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발표에 의하면 지난달 주택거래량이 10만9000건으로서 8년 만에 최대치라 한다. 기존주택시장은 냉랭한 것 같으나 거래량이 늘어난 것만은 사실이다. 이런 거래추세가 이어지려면 국회에 계류 중인 주택 3법이 빨리 통과돼야 하리라. 그러나 몇 해를 넘긴 법안도 있기 때문에 장담하기 어렵다.
주택 3법이란 분양가상한제를 시장상황에 따라 탄력적용하자는 주택법 개정안,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를 없애자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폐지법, 서울 등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의 재건축조합원에게도 기존보유주택 수만큼 분양주택을 주자는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개정안을 말한다.
이 법안들이 모두 국회를 통과하면 주택거래량이 늘어나게 될까? 또 언제까지 늘어나게 될까? 국민들이 주택시장을 바라보는 눈에는 걱정이 가득하다.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 소비심리가 늘어나서 제반 경기가 상승세로 돌아서겠지만, 부동산시장만으로 경기회복을 살리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부동산시장을 살려 경기회복을 이끌겠다는 방식은 옛날 방식이다. 지금은 수출과 수입, 국제경제가 나라경제를 좌우하는 시대다. 이 수준의 경제상황도 금리인하와 대규모 추경예산으로 버티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기에 내년 성장률도 3%대에 머무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설사 부동산시장이 조금 살아난다고 해도 경제가 좋아진다는 보장은 없다. 그나마 살려보자고 정부에서 부동산 살리기에 초점을 맞추자 얼씨구 재미를 보는 건 건설사들이다. 필자는 주택이나 건물 분양광고지를 많이 살피는 셈이다. 요즘 엄청 쏟아지고 있다. 그 광고지 받아 들고 쫓아가는 사람은 누구일까.
요즘 분양하는 아파트는 소형으로 판을 짜고, 구색 맞추기로 큰 것 몇 개를 넣는다. 모두 1,000세대를 넘는 대단지들이다. 서울 세곡동. 성내동. 구의동. 서초동. 진관동. 교남동. 상봉동. 광명 일직. 오포. 화도. 위례. 광교. 화성. 수원. 용인. 김포. 일산. 하남. 동탄. 인천. 대구. 부산 등 헤아리기도 어렵다. 분양하는 곳은 130곳이 넘지만, 속사정인즉 대부분 미분양이다.
단, 부산은 펄펄 끓는다. 실수요자가 가는 곳에 투자자도 가고 있다. 그동안 꼭꼭 숨겨놓은 여윳돈이 근질근질해서 참을 수가 없기 때문에 바람을 쐬러 나온 것이다. 봄 처녀가 밭둑에서 나물을 캐고 있으면 저쪽 논둑에서 총각이 꼴을 벤다. 보기에는 풀을 베는 것 같지만 속마음은 다르다.
최소한 10년 전처럼 분양을 받아놓거나 미분양을 사두면 입주 때 웃돈이 붙는다면 몇 채던지 사놓겠지만, 3년 전부터는 못 들어간다고 “배째라”는 사람들이 나와 함부로 분양했다가는 망하기 딱 알맞다.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장사가 있는데 아파트 분양은 다하고 입주가 절반이면 그 장사가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장사다.
형편이 좋아 2채고 3채고 사놔도 문제가 된다. 우리나라는 종합부동산세라는 게 있다. 이게 주택시장을 옭아매는 전자발찌다. 열 채인들 누가 상관하리오. 그럼에도 2채 이상은 합한 금액이 6억이고, 1채는 9억이 넘으면 종합부동산세 과세대상이다. 요즘 집 2채 합해 6억 안된 집 있을까?
종합부동산세 면하려고 아무리 팔고자 해도 팔리지 않은 사람이 25만3,000명이다. 이 사람들이 진짜로 억울한 사람들이다. 내 돈으로 집 샀는데 취득세 등 낼 세금 다 내고 많이 가지고 있다는 죄목으로 또 돈을 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족쇄를 채워놓고 있는데 어떻게 부동산시장이 살아나겠는가?
다음달 1일부터 15일까지는 종부세 납부 기간이다. 이 기간을 넘기면 3%의 가산세가 붙는다. 그 돈 안내봐라. 그 후 국세청에서 압류한다. 토지도 마찬가지다. 전. 답 가지고 있으면서 농작물 심지 않거나 농지와 거리가 먼 곳에 살면 그것도 세금을 물어야 한다. 부동산에 따른 세금이 18가지다. 사게 되면 그때부터 봉 노릇을 하게 된다.
지금은 주택 보유하면서 꼬박꼬박 세금 내고 있는 사람이 애국자다. 그 사람들을 투기꾼으로 몰면서, “가진 자가 세금내야 한다.”는 말 하지 마시라. 갖고 싶어 갖는 게 아니고, 어쩔 수 없이 갖고 있는 사람이 많다. 수십 억대 건물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주택시장을 살리는 일도 중요하다. 주택 3법을 국회에서 통과시키는 일도 중요하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국민들이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없도록 온갖 세금폭탄을 쏟아내지 않도록 진짜 관계법을 고쳐야 한다. 그런 투자자들을 오히려 장려하는 정책을 펴봐라. “시장 죽으라.” 해도 살아날 것이다.
규제를 푸네, 안 푸네, 임대주택을 주네, 안 주네, 빌라를 장려하네, 안 하네, 돈을 받는 주택이네, 안 받는 주택이네 등 부동산시장은 말도 많고 탈도 많다. 그러다 안 되는 일은 슬슬 발을 빼더라. 나중엔 그렇게 애기 하더군, 그때 술 취해서 길가는 여자 건드렸는지, 안 건드렸는지 기억이 없다고,
부동산 앞에서 묻는다. 진짜 부동산시장을 살리려거든 국회 계류 중인 주택 3법은 물론, 다주택자 종부세 폐지하고, 토지에도 달라붙은 세금도 폐지하자. 중국도 어렵고, 일본도 어렵고, 유럽도 어렵고, 한국도 어렵다. 이러다 세월호 뒤집히듯 한 곳 뒤집히면 큰일 날 것이다.
21세기부동산힐링캠프(부동산카페)대표. http://cafe.daum/net/2624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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