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분양시장은 가는 곳마다 현수막이 나부끼고, 광고문이 홍수를 이룬다. 옛날에는 분양대행사 직원들이 사들이거나, 수집한 개인 휴대폰 번호로 일일이 전화를 걸어 분양광고를 했으나, 개인정보보호법이 시행된 이후 전화광고나 휴대폰문자 광고는 할 수 없게 됐다.
모델하우스를 방문하면 대개 선물을 준다. 아무에게나 주는 게 아니라 방문록에 자신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기재해야 준다. 구경 다녀온 여러분들은 모두 기재했으리라. 또 전화 문의를 해도 자신의 번호가 분양하는 곳에 남게 된다. 그런 번호들이 돌고 돌아 5년 후까지도 고객명단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지금은 전화로 분양사실을 알리고, 문자를 보내면 바로 고발이 되고, 한 번 걸릴 때마다 500만 원에서 1,000만 원의 벌금을 물게 된다. 죽도록 아파트 팔아 수당 받아봤자, 벌금 낼 돈도 벌지 못하기 때문에 현수막이나 광고지를 이용한다. 현수막은 구청에서 늘 걷어간다. 그래서 주로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내 건다.
미분양시장은, 할인하는 곳은 제법 손님이 있고, 별로 깎아주지 않은 곳은 전세분양이다. 전세는 꾸준히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옛날 미분양은 줄어들고 있어도 새로 분양하는 곳은 늘어나고 있다. 아파트 신규분양은 고무줄이다. 한쪽에서 줄어들면 한쪽에서는 늘어난다.
문제는 기존주택시장이다. 아파트를 비롯한 연립, 빌라, 다세대, 다가구, 원룸촌은 이제 슬슬 발길이 움직인다. 그런 주택 골목에 있는 중개업소는 배에서 쫄쫄 소리가 난다. 사업을 접을 수도 없고, 계속할 수도 없고 간신히 참아왔으리라. 전월세에 명맥을 유지하면서 잘 버텨보자.
시장은 탄력을 받았다고 떠들지만,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그대 올 때를 기다려 봐도 웬일인지 손님은 보이지 않는다. 1년이 지나고, 2년이 가도 기존주택시장에 손님은 아직 없다. 불덩이 같은 내 가슴이 시커멓게 타 들어간다. 한 달만 지나면 나는 가요. 펄시스터즈의 커피 한잔이라는 노래가 내 처지와 똑 같다.
부동산도 되는 곳은 잘 된다. 토지와 상가는 펄펄 날고 있다. 그런 곳에 있는 중개업소는 닐니리 맘보다. 1억이나 2억의 소액을 가진 여유 투자자들이 돈을 묻기 위해 매일 찾아온다. 어제 나왔던 땅이 오늘 가면 없어졌고, 어제 있던 분양상가가 오늘 가면 또 없어졌다. 요즘은 필자도 그런 땅이나 상가 찾아주느라 술래잡기를 하고 있다.
공인중개사님들이시여, 지금은 2주택이상 다주택자가 200만 명이고, 집 사기를 포기한 30-40대가 마음을 돌이키지 않는 한, 기존주택거래가 웅성거리기는 아직 멀었다. 전월세를 놓치지 말고, 단독이나 원룸주택 쪽을 살피면서 부근의 토지와 상가에도 신경을 쓰시라. 곧 커피 마실 손님은 오고 말 것이다.
한 달에 한 건만 해도 배에서 쪼르륵 소리는 나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것인지 지혜를 짜 내시라. 그런 지혜가 우연과 딱 맞아 떨어질 때는 대박을 터트릴 수도 있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우연이 필연으로 바뀐 것이다.
요즘 떠도는 유행어다. 두 수녀가 깊은 밤, 어두운 골목길을 가는데 험상궂은 남자가 뒤 따르기 시작했다. 등골이 오싹해지자 낌새를 눈치 챈 선배수녀는 “엘리사, 너는 이쪽 골목으로 가거라. 나는 이쪽 골목으로 가겠다. 그리고 먼저 수녀원에 도착한 사람이 소리를 질러 알리자.” 선배수녀가 지혜를 발휘한 것이다.
두 수녀는 오른쪽 골목길과 왼쪽 골목길로 갈라져서 뛰기 시작했다. 선배 수녀가 먼저 수녀원에 도착했다. “엘리사가 어떻게 됐을까. 아무래도 사고가 났겠지” 혼자 걱정을 하고 있는데 잠시 후 젊은 수녀가 여유 있게 걸어오고 있었다.
“오, 엘리사 무사했구나. 어떻게 빠져 나왔니?”
“그냥 잡혀 줬지요. 뭐”
“오, 하느님, 그래 어찌 된 거야?”
“제가 먼저 스커트를 올렸지요”
“뭐뭐 뭐라고? 오 마이 갓~”
“그랬더니 남자가 좋다고 바지를 내리더군요”
“오, 주여 망할 것, 볼장 다 본겨?”
“수녀님도 참, 치마 올린 년하고 바지내린 놈하고 누가 더 잘 뛰겠어요?”
선배 수녀는 무릎을 탁 치며 젊은 수녀의 지혜를 칭찬했다. 부동산투자나 중개도 지혜가 충만한 사람이라야 매물선택도 잘하고, 기회도 잘 잡는다. 지혜는 혼자 연구하고 노력한다고 나오는 게 아니다. 지혜는 빌려 쓰는 것이다. 모르겠거든 빌려 써라. 늙어 죽는 날까지.......
지혜를 얻었으면, 부동산은 현장으로 달려가서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 사실상의 권리관계, 법률상의 권리관계, 가치판단을 한 후 투자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매도인이 돈이 급하다고 할 때에는 계약금이나 중도금을 빨리 주거나 많이 주면 가격을 깎을 수 있다. 부동산시장은 어려울 때 살아남는 사람이 성공하더라. 지금에 이르러 포기하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다.
21세기부동산힐링캠프(부동산카페)대표. http://cafe.daum.net/2624796
법무법인 세인(종합법률사무소)사무국장. http://cafe.daum.net/lawsein
수원대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 010-5262-4796. 031-213-47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