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전셋값 언제쯤 잡힐까?
전세값 상승세가 식을줄을 모르고 있다. 정부의 잇단 부동산대책과 전월세안정대책에도 불구하고 전셋값은 수도권 지방 가릴것없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전셋값이 이지경이다보니 정부일각에서는 심지어 부작용이 극심한 전월세 상한제까지도 검토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을정도다.
정부가 부동산 매매시장 활성화를 통해 전셋값을 잡으려고 시도했지만 생각만큼 효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소위 '미친 전셋값'으로 불리는 전세가격 상승세가 언제쯤이면 잡히게 될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전세값은 수요대비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고 저금리등으로 인해, 가뜩이나 부족한 공급물량자체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어서 전셋값상승세는 피해가기 어려운 형국으로 내달리고 있다.
당장 올 4분기 전셋값 불안이 심상치 않다. 국개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수도권 입주예정물량은 약 2만 1천 5백여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37%가량 줄어든 수치다. 더욱이 지난 2000년부터의 장기적인 평균치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치여서 전셋값 상승세는 앞으로도 한동안 미친것이 아니냐는 소리들이 계속해서 들려올 전망이다.
전세수요가 매매시장으로 분산되면 일부 전세가격급등세가 진정될수 있고 실제로 정부의 부동산 매매시장활성화대책의 영향으로 수도권 주택시장이 호전되고 가격도 상승하면서 회복국면을 벗어나고 있기는 하지만 부동산활성화법안중 굵직한 법안들이 아직도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상황이어서 매매수요의 급속한 이동은 쉽지않아보인다.
여기에 초저금리기조에 따른 여파로 전세를 내놓으면 손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전세에서 반전세, 월세로 내놓은경우가 급증하면서 전세물건은 거의 씨가 마르다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전셋값 안정을 바란다는것자체가 넌센스라고 할수 있다.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내년 전셋값은 전국적으로 3.5%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집값 역시 1~2% 오를 것으로 예측됐는데,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이 동시에 상당폭 상승한다는것이 골자다. 다만 지방권은 최근 수년간 호황을 누리면서 많은양의 공급이 진행된 곳이라 안정세가 이어질것이다. 따라서 미친전셋값은 수도권에서 내년까지 지속될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경우 아파트 입주물량이 줄고 강남권 재건축을 위시한 멸실 물량이 많아 수도권의 수급 불안정이 예상되고 내년 입주물량 상당수가 화성시에 몰려있는데, 동탄2신도시등 입주물량 폭탄(수도권전체물량의 20%, 2만3천여가구나 차지)이 몰려있는 지역위주로는 전세가격이 국지적으로 다소 진정될 가능성은 있다.
전세가격은 철저한 실수요자 위주의 시장이고 투기세력의 개입여지가 거의없는 실수요 그 자체의 시장이다. 따라서 수급논리에 의해 좌우되는 시장이기도하다. 신혼부부들이나 일반 임차수요자들이 전셋집을 얻을때 한 채만 얻지 두채를 얻는일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저금리, 부동산매매시장의 불확실성등에 따라 전세수요의 집중화현상과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공급하는 추세가 대세로 굳어짐에 따라 공급이 갈수록 부족해질수밖에 없고 수요는 늘어나기 때문에 미친 전셋값은 쉽게 잡힐수가 없는것이다.
그나마 방책이라고 할수있는방안들이 전세수요의 매매수요화촉진을 위한 부동산시장 활성화정책들인데 이마저도 국회문턱을 아직도 못넘고 있는 상황이어서 미친 전세라고 아우성치기전에 정책들에 대한 실행여부부터 따져보고, 전세를 부추기는 전세대출제도를 과감히 손봐야한다.
또한 한국에만 있는 전세제도에서 집값상승이 물가상승률이상으로 올라주지 않는다는 불안감이 시장에 남아있는이상 이들 집주인들이 자선사업가도 아닌데, 자신의 멀쩡한 집을 세금과 유지비용과 금융비용을 부담하면서까지 남에게 전세를 주면서 손해볼일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최소한 손해는 안보려고 전세나 반전세로 돌리는 선의의 집주인들을 탓할일도 아닌것이다.
저금리와 다주택자들을 죄악시하는 현재의 부동산시장에서 반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은 추세적인 흐름이라 막을수가없다.
따라서 전셋값이 오른다고 한탄만 할것은 아니고 전세가 없으면 월세나 반전세로 가면 되고, 이마저도 싫다면 매수해서 맘편하게 내집에서 살면 그만인것이다. 미친전셋값은 실상은 미친것이라고까지 할수있는 성질의 것은 아니며 비정상이 정상으로 가는 과도기적인 상황에서 발생하는 '갑작스런 당황스러움'정도의 시대적 흐름이다. 선진국에서 급여의 3분의 1을 월세로 내고 나머지 남는돈으로 생활하는상황까지는 가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모를정도로 현재의 부동산 매매, 전세시장은 정상은 아닌것만이 분명하다.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부동산시장정상화법안부터 신속하게 처리하고나서 그때 상황을 보고 매매시장이든 전세시장이든 추가적인 대책을 내놔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시장만 자꾸 혼란스러워지는것이다.
김부성,[부동산富테크연구소] 대표(부동산학박사) www.boote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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