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은 조류인플루엔자(AI)가 내 닭이나 오리를 죽일까봐 바깥출입을 금하고 있고, 도시 서민들은 신용정보가 줄줄이 새 나가는 바람에 혹여 억울한 돈 나갈까봐 모두들 지갑을 닫았다. 너나 나나 코가 석자나 빠져있지만, 넙죽넙죽 절하면서 열심히 뛰는 사람도 있다. 지방선거에 출마할 사람들이 그렇다.
지금 삼계탕 집, 치킨 집, 오리구이 집은 점점 손님이 줄어들자, 이러다 망하는 거 아닌지 걱정이 태산이다. 신문이나 방송에서는 충청. 호남지역 뿐 아니라 영남지역이나 수도권도 위험할 수 있다고 나팔을 불어댄다. 구제역 퍼지면 갈비 집, 삼겹살 집 망하고, 비브리오균이 퍼지면 횟집 망하는 걸 늘 구경했던 일인지라.
신흥국인 남미 아르핸티나는 미국이 돈줄을 죄기도 전에 망했다고 난리다. 우리나라도 신흥국 리스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북한의 속내는 아리송하기만 하고, 미국. 중국. 일본의 장기판은 장군인지 멍군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세상이다. 한국은 장기판 곁에 앉은 훈수꾼이다. 훈수 잘못 하다가 뺨 맞는 사람 봤다. 그래서 나서지 않고 눈치만 보고 있는 모양이다.
대출 받을 때, 신용카드 만들 때, 보험 가입할 때, 포인트 적립카드 만들 때, 기타 금융거래를 할 때 약관의 “동의 함”이라는 곳에 체크한 사람들은 요즘 떨고 있다. 오늘 가입한 사람의 신용정보는 따끈해서 건당 1만 원에 사간다니, 그게 물레방아처럼 돌고 돌아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
시도 때도 없이 “고객님은 3천만 원 대출 가능합니다” “신용조회 없이 1천만 원 즉시 대출” “오빠, 나 열아홉 인숙이ㅋㅋ 날씬하고 끝내줘요” “팡팡 쏟아지는 황금열쇠, 3만 원내고 500만 원 받기” 등 온갖 잡동사니들이 핸드폰을 울리더니 그게 결국은 내 신용정보가 새 나갔기 때문이렸다? 에라, 이 나쁜 것들 같으니라고.
대출이자 내기도 힘들어 죽겠는데 거저 줄 것처럼 돈 갖다 쓰라고 꼬드기지 마라. 60훨씬 넘은 꼰대에게 열아홉 인숙이가 오빠라니? 세상에 그런 법이 어디 있더란 말이냐. 니들한테 걸리면 인생 조지는 줄을 내가 다 알고 있거늘,
이 칼럼을 읽고 계시는 분들이야 무엇보다 부동산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게 궁금하시겠지. 그러나 “별 볼일 없습니다.”라는 답을 드린다. 사방천지가 꽁꽁 얼어 붙어있고, 구름이 잔뜩 끼어 있는데 별이 보이겠는가? 반짝, 반짝 반짝이는 저 하늘의 별을 보려거든 좀 더 기다리시라.
기존주택시장은 중개업소가 다 놀기 때문에 적막강산이요, 견본주택 문을 연 신규분양현장도 전국적으로 한두 곳에 불과하다. 그러나 설 연휴가 끝나기 무섭게 신규분양은 수만 가구가 쏟아질 것이다. 부동산시장에 긍정적인 신호가 깜박거리자 건설사들이 지난 몇 년 동안 벌지 못했던 돈을 벌기 위해 칼을 갈고 있다.
자기들이 짓는 아파트가 다 좋다고 하시겠지. 날씬하고, 끝내준다는 인숙이 사진을 보니 발목이 없더라. 필자가 주책없이 사진을 보고 싶어 봤냐? 인터넷에 뜨니까 봤지. 부동산도 그렇고, 아파트도 그런 것이다. 다 날씬하고 끝내준다고 하겠지만, 결과는 아니라는 뜻이다.
강에 얼음이 살짝 얼었을 때 멋모르고 들어가게 되면 빠져 죽기 마련이다. 지금 부동산시장이 그런 상황이다. 좋아지고 있다는 말 믿고, 얼씨구 하고 붙잡아 봐라. 2-3년 후 계약해지하는 방법 알려달라고 필자를 찾아올 것이다. 연약한 새싹은 사소한 일기에도 영향을 받거나 죽을 수 있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현재 우리나라 경제상황은 대외적인 면을 차치하고라도 내수도 좋지 않고, 성장도 지지부진하여 함부로 투자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처지에 있다. 누누이 말씀 드렸지만, 집 장만하거나 갈아타려면 값이 많이 내려있는 기존주택시장에서 고르는 게 백번 옳을 것이다.
새 아파트는 계약금 조금 걸어 놓고, 중도금 대출 받으면 부담 없이 계약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시중 경기가 좋지 않거나, 자신의 형편이 어렵게 되면 계약금 놓치고, 위약금 물어주고, 신용불량자가 되는 3중고를 겪게 된다. 신규분양 잘못 받아 팔자 뒤집힌 사람이 너무 많다. 그냥 계약해놨다가 입주 때 프리미엄 받고 팔면 그만이라는 생각은 절대로 하지 마시라.
이자 후불제가 되건, 무이자가 되건, 중도금대출은 끝까지 내 책임임을 알자. 그곳에서 약관에 “동의함”하면 내 정보는 새 나간다. 지금의 부동산시장은 빠르고 급히 가는 타임이 아니다. 옛날 비둘기호를 타고 산천을 구경하며 천천히 달리듯 그렇게 가야 한다.
비둘기호가 서는 정거장은 많은 사람이 오르고 내렸다. 역 구내의 간이식당에서 가락국수 한 국수 후딱 해 치웠던 기억이 있으신가? 비둘기호 열차는 이제 용산역을 출발했다고 생각하시라. 울리는 경부선, 비 내리는 호남선~ 비둘기호 열차를 탈 때는 차 안에서 파는 오징어와 땅콩을 먹었다. 그때를 기억하신다면 조금만 더 기다리시라.
21세기부동산힐링캠프(부동산카페)대표. http://cafe.daum.net/2624796
법무법인 세인(종합법률사무소)사무국장. http://cafe.daum.net/lawsein
수원대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 010-5262-4796. 031-213-4796
수원대사회교육원부동산학과 봄학기신입생모집마감임박. 010-4878-69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