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를 지어보면 같은 논에서도 작물이 잘 자라는 곳이 있고, 그렇지 않은 곳이 있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특히 2014년 부동산 시장은 되는 곳은 잘 되고, 안 되는 곳은 그대로 있거나 오히려 내려가는 곳도 있다. 작은 나라 안에서도 온도차가 너무 커서 기준점을 잡기 어렵다.
전세시장도 그렇다. 모두들 전세가 올랐다고 해도 매매대금이 오르지 않은 곳은 그대로 있거나 더 내려있다. 기존주택시장은 서울 몇 곳 빼놓고는 주위에 신규분양이 많아 가격만 조금씩 올려놓고, 또 소식이 없다. 정부대책이 약발을 다 했다고 하나 꼭 그렇다고는 할 수 없다.
10월30일 또 전월세대책이 나왔다. 거래 없으면 활성화 대책, 값 오르면 투기대책, 나중에 전월세 내리면 그땐 무슨 대책을 써야할까. 시장을 너무 인위적으로 조작하면 부작용도 있을 텐데 과연 잘하는 일인지 알 수 없다. 우매한 백성은 내일을 가늠하기 힘들다.
앞으로 부동산시장이 어떻게 될까? 또 내가 가지고 있는 부동산은 어찌될까? 염려가 크시겠지. 그런데 지난 세월 겪어보니 부동산도 인생살이처럼 좋았다가 나빠지기도 하고, 죽었다가 살아나기도 하더라. 꾹 참고 느긋하게 기다리면 또 때는 올 것이다. 열심히 노력하면서 묵묵히 기다리는 게 답이다.
사람은 3척을 조심해야 한다. 있는 척, 아는 척, 잘난 척이다. 필자도 이걸 조심하려고 애를 쓰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툭 튀어 나오는 바람에 미치겠다. 요즘처럼 안개인지 구름인지 구별하기 어려울 때가 기회이기도 하지만, 척하다가는 실수할 수도 있다. 척하면 안 될 곳이 있으니 그리 아시라.
부동산 이거 정말 묘하더라. 애초 좋았던 부동산도 임자가 못된 사람이면 못된 부동산이 되고, 영양가 없는 부동산도 주인이 훌륭하면 좋은 부동산이 되더라. 사람의 인품과 부동산의 품격이 정비례한다는 것이다. 여러분의 인격이 훌륭하고, 마음씨가 자애롭다면 부동산도 좋아지고, 그와 반대라면 좋았던 부동산도 나빠질 것이다.
옛날이야기 한 토막 하고 넘어가자. 양반 가문의 서자로 태어난 반석평이라는 사람은 노비신분으로 이참판댁의 종으로 살게 되었다. 그런데 반석평은 주인집 아들이 공부하는 동안 몰래 밖에서 도둑공부를 하는 등 공부에 대한 열의가 남달랐고, 마음씨 또한 착했으며 부지런했다.
이에 반석평의 재능이 대단하다는 것을 눈치 챈 이참판은 그의 노비문서를 불태우고, 반석평을 어느 돈 없는 양반집의 양자로 들어갈 수 있도록 주선해 주었다. 이로써 반석평은 양반신분을 얻게 되고, 1507년 과거에 급제하여 후에 형조판서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형조판서시절 어느 날 반석평은 길을 가다가 자신의 노비신분을 없애준 이참판의 아들을 만나게 되었다. 이참판댁은 어느새 몰락했고, 그의 아들인 이오성은 간난하게 살고 있었다. 인생살이는 내일 일을 알 수 없는 것이기에 사람팔자 시간문제라고 하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흥하고 망하는 일을 되풀이 하게 돼있다.
그 후 반석평은 양심을 숨길 수 없어 중종에게 자신의 과거가 천민신분임을 이실직고하고, 이오성에게 벼슬을 내려줄 것을 간청하였다. 이를 기특하게 여긴 조정에서는 반석평의 원래 신분이 밝혀졌음에도 파직하지 아니하고, 그의 직위를 그대로 유지함과 동시, 이오성에게 벼슬을 내리게 하였다.
노비신분에서 재상의 자리에까지 오른 반석평은 후에 종1품 좌찬성까지 오르게 되었다. 그의 후손이 누구인지 아시는가? 바로 우리나라의 자랑인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시다. 이 참판의 고운 마음이 반석평을 거쳐 아들 이오성에게 전해지게 되었고, 반석평은 이를 그대로 실행한 것이다.
부동산도 주인이 마음을 곱게 가지고, 기다리다보면, 좋은 때를 만나게 된다. 급하게 서둘러서 되는 일 있던가. 느긋하게 기다리자. 집을 사놓고 10년 이상 애를 먹는 사람도 있고, 땅을 사놓고 10년 이상 팔지 못해 애를 태우는 사람도 있으며, 상가를 사놓고 공실로 애를 태우는 사람도 있다.
부동산은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다. 부동산은 반드시 “짝”이 있다. 그 짝이 언제 올지 그게 미지수다. 그러나 오긴 온다. 내 마음이 온후해지고, 인정이 넘치고, 가난한 자를 염려 할 때 자신도 모르게 올 것이니 그리 아시라.
2009년 이후 물가는 22.7%올랐다. 여러분들이 가진 부동산은 30%쯤 값이 내렸다. 그동안 죽도록 벌어서 대출이자 갚으셨겠지. 그러나 대출원금은 그대로 남아 있고, 집값은 내린 채 사겠다는 사람이 없으니 집 팔아봤자 빈털터리 아닐까. 세월은 잘도 가서 나이는 늘어간다.
하지만, 젊음은 노력으로 받은 상이 아니고, 늙음은 잘못으로 인한 벌도 아니다. 돈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건강부터 챙기자. 이조 때 심수경(1516-1599년)은 75세 때 정승이 되었고, 아들을 낳았으며 81세 때 또 아들을 낳았다. 여러분 중에 50세 이상 되신 분들은 오늘 모두 기분 좋게 임신하시라.
21세기부동산힐링캠프(부동산카페)대표. http://cafe/daum.net/2624796
수원대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 010-5262-4796. 031-213-4796
법무법인 세인(종합법률사무소)사무국장. http://cafe.daum.net/lawse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