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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가를 떨어뜨려야 하는데 오히려 올리려고 하고 있으니...
전세금 상승이 끝도 없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각종 부동산 경기 부양책과 더불어 전세금 상승을 막기 위한 갖가지 방책을 내놓았지만 백약이 무효일 정도로 전세금 상승을 전혀 막지 못하고 있다. 전세 사는 사람들이 집을 사길 유도하기 위해 대출 자금을 저리로 융자하고 양도세와 취득세 감면도 해주었지만 별 소용이 없다. 집값을 올리면 집을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 전세금이 안정될 거라 생각해 집값을 올릴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지만 이도 먹혀들지를 않고 있다.
연립주택이나 빌라의 매매가 대비 전세금이 90%에 달하고(실례로 서초동 연립주택의 매매가는 4.5억이나 전세금은 무려 4억이고, 신당동의 투 룸은 매매가 2.3억에 전세금은 2억이다),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세금도 평균 70%를 넘어섰다. 이 와중에 돈이 없어 전세를 사는 애꿎은 서민들의 주름살만 깊어지고 있다. 전세 대출을 받자니 오르는 이자 부담이 생활을 어렵게 만들고 있고, 대출을 받을 여력이 없는 사람들은 ‘전세 난민’이 되어 서울을 떠나는 설움을 겪고 있다.
해마다 치솟는 전세금을 막을 방법은 정녕 없단 말인가. 서민의 주거안정을 항상 최우선으로 외치던 정부는 왜 전세금 상승을 막지 못하는 것일까. 국내외 유수의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부동산에 정통하다는 학자와 관료들이 왜 유독 전세금에는 쩔쩔매는 것일까.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일이다.

정부가 전세금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빼어든 카드는 전세금을 낮추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전세 사는 사람들이 집을 사도록 유도하는 것이 고작이다. 전세금을 안정시키려면 전세 물량을 늘려 수요와 공급의 조화를 이루어줘야 하건만 정부는 자꾸 빚을 내서 집을 사라고 부추긴다. 그래도 사지 않자 앞으로 집값이 오르도록 규제를 완화한다. 지금 집을 사면 앞으로 집값이 오르니 빚을 내서 집을 사면 전세난민에서도 탈출하고 돈도 번다고 유혹하는 것이다.
그러나 전세 사는 사람들이 집을 사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빚을 내서 집을 사고 싶지 않다는 데 있다. 30대와 40대는 이미 너무 오른 주택을 살 여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간신히 있다 한들 빚을 내면서까지 집을 사려고 하지 않는다. 이들은 주택이란 거주를 위한 것이지 투자 대상이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힘들게 번 돈을 엉덩이에 깔고 앉아 뭉개는 것이 아니라 그 돈으로 여유 있는 삶을 살거나 다른 재테크를 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또한 이들은 앞으로 주택시장이 과거처럼 호황을 누리기 힘들다는 생각을 대부분 갖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경기를 부양시키면 일시적인 호황은 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부동산 시장은 하향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때문에 주택에 자신의 전 재산에 해당하는 목돈을 묻으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전세 물량을 늘리려면 정부와 지자체가 임대주택을 지속적으로 지어 공급해야 한다. 하지만 이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사업이다. 정부도 앞으로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겠다고 공언한 만큼 전세 물량은 서서히 늘어날 것은 당연하지만 그때까지는 전세 물량이 모자랄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해결은 집 주인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자연스런 흐름을 억제하지 말고 시장에 맡기는 것이다. 주택에 투자해서 시세 차익을 올리는 것이 어려워지면 전세 끼고 주택을 사는 투자자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전세를 놓은 집주인들이 반전세 또는 월세로 전환하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집값이 오르지 않으면 전세를 놓는 것이 손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반전세 또는 월세 시장이 강화되면 서민들의 주거안정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전세자금 대출을 강화해주는 한편 전세금에 대출금을 합쳐 집을 사라고 권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시장을 왜곡시켜 서민의 주거안정을 더 나쁘게 하는 정책이다.
전세 살던 사람들이 반전세 또는 월세를 살게 되면 ‘생돈’이 나가는 것처럼 보여 처음에는 손해인 것으로 보이지만 전세금 목돈을 재테크에 잘만 활용하면 주거비용을 절약할 수도 있다. 또한 굳이 전세를 살거나 집을 사기 위해 대출을 받지 않아도 되므로 현금흐름이 더 원활하게 된다.
주택 보유자들도 월세를 놓게 되면 임대수입을 올릴 수 있어 생활에도 도움이 되고 그 돈이 다시 소비로 전환돼 경제의 선순환에 도움이 된다. 게다가 은퇴해서 취업전선에서 물러난 노년층들에게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게 된다.

집주인은 반전세나 월세로 전환하려고 하는데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전세 물건만 찾으니 전세 물량이 턱없이 모자라는 것이다. ‘생돈’ 나가는 월세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저리의 전세자금 대출을 해주는 한 월세를 살려고 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정부는 자꾸 집값을 올리려고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데 이는 시장을 역행하는 정책으로 장기적으로는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저성장에 접어들은 데다 1-2인 가구가 늘어나는 경제구조에서 집값이 오를 거라고 예측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선진국의 예를 보더라도 주택시장은 하향안정세로 가는 것이 순리이고 당연한 귀결이다.
집을 살 여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세를 사는 사람들은 집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기다리는 사람들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집값이 지금보다 더 떨어지면 ‘내 집 마련’에 나설 것이 분명하다. 대출을 받지 않고도 집을 살 수 있는 날을 기다리고 있는데, 정부가 집값을 올리는 정책을 남발하면서 빚을 내서 집을 사라고 하니 아귀가 맞지 않는 것이다.
전세난민에 진저리가 나고 내 집 마련을 하고 싶은 개미들은 ‘이 참에 집을 사볼까’ 생각하거나 ‘지금이 바닥’이라는 사자들의 달콤한 유혹을 뿌리쳐야 한다. 빚을 내서 집을 사거나 전 재산을 집에 묻으면 돌아오는 것은 불안한 미래뿐이다. 그보다는 반전세나 월세로 살면서 여유 돈을 현금흐름에 투자하거나 아니면 집값이 더 떨어지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 현명하다. 부동산 특히 주택시장은 정부의 인위적인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과거와 같은 호황을 누릴 수 없다. 이는 저성장 시대에 접어든 국가의 필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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