 속담이 있듯이 유주택자는 집을 팔면 늘려가거나, 줄여가면서 다시 사게 돼있다. 하지만, 값은 고사하고 물어오는 사람이 없으니 상사병 난 노총각처럼 그저 끙끙거릴 뿐이다. 내 집 팔리면 저 집으로 가겠다고 콕 찍어놨지만 말짱 도루묵이다.
근래 생겨난 용어로 반전세가 유행이다. 대출이 한 푼도 없는 순수전세를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그 별을 따는 사람은 값은 고하간에 안도의 숨을 쉬지만, 깡통 된 집에 들어간 세입자는 집값이 오르라고 기도할 수도 없고, 내리라고 기도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요즘은 하나님도 헷갈릴 것이다. 집값이 올라달라는 기도를 들어주기도 그렇고, 내려달라는 기도를 들어주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에서 미는 힘이 워낙 강해서 아무래도 부동산시장은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니 그리 아시라.
전세를 연장할 것이냐? 차라리 대출 안고 사버릴 것이냐? 는 질문이 많아진다. 대출이자 갚을 능력이 없고, 지역을 바꾸기 어렵거든 다시 전세로 살고, 어지간하면 지금 집을 사라는 답을 한다. 값이 크게 오르진 않을 것이나, 오르기는 오를 것이니 그만한 각오는 해두라는 뜻이다.
부동산을 사게 되면 계약서에 도장 찍는 순간부터 내일을 보게 되고, 전. 월세 계약을 하게 되면 그 순간부터 오늘만 보게 된다. 사람은 내일을 보고 사는 것이다. 필자의 칼럼에 “집은 안 팔려도 또 하나 사고 싶다”는 어느 여인의 댓글이 달렸다. 필자의 생각도 마찬가지다.
겁쟁이는 부동산 재테크에서 빵점을 맞는다. 살던 집에서 30년이고 40년이고 계속 살거든, 그러나 간이 큰 사람은 늘 바꿔 타기를 좋아하고, 갈아탈 때마다 더 좋고 비싼 부동산을 사지 않던가. 부동산 재테크는 늦은 오후 그림자처럼 길어지는 것이고, 전월세는 이른 오전 그림자처럼 점점 작아지는 것이다.
50대 이상 세대 중에도 전세 사는 사람들이 많다. 앞으로 부동산시장은 값이 내려갈 이유도 없지만, 설사 내려간다 해도 크게 내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몇 백이라도 오르게 되면 그 값을 따라잡는 일은 무척 힘이 든다. 몸은 회색일망정 마음은 이팔청춘 아니던가? 집을 사는 쪽으로 계산기를 두드림이 어떠실는지?
주택은 청춘세대에게는 애인이고. 중년세대에게는 친구이며 노후세대에게는 간호사와 다름없다. 지금은 기존 주택이나 미분양이나 값이 모두 반토막이다. 화장실 갔다 나오게 되면 마음은 변한다. 어느 날 쨍하고 해 뜨면 부동산 값은 내 손에 닿지 않은 먼 곳에 있을 수 있다. 내 손 끝이 닿을 때 마음을 굳히자.
21세기 부동산힐링캠프(부동산카페)대표. http://cafe.daum.net/2624796
법무법인 세인(종합법률사무소)사무국장. http://cafe.daum.net/lawsein
수원대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 010-5262-4796. 031-213-4796
수원대 사회교육원 부동산학과 봄학기 학생모집 마감임박 010-4878-69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