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안한 아들 중매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대뜸 “결혼하게 되면 아파트 사 줍니까?”하고 묻더라. 그 말끝에 필자는 “부모가 자식 아파트 사주는 기계요? 부모가 죄인이 아닐진대 나는 그런 결혼 안 시킵니다.”라고 잘라 버린다. 아들을 여럿 두고 보니 그런 소리를 대여섯 번 들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처럼 하나, 둘만 낳았으면 될 텐데, 월급쟁이 주제에 수년 동안 월세 방 살면서 뭐가 좋다고 2년마다 하나씩 낳아 아들 셋, 딸 하나를 두었는지 생각할수록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가난한 사람에게는 이상하게 애가 잘 생기거든, 하기야 자녀 넷이 다 성장하여 턱 버티고 있으니 후회도 없고, 여기까지 걸어온 길이 오직 감사할 뿐이다.
문제는 맛선 보자는 얘기가 나오면 아파트 얘기가 먼저 튀어나온다는 것이다. 대학, 대학원 나왔고, 박봉이라도 직장 가지고 있으면 다리 밑에서 잠자라 하지는 않을 텐데, 주제 파악도 못하고 아파트 말부터 끄집어내면 왠지 오장육부가 뒤틀리더라. 여러분들께서도 그러한 경험이 있으리라.
단언컨대, 필자는 자녀 결혼 때 해준 것도 없지만, 오직 사람 외에 받은 게 없다. 전기밥솥. 냉장고 어쩌고 하는 말이 나오면 여태까지 잘 커서 오는 것만도 고마운데 왜 전기밥솥을 가져오느냐. 우리 집에서는 받지 않을 테니 가져 오려거든 머리에 이고 살아라. “뭐 가져오면 아버지한테 혼난다.” 라고, 집안에 소문이 나서 시집올 신부도 아예 몸만 온다.
어찌됐건 아파트 값 내렸을 때 결혼했으면 아들은 적금타고 필자는 빚을 내어 주먹 만 한, 헌 아파트 한 채 사주려고 했으나 이제는 틀려 버렸다. 정혼한 곳도 없고, 아파트 값도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값이 오르면 집이 있는 필자는 좋지만, 아들은 나중에 부담이 커질 것이기에 이래도 걱정, 저래도 걱정이다.
부동산시장이 제자리를 잡으려면 국회에 계속 중인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 폐지와 조합원이 소유한 주택 수만큼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폐지안”, “분양가상한제 탄력운영 등에 관한 주택법”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데, 야당은 전, 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주장하고 있어 이런 법의 통과를 기다리는 일은 오지 못할 여인을 기다리는 일이나 다름이 없다.
그러나 이번대책은 다르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호나비율DTI)은 국회통과 없이 행정부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고, 국토부와 경제부처에서 긍정적으로 후속대책을 마련하고 있기 때문에 주택시장에 문의가 늘어나고 문 닫았던 중개업소가 다시 문을 열고 있는 것이다.
대출금이 부족해서 집을 사지 못하는 실수요자들은 이제 집을 살 기회가 왔다. 대출은 늘어나리라. 그러나 주택담보 대출이 생계소비로 이어지거나 기업자금으로 흘러 들어가면 주택시장은 고양이 앞에 제상 차려놓은 격이 된다. 다주택자도 집을 살 기회로는 좋은 시기다.
팥빙수를 먹는 사람은 다른 과자를 먹을 수 없고, 정치를 해 본 사람은 다른 직장을 갖지 못한다. 따라서 부동산투자로 재미를 본 사람은 다른 투자는 하기 어렵다. 부동산시장이 제자리로 돌아가면 투자자는 역시 경험자가 나오게 된다. 필자는 이 글을 쓰면서 두 가지 부탁을 드린다.
첫째, 베풀며 살자.
미국 록펠러 자서전을 보면 내용에 불치병으로 시한부 1년이라는 서글픈 진료를 받고, 만사를 포기한 채 남은 1년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생각하던 중에 병원 복도에 걸린 한 폭의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그 글씨는 “주는 자가 받는 자보다 복있다”라는 글씨였다.
록펠러는 그 자리에서 크게 뉘우치고 불우소년 병원비를 지급하는 등 좋은 일로 일생을 보내게 됐고, 불치병도 거짓말처럼 완치되었다. 그는 전반기 55년을 쫓기는 인생을 살았다면 후반기 45년은 행복한 삶을 살았다고 자랑했다. 여러분들께서도 여유가 되는대로 베풀면 살아가는 습성을 기르자.
둘째, 부동산이 활성화 된다고 욕심을 부리지 말자.
어느 고을에서 천석지기 부자가 죽음을 앞에 두고 20명의 종을 불렀다. 지금부터 시간은 한 시간이고, 1초만 넘어도 안 된다. 내 땅 중 너희들이 가지고 싶은 땅에 너희들의 이름이 쓰인 말뚝을 박아놓고 오나라. 그럼 그 땅을 너희들에게 주마.
종들은 사생결단하고 논과 밭으로 뛰어 갔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종들은 단 한사람도 시간 안에 도착한 사람이 없었다. 왜 그랬을까? 밭 넘어 더 좋은 논이 있고, 그 논 넘어 더 좋은 명산이 있어 그걸 다 찾고자 말뚝을 박다가 시간을 초과한 것이다. 결국 욕심이 인간의 이상을 허공에 날려 보낸 것이다.
부동산투자는 반드시 욕심이 있어야 한다. 그런 필자의 경험이다. 그러나 감당하기 어려운 욕심은 본전을 잃게 한다. 재물은 미끄러운 수박씨처럼 금방 빠져 나간다. 상가주택, 원룸주택 경솔하게 덤벼들지 말고, 토지투자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하되, 접근성과 편의성을 꼭 감안하도록 하자.
오르는 전세를 따라갈 수 없기 때문에 반 전세가 “형님 제가 앞서겠소”하면서 곧 뒤따라오고 있다. 다주택자 소득과세 완화되면 이제는 투자도 다시 생각해야 하지 않겠는가. 정치인은 다른 직업을 갖지 못하고 부동산투자자는 다른 투자를 할 수 없음을 유념하시라. 아직까지 부동산으로 손해 봤다면 지금부터 한 우물을 다시 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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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부동산힐링 캠프(부동산카페)대표. http://cafe.daum.net/2624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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