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부 들어 부동산 활성화대책은 온갖 것 다 나오고 있다. 그동안 알지도 못했던 기발한 번지수가 늘 새롭게 등장한다.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 기존 규제책보다 더 센 놈들이 수시로 나오고 있으니 부동산시장은 물 만난 고기처럼 펄떡인다.
결코 부동산시장을 살려 경제성장의 탑을 쌓겠다는 경제계획이리라. 민간택지에 짓는 소형 아파트의 의무건설제도를 13년 만에 풀고, 조합주택규제도 완화하되, 콘도. 호텔. 팬선. 별장. 리조트에 국한된 외국인 투자이민제도를 미분양에까지 확대하겠다는 내용 등이다.
중국인 등 외국인 자금유치에 적극 나서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나, 가장 중요한 것 한 가지를 빼먹었으니 장가가면서 혼서지(婚書紙) 놔두고 간 신랑이나 다름없는 형국이다. 옛날에는 장가갈 때, “어느 집 총각이 어느 집 규수에게 청혼한다.”는 내용의 혼서지라는 게 있었다.
함(函)에 넣어 갔었는데 화선지에 붓글씨로 기재 했었다. 예단과 같이 전달했던 중요한 예식 문서로 그걸 빼먹었다가는 ‘상놈’ 소리를 듣게 마련이고, 혼사가 깨질 수도 있었다. 이번에 나온 부동산활성화대책에도 다른 예단은 들어 있으나, 가장 중요한 혼서지가 빠졌다.
현재 부동산시장의 가장 큰 애로점은 기존주택시장이 일어나지 않고 있음이다. 기존주택시장이 잠을 자면 나중엔 신규분양시장이나 빌딩. 상가 시장에도 문제가 일어나게 돼있다. 피가 돌지 않으면 시장이 활성화 될 수 없을 테니까. 기존주택을 사는 사람에게 내. 외국인을 막론하고, 선물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외국인이 기존주택을 사게 되면 향후 5년간 양도세를 면제한다.”라고 했으면 기가 막힌 대책이었을 것이다. 기존주택시장이 벌떡 일어났을 게 아닌가? 신랑이나 기존주택시장이나 일어나지 않은 놈은 말짱 헛일이다. 신랑이 벌떡 일어나면 장모가 춤을 추고, 기존주택시장이 벌떡 일어나면 은퇴세대가 춤을 추게 돼있거든,
이번에도 번지수는 늘어났지만, 기존주택시장에 문패는 별로 바꿔달지 않을 것 같다. 되는 놈은 또 미분양이거나 신규분양시장이리라. 언제부터인지 부동산시장은 되는 놈만 잘 되고, 안 되는 놈은 끝까지 안 되더라.
그래도 요즘은 옛날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살고 있는 집 팔까요?”라는 질문이 늘 들어오고 있다. 이런 질문을 받게 되면 대답은 쉬울 것 같지만, 구체적인 남의 사정을 모르기에 얼른 대답하기가 어렵다. 시기가 가늠하기 어려운 시기인지라,
선택은 본인이 알아서 해야 할 것임에도 나중에 잘 되면 제복으로 돌리고, 못되면 전문가 탓하면서 그 자식이 팔라고 해서 팔았다가 손해 봤다고 할 게 아닌가. 필자의 나이가 몇인데? 이렇게 쭈글쭈글한 자식도 있냐?
그래서 “내 나이가 어때서”라고 노래는 부르지만, 베이비부머 세대나 그 윗세대는 부동산시장이 어정쩡해서 손해보고 팔기는 싫고, 그렇다고 이사할 수도 없고, 없는 돈에 이자만 낼 수도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리라. 자식 놈들까지 어렵게 살고 있다면 자식은 점점 보기 싫고, 손자. 손녀만 예뻐 죽겠을 것이다.
부동산은 자신의 힘에 맞게 잘 팔고 잘 사야 한다. 혼사는 내려 보고 하는 게 맞고, 부동산은 예로부터 올려 보고 하라고 했다. 욕심을 좀 부리라고 했더니 1금융권 대출 60%받고, 2금융권 대출 20% 받아 사는 사람 봤다. 집 사는 날부터 마누라 곁에 가지 못하리라. 남자는 원래 걱정이 있게 되면 마누라가 무섭거든,
너무 욕심 부려 부동산을 사게 되면 호미난방(虎尾難放)이다. 호랑이 꼬리를 놓기 어렵듯 위험한 일에 손댔다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는 뜻이다. 대출 너무 많이 받게 되면 나는 들어갈 형편이 안 되기 때문에 월세를 놔야 한다. 그러나 결국은 대출 갚지 못하고 경매로 날리더라.
요즘은 부동산을 팔려고 하면 팔린다. 다만, 값이 문제리라. 너무 급히 서두르지 마시라. 자신이 실력이 없으면 꼭 전문가의 조력을 구하고, 세상에서 가장 좋은 벗은 자기이며, 가장 나쁜 벗도 자기임을 잊지 말자. 그리고 다시 말씀들이 건데, 부동산에서 과한 욕심을 금물이다.
부동산은 한 번 잃으면 비록 아무리 깡통이라도 다시 찾기 어렵다. 욕심 많은 사기꾼과 천사가 주고받은 내용이다.
사기꾼 - 인간에게 100년이 하나님에겐 1초라면서요?
천사 - 그렇지
사기꾼 - 그럼, 인간에게 100억 원은 하나님에게 1원이겠네요?
천사 - 당연하지
사기꾼 - 그럼 제에게 1원만 적선해 주실래요?
천사 - 오냐, 알았다. 1년만 기다려라.
지금 기존 주택자가 힘에 맞게 팔거나 사서 갈아타기를 하는 시기나, 전세금 빼서 기존주택 중 내 집 마련하는 시기로는 좋은 시기이다. 그러나 금년 봄은 세월호의 피해가 최소화되기를 기도하고 있다. 피해자들의 아픔과 슬픔을 우리 모두 나눠 갖도록 진중한 자세로 위로하고, 또 위로하자. 천지가 뼈아픈 슬픔을 어찌 이겨낼꼬.
21세기 부동산힐링캠프(부동산 카페) 대표. http://cafe.dau.net/2624796
법무법인 세인(종합법률사무소) 사무국장. http://cafe.daum.net/lawsein
수원대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 010-5262-496. 031-213-47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