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월 26일 발표한 소위 2차 전월세대책으로 불리는 ‘주택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으로 모처럼만에 활기를 찾고 있는 주택시장에 또다시 일대 혼란이 불가피하게됐다.
2.26전월세대책(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방안)은 월세 세입자에게 일정한도내에서 월세금의 10%를 직접 정부에서 소득공제가 아닌 세액공제를 해주고 월세 임대인에게는 투명한 과세를 통해 세금을 걷어낸다는 취지의 방안이다.
다시말해 금번 대책의 핵심은 월세 세입자의 혜택은 늘리되 월세를 놓은 집주인의 혜택은 줄어든다는 점이다. 즉 집주인의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가 강화되는것이다. 임차인에게 세액공제를 통한 혜택을 주는 것이 비중이 커보일수 있지만 실제로는 부족한 세금을 집주인에게서 걷어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월세부담을 줄이는 방편으로서 세액공제를 해주는것은 임차인들에게는 잘된일이다. 그러나 실제 소득구간 3000만원내외의 저소득층에게는 10%의 세액공제가 기존 소득공제에 비해 40여만원정도의 이익이 있어 매력으로 다가올수 있지만 세액공제한도가 연 750만원의 10%인 75만원으로 정해져있어 중산층 월세세입자들은 실제로 큰 메리트로 다가오기 힘들다. 불과 10여만원의 이익이 있을뿐이다.
문제는 집주인들이다. 집주인들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지게 됐다. 특히나 그동안 의무사항이 아니어서 월세를 놓고 월세수입을 받고 있었지만 굳이 세무서에 신고를 하지 않았던 관례들이 깨지게 되면 집주인들은 당장 월세를 놓은 집을 팔아야 할지, 다시 전세로 돌려야 할지를 고민하게 되는 처지가 될수밖에 없고 실제로 금번 발표이후 필자에게 이번대책의 파장과 장단점 및 주택매도나 전세전환등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금번 대책으로 인해 모처럼만에 수도권 주택시장에 거래가 늘어나고 매수세가 늘면서 온기가 감돌고 있는 분위기가 금번 대책으로 인해 적지 않은 충격파로 시장에 냉기를 불어넣을가능성이 커졌다.
금번 대책은 얼마전까지 민주당에서 꾸준히 추진을 검토해온 ‘주택임대사업자 의무등록제’가 아직 실현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마치 이러한 법안이 실질적으로 상당부분 시행되는것과 다를바 없는 효과를 가져오는 대책으로서 주택시장 혼란은 불가피해보일전망이다.
왜냐하면, 정부가 주택시장 정상화 의지를 통해 그동안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특히 다주택자 양도세중과 폐지등을 통해 다주택자들의 징벌적 과세를 폐지하고 다주택자들과 잠재적 예비 다주택자들(=유주택자가 추가로 주택을 매수하려는 수요자들)로 하여금 주택매수에 제동을 걸지 않겠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주었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금번대책이 월세입자 지원과 투명과세라는 명분은 있지만, 기존 주택시장 정상화 방안과 엇나갈수도 있는 정책이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나 주택 한두채를 통해 월세를 받아 생활을 유지하는 베이비붐 세대 은퇴자들의 경우 소득 감소에 따른 타격과 다주택자들의 주택매수심리가 상당부분 약화될가능성이 커지면서 또다시 주택거래가 감소하는 부작용이 우려된다.
집주인들의 경우 월세소득이 적은경우에는 큰 문제가 안되겠지만 월세금액이 높은 서울 수도권 주요지역의 월세 임대를 놓은 집주인들은 이번 대책으로 상당한 고민을 할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월세를 전세로 돌리거나 월세지원액만큼 월세를 올려 임차인들의 실질혜택이 거의 없는 상황까지도 갈수 있다. 동시에 집주인들은 소득세 부과와 소득노출로 인한 심리적 부담감으로 인해 주택을 매도하거나 전세로 돌리는 경우가 발생하고, 예비 주택매수자들도 매수심리가 약해져 시장자체가 오랜만에 찾아온 온기가 냉기로 변할수도 있는 파장이 예상된다.
정부는 고액 월세수입을 얻고 있는 계층위주로 단계적인 시행을 했다면 좋았을뻔했는데, 갑작스럽고 무차별적인 금번 임대소득 과세방안 부분은 아쉬움이 남는다. 모처럼 활기를 찾고 있는 수도권 주택시장에 이번 전월세 선진화방안(사실상 임대소득과세방안)은 기존 다주택자들을 위한 규제완화 정책과 엇박자를 내는듯한 느낌을 받아 아쉬움이 크다.
향후 운용의 묘를 잘 발휘하여 집주인들의 급격한 충격을 완화하면서 동시에 월세임차인의 혜택도 돌아가게 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수 있을지, 아니면 시장혼란만 키우고 말지 필자로서는 기대보다는 우려되는 측면이 강한 느낌을 받는다. 일단은 시장의 움직임을 지켜볼 일이다.
-김부성, 부동산富테크연구소 대표 www.boote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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