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매재테크의 3대 편견이 있다.
첫째, 부동산 경매는 다른 사람을 피눈물나게 하면서 쫓아내는 것이라는 편견.
드라마에서 부도난 사람의 집에 일명 빨간 딱지를 붙이는 장면이나 조폭들이 물건 등을 부수는 장면을 떠올리다 보니 이런 편견을 갖는 것 같다. 그렇지만 이는 2000년 이전 경매 입찰 시스템이 현재와 다를 때의 말이다. 현재는 약자를 보호하는 법이 매우 강해졌고 채무자의 채무를 경매라는 법적절차로 정산을 하지 않으면 채권자와 채무자 모두가 고통을 받게 되는데 입찰자의 참여가 오히려 이러한 고통에서 벗어나는 등 순기능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경매재테크는 부동산이 그 대상이기 때문에 목돈이 든다는 편견.
부동산의 최대 장점은 지렛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금처럼 이율은 낮고 전월세가 높은 시기에서는 더더욱 유리하다. 부동산을 소유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재테크의 대상으로 접근한다면 얼마든지 실투자금 기준 천만원 이하의 자금으로 경매재테크를 할 수 있고 주식 등 다른 재테크에 비해 수익률은 높고 리스크는 적다. 요즘 경매재테크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경매재테크는 명도가 힘들 것이라는 편견.
명도가 막연히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명도를 잘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려 주고 더 이상 명도가 경매재테크를 하는데 장애물이 아님을 이번 연재 칼럼을 통해 설명하고자 한다.
사전적 의미로 명도란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는자가 그 점유를 타인의 지배하에 옮기는 것을 의미한다. 부동산 경매 과정에서 낙찰자가 낙찰 받은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하는 시기는 잔금을 납부할 때다. 즉 잔금을 납부하면 낙찰된 부동산에 누가 점유해서 사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소유권은 낙찰자의 것이 된다. 그렇지만 현재 낙찰된 부동산에서 거주하고 있는 자로부터 점유를 넘겨받지 못한다면 들어가서 살지도 전세나 월세를 놓지도 못한다. 따라서 법적인 소유권을 취득한 것 이외에 명도를 통해 낙찰된 부동산을 넘겨받아야 비로소 법적으로 그리고 실질적으로 완벽한 소유자가 된다.
명도의 과정은 크게 협상과 법적절차(강제집행 등)로 나뉜다. 지금까지 수천 건의 명도를 하면서 90% 이상은 모두 협상으로 마무리 되었다. 변호사나 컨설팅업체에 의뢰해서 하는 경우에는 조금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본인이 직접 하는 경우에는 강제집행보다 협상으로 마무리 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 즉 ‘명도는 협상이다’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협상의 사전적 의미는 입장이 서로 다른 양자 또는 다자가 무엇을 타결하기 위해 협의함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입장이 서로 다른’ 양자이다. 부동산 점유자는 최대한 점유기간을 늘리고 점유를 이전할 때도 그 동안 경매가 진행되면서 고통 받은 것에 대한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낙찰자로 하여금 보상받고자 하는 반면, 낙찰자는 빠른 시일 내에 점유를 이전 받음으로서 낙찰 받은 집에 들어가 살거나 세를 놓기 희망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점유자 역시 불안한 점유관계를 계속해서 지속하기 보다는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하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주거생활이 편안하지 않은데 사회생활이 편안할리 만무하다. 다만 나갈 때 나가더라도 일정 부분 보상(일명 이사비 등)을 받고 나가고자 하는 심리가 작용하는데 이 부분이 협상의 가장 큰 쟁점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럼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각자의 입장부터 확인해 보자.
먼저 점유자가 소유자일 경우에는 돈을 빌리고 이를 갚지 못해 채권자에 의해서 경매가 진행되었고, 경매로 재산이 정리된 후에 일부라도 받을 돈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단 한 푼도 건지지 못한 경우도 많다. 따라서 본인은 속된 말로 망한 사람이고 낙찰자는 경제적인 여력이 있기 때문에 낙찰 받은 만큼 본인에게 보상을 해 줘야 한다는 심리가 있는 것이다. 또한 자신의 부동산을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낙찰 받아서 이익을 얻었다면 일정 부분 배려(?)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점유자가 임차인인 경우에는 임대차 기간 내에 평온한 주거생활을 기대했으나 본인이 점유하는 건물이 경매로 진행되면서 주거의 평온은 깨졌고 심지어 계약 기간까지 살지도 못하고 타의에 의해 이사를 가는 만큼 낙찰자가 보상을 해 줘야 한다는 심리가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임대차계약 기간 이전에 소유자의 사정으로 계약을 해지할 경우 손해배상조로 임차인에게 중개수수료와 이사비를 지급하는데 소유자가 경매로 집을 날린 상황에서 새로운 소유자가 이를 대신해줘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낙찰자의 입장은 이 둘과는 전혀 다르다. 본인이 직접 손품과 발품을 팔면서 임장을 다녔고 적법한 절차에 의해 소유자의 채무를 청산 하는 경매 절차에 참여했다.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아울렛처럼 알뜰하게 구매하기 위해 여기 저기 물건을 찾고 여러 번의 패찰 속에서 비로소 낙찰을 받은 것이다. 전 소유자가 낙찰자에게 직접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매도를 했다면 모를까 마치 본인이 낙찰가로 집의 소유권을 이전해 주는 것 같이 행동하면서 이익을 얻었으니 돌려달라고 하는 것은 억측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또한 임차인의 경우에도 본인이 임대차계약 전에 미리 꼼꼼하게 권리관계를 확인 했다면 경매로 집이 넘어가는 일도 그리고 넘어가더라도 임차보증금을 지키지 못한 일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낙찰자에 의해 임대차계약이 파기된 것이 아니라 전 소유자와 본인의 과실에 의해 발생한 문제를 낙찰자에게 전가시키려는 행동 자체가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원인을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 특히 명도는 서로의 입장차를 인식하고 이를 좁히기 위해서 어떻게 협상을 진행하느냐가 관건이다. 이제 각자의 입장을 확인했으니 이를 해결하는 방법, 즉 명도를 잘하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 살펴보자.
오은석, 북극성 부동산재테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