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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사는 시기로는 지금이 '딱'이다.
우리나라 최초 아파트는 1961년에 착공하여 1962년에 입주한 10개동 642가구로 된 주택공사의 마포아파트다. 이 아파트는 입주 때 부러움보다는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저 좁은 공간에서 어찌 사느냐? 무너지면 어찌하느냐? 는 두려움 때문에…

당시 그 아파트를 구경했던 사람들은 성냥갑처럼 생겼더라, 나는 줘도 답답해서 못 살겠더라. 했었는데 그런 낯설었던 아파트가 지금은 800만 채가 넘어버렸다. 현재 우리나라 주택보급률은 102%인데 무주택 세대가 약 45%정도 된다.

2010년 하반기부터 슬슬 오르기 시작한 전셋값은 이제 정점에 이르렀다. 전월세사정은 금방 사그라질 것 같지만, 그 열기는 포항제철 용광로처럼 쉬지 않고 오르고 있다. 집을 팔지 못한 유주택자들은 전세금 오르는 바람에 그래도 허리를 폈으리라. 일부라도 올려 받아 대출 갚았을 테니까.

전국에서 빈 집은 79만 4천 가구이지만 무주택자들에게는 남의 집 침대일 뿐이다. 지방이나 시골에 있기 때문에 해당사항 없다는 뜻이다. 그게 모두 서울이나 수도권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요즘은 집이 없어서 전세 사는 사람과 집이 있음에도 전세 사는 사람이 있는데 각자의 마음은 다르다.

집이 없어 전세를 살게 되면 두 가지 걱정을 달고 살아야 한다. 첫째 걱정은 전셋값이 오를까 걱정이고, 둘째 걱정은 집값이 오를까하는 걱정이다. 그러나 집을 놔두고 전세 사는 사람은 이래도 그만이고, 저래도 그만일 것이다.

내 집 놔두고 나도 전세 사는 사람은 대개 오춘기에 접어든 사람들이 많다. 오춘기가 뭐냐고? 이미 50이나 60줄에 접어든 늙은 청춘이다. 내 집은 작고 허술할지라도 일단 좋은 곳에 놔두고, 나는 살기 편한 곳에서 전세로 사는 사람들이다.

오춘기는 아직 다리도 짱짱하고, 마음은 이팔청춘이다. 노후대비를 위해 공부를 열심히 하는 사람도 있고, 운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도 있다. 필자가 강의를 담당하고 있는 수원대 사회교육원 부동산학과 학생들 중에도 오춘기가 많다.

이 나이 때는 특히 등산을 좋아하는데 다리 한쪽 바지를 걷어 올리고 산에 오르거나 내리는 사람은 짝이 없다는 신호라니 3-40대 죽도록 고생하다 늦게야 연애감정이 폭발한 모양이다. 오늘부터 산에 오를 때 한쪽다리 바지 걷어 올린 사람 있는지 잘 살펴보시라. 그건 외로운 사람이다.

그러나 바깥에서 위안을 얻는 일은 일시적인 해결책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아시고, 산 밑에 있는 모텔 조심하시라. 거기 들어가다 남편이나 마누라에게 들키면 필자를 찾아 법률 의뢰하러 올 것이고, 노후대비 부동산 통 채 빼앗기게 될 것이다.

옛날에는 대출받아 주택을 샀어도 이자부분보다 몇 배가 더 남았기 때문에 별 걱정을 하지 않았으나, 요즘은 그렇지 않다. 자칫 집값내리고 이자 물게 되면 국 엎지르고, 그릇 깨고, 매 맞고, 쫓겨나고, 거시기까지 다치게 되는 모양새가 된다.

필자가 시골 살 때 같은 동네에 사는 부지런한 아저씨가 있었다. 부잣집 농사일을 도와주고 점심상을 받았는데 막 먹으려는 순간, 묘하게도 뜨거운 국그릇이 젓가락에 걸려 배꼽 앞으로 쏟아진 것이다.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아시리라. 아랫도리에서 불이 나는데 밥이 넘어가겠는가. 부동산도 그럴 수 있다.

경제위기가 있을 때마다 돈을 찍어낸다. 경제위기가 그치게 되면 그 돈은 바람을 피우지 않던가. 돈이란 게 바람을 달고 다니는 괴물이거든, 사람이 바람날 때에는 남의 눈치를 살피지만, 돈이 바람나면 눈치를 살피지 않는다.

2013년 가을부터 슬슬 바람기가 일어나고 있다. 경제적 불안이 세계적으로 잠잠해지고 경제가 호황에 접어들고 있음이리라. 미국. 중국. 일본. 독일. 한국 등 우방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음도 호재가 될 것이다.

지금 대출받아 아파트 산 가구가 전국적으로 400만 가구 정도 되고, 서울과 수도권은 140만 가구 정도 된다. 1955년 내지 1963년 사이에 출생한 버이비부머 700만 명이 대부분 주택을 두 채나 세 채씩 가지고 있는데 이 분들은 지금 한쪽 다리 걷어 올린 채 악착같이 버티고 있다.

그러나 저축보다는 현재를 중요시하는 1979년 내지 1985년 사이에 태어난 에코부머세대는 월세로 거주하는 비율이 40%가 넘는다. 이 세대가 약 510만 명인데 앞으로 5년쯤 후부터는 주택의 수요를 일으키게 될 것이다.

강남 4구 72만 4000가구 중 임대가구 비율이 약 63%다. 이제는 주택은 어디에 있건 있어야 하되, 자신이 편리하고, 필요한 곳에서 전・월세로 살아가는 세상이 되었다. 그래서 수도권 830만 가구 중 390만 가구만 자기 집에서 살고 있고, 나머지는 세놓고 세사는 거주개념을 갖게 된 것이다.

내 집 세주고 세사는 일과 내 집 없이 세사는 일은 전혀 다르다. 집 없이 세사는 일은 겉옷만 입고 있다가 세탁소 가게 되면 알몸으로 남게 되는 이치가 될 수 있다. 2012년 하반기부터 계속 주택을 사야한다는 의견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이제는 그 시기도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본다.

지금 세계적으로 봤을 때나 국내적으로 봤을 때 비는 그쳤고 무지개가 섰다. 다시 비가 오리라고 믿는 일은 자기만의 빗나간 계산일 수 있다. 꼭 꽃잎을 밟고 나서 봄의 정취를 느끼기 보다는 산수유가 움을 틀 때 봄을 느껴야 한발 앞서가게 될 것이다.


21세기 부동산힐링캠프(부동산카페)대표. http://cafe.daum.net/2624796
법무법인 세인(종합법률사무소)사무국장. http://cafe.daum.net/lawsein
수원대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 010-5262-4796. 031-213-4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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