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본은 훨훨 날고 한국은 슬슬 긴다. 연초부터 통일한국이 되면 세계경제 3대 강국이 된다는 가상적 청사진이 신문을 꽉 메우고 있다. 통일에 대한 전문가들이 왜 그렇게 많은지, 무지한 촌노(村老)로서는 눈이 휘둥그레질 뿐이다.
그러나 우리들이 계획하고 희망한대로 될는지는 떡줄 장모(중국)에게도 물어봐야 할 터, 그 일은 더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서 전담부서에서 하도록 하고, 우선 춥고 배고픈 서민들 입장 좀 살펴 주시라.
경제가 워낙 얼어붙다 보니 온갖 부동산대책 다 나왔어도 거래는 함흥차사요, 전세는 지금도 공중곡예를 하고 있다. 공중곡예는 곡예사가 떨어질 것을 대비해서 밑에 그물을 쳐 놓지만, 전세는 떨어져도 그물이 없어 위험천만이다. 보증금을 많이 주더라도 대출 없는 집을 구하고자 하나, 대출 없는 집은 눈을 씻고 봐도 없다.
하기 쉬운 말로 전세를 얻으려면 신규입주 아파트단지로 가라는 말을 하지만, 속 모르는 소리다. 마지못해 입주하거나 잔금이 부족해서 전세를 놓는 곳이 신규아파트 아니던가. 거리는 멀고, 대출은 꽉 차있는데 그곳으로 가라니? 나중에 역전세난이 오게 되면 빠져나올 수 없게 되는데? 남의 입장이라고 함부로 말하지 마시라.
금년도 입주물량은 20만 가구쯤 되고, 분양계획도 17만 가구쯤 된다. 예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물량인지라 전. 월세입자들이 매수로 마음을 돌리지 않은 이상 전세난은 쉽게 풀리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어쩌랴. 집값은 이미 오르고 있으니,
값이 올라도 유주택 서민들은 못 살겠다고 하니 이거 참, 환장할 일이다. 올라봤자 크게 오르기야 하겠는가마는, 세입자 입장에서는 한 푼이 아쉬운 때인지라 무주택자로서 값 오른다는 말은 정말 듣기 싫은 말일 것이다. 그러나 사실이다. 중소형주택은 살만한 게 없고, 50%할인하던 미분양도 40%로 줄었다.
값이 오를 것이다. 내릴 것이다. 라고 단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곳이 바로 부동산시장이다. 이건 많은 경험이 받쳐주지 않으면 감을 잡기 어렵다. 그래서 경험이 부족한 사람들이 가장 쉽게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는, 하나를 아는데도 마치 셋을 아는 것처럼 착각하는 것이다.
부동산시장은 경제라는 일정한 궤도를 따라 오르고 내림을 반복하면서 강물이 흘러가듯 흘러가게 돼있다. 재수가 없으면 바람 불고 비 오는 날 나룻배를 타고 강을 건널 수도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부동산시장은 바람 불고 비 오는 날, 나룻배를 타고 강을 건너다 뒤집어 진 것이다.
이미 물에 빠져 죽은 사람도 있고, 거지가 된 사람도 있다. 그러나 살아남은 사람들은 뒤집힌 나룻배를 건져 부두에 매어놓고,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고보 있는 중이다. 살아남은 사람들 모두가 잘 버틴 사람들이지만, 온 몸에 상처투성일 것이다. 지금 당신 가정에도 깊은 상처 때문에 걱정의 한숨을 쉬고 있으시겠지.
도대체 깊은 한숨을 언제까지 쉬어야 할까. 반갑지 않은 손님은 해가 바뀌어도 떠날 줄을 모른다. 얄미운 손님은 팔리지 않은 대형주택과 분양받은 아파트나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계약해지다. 대형주택은 팔아봤자 영양가도 없는 것이 이자 잡아먹는 귀신이요. 분양받은 아파트나 오피스텔은 안 들어오면 쳐들어간다는 으름장뿐이다.
아파트나 오피스텔 분양받았다가 형편이 안 되면 계약금 포기하고 안 들어가면 그만일 줄 알았건만, 신용불량에 재산가압류는 물론, 중도금 갚으라는 재판, 잔금 내라는 재판, 이자 내라는 재판을 수시로 걸어오고 있으니 피가 마를 지경이고, 법률사무소 찾아다니기 바쁘다. 내가 고의로 안 들어 가냐? 망해서 못 들어가지.
부동산 때문에 자식 대까지 빚을 물려 줄줄 누가 알았겠으며 이런 세상이 올 줄 누가 알았겠는가? 건설사는 망하면 기업회생신청 해놓고 5년 동안 채권. 채무 동결해버리지만, 개인은 부동산으로 망해도 구제의 길이 없음이 참, 요상하다. 위약금 적게 물어주고 계약 해제할 길이 없는지를 묻는 사람들이 그치지 않는다.
부동산 때문에 서민들은 어려워도 정치권은 지난 한 해 동안 쌈박 질만 했다. 민생 안 챙기고, 경제 못 살린 죄는 누구에게 물어야 할꼬? 꼭 책임자를 가려내어 주리를 틀어야 할 것이나, 4월 지방선거 때 책임을 묻자. 없는 놈이 목에 힘줄 때는 그 때 뿐이더라.
선거 때가 되면 부동산 있는 사람에게는 듣기 좋게 “부동산 살리고” 부동산 없는 사람에게는 걱정 없게 “싼 이자로 전세자금 주거나, 공공임대 거저 들어가게 하겠다.”고 할 것이나 모두 헛소리로 아시라. 두고 보자. 안 속겠다고 다짐하면서도 또 속을 것이다.
부동산이 어렵게 불씨를 지피고 있다. 앞으로 부동산재테크는 상당한 요령과 노하우가 있어야 하리라. 옛날처럼 사 놓는다고 돈 버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물은 담는 그릇에 따라 모양이 달라진다. 다 같은 땅이고, 다 같은 아파트고, 다 같은 단독주택이지만 훗날 가격에는 엄청난 차이가 날 것이다. 돈이 붙을 부동산은 어떤 부동산일까?
부동산투자는 목적이 정확해야 한다. 흔들림 없이 그 목적을 보고 꾸준히 한 길을 걷게 되면 성공할 수 있다. 애당초 목표를 잘 잡아야 실패가 없다는 뜻이다. 화호성구(畵虎成狗)라 했다. 호랑이를 그리려다 개를 그리는 우를 범하지 말자.
잘못해서 개를 그렸거든 빨리 포기하거나 버리는 게 옳다. 부동산은 값이 떨어지고 안 팔리면 가위와 같다. 가위의 양쪽 날개가 떨어지면 이건 송곳으로도 못쓰고 칼로도 못쓴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내린 부동산도 다시 보자. 누가 알겠나. 효도할 날 있을지.
21세기 부동산힐링캠프(부동산카페)대표. http://cafe.daum.net/2624796
법무법인 세인(종합법률사무소)사무국장. http://cafe.daum.net/lawsein
수원대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 010-5262-4796. 031-213-4796
수원대 사회교육원 부동산학과 봄학기 학생모집 마감 임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