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전세는 오르고, 기존주택시장에 거래는 없는데 생전 듣도 보도 못한 기업형 임대주택이 등장하여 또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있다. 유명건설사로 하여금 임대주택을 짓게 하고, 중산층까지 흡수하는 주택정책을 펴겠다니 그렇다면 이제 주택은 갖고 있을 필요가 없게 되었다.
국민들이 자산 75%를 부동산에 묶어둔 나라가 우리나라다. 예로부터 땅에다 돈을 묻으라고 줄기차게 외쳐온 부동산 공화국이고, 45%가 다주택자들인데 이제 그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쫄딱 망했다. 안 그래도 부동산 시세가 수년 째 내려 노후에 갈 길을 잃은 서민들이 부지기수건만, 동냥은 못 주나마 쪽박인들 깨야 되겠는가.
보증금 3천만 원에서 1억 원 정도 준비하고, 월세 50-60만 원을 내면 85km주택을 8년까지도 살 수 있는 주택을 정부에서 도와주는데 애써 내 집 마련하려고 고생할 필요 없으리라. 또 그리되면 집을 살 사람이 없어 남아돌 텐데 누가 재테크 목적으로 집을 사겠는가.
나라에서는 좋은 땅 기업들에게 넘겨주면 되고, 기업들은 보증금 받고 월세 받으면 되고, 국민들은 몇 천만 원 보증금 준비하면 되고, 월세 잘 내면 만고강산이다. 이제 고민은 집 가진 자의 몫이다. 살고 있는 집을 어찌 때려 부셔야 할지 그게 문제다. 마지막엔 돈 들여 집 부셔야 할 운명이네.
나중에 법안의 속 내용을 뜯어봐야 알겠지만, 당장은 보증금 적당히 걸고, 월세 적당히 내면 집 줄 것이라 하는데 누가 집을 사려 할까? 보금자리 주택 나와서 주택시장 흔들더니 결국은 무용지물 되고, 행복주택 나와서 유야무야 되더니 이젠 기업형 공공임대주택이라는 명찰이 또 새롭게 등장한다.
안 그래도 주택시장은 침체가 거듭되어 골목 중개업소가 한 해 1만 6천개쯤 문을 닫는데 옛날 보금자리 주택이나 행복주택보다 더 쎈놈이 무대에 올라오니 집 가진 자도 놀라고, 집 없는 자도 놀라기는 마찬가지다. 거두절미하고 집 가진 자는 사는 날 까지 살다가 뜯어낼 궁리나 하자.
신년 들어 중개보수까지 내려 한숨이 깊은 중개업소들의 앞날은 어찌해야 할까? 중개 한 건 하려고 계약금을 꾸어주는 업소도 있단다. 주택시장은 산 넘어 산이다. 원래 여우를 피하면 호랑이를 만나는 법, 신년 들어 주택시장 살아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었는데 기업형 임대주택이라니?
사람이 사는 곳에는 다 뚫고 나갈 길이 있게 마련이라지만, 지금으로선 기업형 임대주택 운운 하는 건 답이 아니다. 군복 입고 산에 오르면 힘들지만 배낭 매고 산에 오르면 즐겁지 않던가. 지금 유주택자들은 군복입고 산에 오르는 심정이다. 세상 돌아가는 모양새가 그렇다.
무대 위에서 춤을 추는 사람은 힘이 들지만, 무대 아래에서 춤을 추는 사람은 즐겁다. 지금 유주택자들은 무대 위에서 춤을 추고 있다. 구체적인 법안이 작성되어 국회를 통과해야 하고, 입법과정에 청문이 있을 것인즉, 느긋하게 기다려 보기는 하겠지만, 피 같은 돈으로 대출이자 내가며 집 지키고 있는 다주택자들 가슴에 못을 박지 말자.
21세기부동산힐링캠프(부동산카페)대표. http://cafe.daum.net/2624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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