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부동산을 사면 값이 내리고, 내가 부동산을 팔면 값이 오른다? 부동산을 사고 팔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다 아는 일이다. 어떤 때는 등기를 넘겨주기도 전에 값이 오르거나 내려 매도인이나 매수인 중 어느 당사자가 속상해 하는 모습을 보셨을 것이다. 매매에는 속상한 쪽이 있으면 웃는 쪽도 있게 된다.
계약 후 갑자기 부동산값이 오르니까 받은 계약금에 배액을 물어주고 해약을 하는 사람도 봤다. 가만히 앉아서 몇 천만 원 손해를 봤으니 얼마나 억울할까? 계약 후 경제사정이 더 안 좋네, 값이 내리네. 라는 소문이 여기저기서 들리자 이미 지불한 계약금을 포기하고 해약하는 사람도 있고,
계약을 이행했다가 손해를 보는 사람도 있고, 해약했다가 오히려 후회를 하는 사람도 있기에 그야말로 부동산은 운수소관이고 복불복(福不福)이라는 말을 하지만, 세상일을 어찌 알아서 손해 보지 않은 일만 하겠는가. 부동산뿐이 아니고 우리들 주위 모든 일들이 다 그러하리라.
지난 가을부터 겨울이 무척 추울 것이라고 했었다. 그 바람에 의류판매상에서는 패딩 의류를 비롯한 겨울옷을 창고가 미어터지도록 준비해 두었으나 이번 겨울은 계속 봄 날씨가 이어지고 있어 아웃도어 장사들이 모두 망하게 될 판이다. 세상은 이처럼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지금 골목 가게나 백화점 가게나 장사가 안 된다고 아우성이다. 장사가 안 되자 권리금 없는 가게가 수두룩하다. 이동통신 휴대폰 가게, 편의점, 당구장, 키즈카페 등은 모두 골목으로 숨었고, 한식점, 고시원, 횟집, 퓨전주점 등만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나 별로 신통치 않다.
몇 년째 전월세는 고개를 숙일 줄 모른다. 서울은 재건축에 따른 이주민까지 가세하여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오르막길이다. 서울 전세금으로 수도권에 집을 사면 그래도 5천만 원이 남기 때문에 수도권에 집을 사고 있다. 김포. 파주. 일산. 수원. 용인, 하남 등 교통 편리한 지역은 매매가 제법 일어난다.
예전에는 서울 전셋값으로 경기도에 집을 사려면 조금 모자랐는데 지금은 남게 되니 너도 나도 경기도 일원으로 보따리를 싸고 있다. 경기도 사람들이야 “서울양반들 고맙습니다.” 절을 넙죽 하리라. 그래서 서울은 인구가 계속 줄어들고 경기도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전월세 계속 상승은 서민 죽이는 독약이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대학가는 대학생들의 집구하기는 그야말로 전쟁이다. 학생들은 주거비용 대부분을 부모에게 의존하다보니 조금이라도 저렴한 곳에 들어가려고 몸부림을 친다. 따라서 기숙사 몸값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서울로 대학을 보내는 지방 부모님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방을 얻어 주자니 형편이 되지 않고, 새벽 5시부터 버스나 열차로 통학하게 하자니 그도 쉬운 일이 아니고~ 더구나 여학생들 부모는 애가 탄다. 방을 얻어 주면 친구들이 들락거리게 되고, 그러다가 잘못 될까봐 잠을 잘 수 없거든,
집을 가진 사람은 값이 내려 난리고, 집이 없는 사람은 전월세가 올라서 난리다. 만족한 사람은 없고 불만만 쌓여 있을 뿐이다. 왜 우리들의 삶에는 기쁨이 오기 전에 슬픔이 오고, 사랑이 오기 전에 미움이 오며, 희망이 오기 전에 낙심만 오는 것일까? 특히 부동산은 더욱 그렇더라.
부동산은 오늘의 선택이 중요하다. 소크라테스가 제자들을 데리고 사과 밭에 들어가 각자 마음에 드는 사과 하나씩을 따오도록 했다. 단, 한 번 지난 길은 다시 돌아올 수 없고, 하나 이상은 딸 수 없다는 단서를 붙였다. 제자들은 가장 먹음직스러운 사과 하나씩을 땄으리라.
학생들에게 지금 여러분이 딴 사과가 마음에 드느냐고 물어봤다. 모두들 아니라고 했다. 이미 지나버린 곳에 더 좋은 사과가 있었고, 따고 나니 더 좋은 사과가 있었으니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는 의견이었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학생들에게 다시 기회를 주지 않았다.
부동산투자도 이와 같은 것이다. 오늘 한 번 선택을 해 버리면 어제 봤던 부동산으로 되돌릴 수 없는 것이고, 내일 볼 부동산에 다시 투자하기 어려운 것이다. 언제나 자금에 한계가 있는 것이고, 볼 때마다 투자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항시 내가 고르는 것은 만족하지 못하다고 아시라.
부동산 재테크를 하다보면 이와 같이 기회를 놓쳤거나 미리 써버린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인연은 스쳐가는 인연일 뿐이다. 인연을 소중히 여기지 못한 탓으로 당신 곁에서 사라지게 한 일들도 많을 것이다. 한 때는 서로 살아가는 이유를 같이 나눴건만, 별다른 이유 없이 저버린 일은 없는지 돌이켜 보자.
양극화가 가장 심한 것이 부동산이다. 대궐 같은 집에 담장이 있고, 그 위에 철조망이 둘러 있으며 CCTV가 설치된 집도 있고, 허물어져가는 판자 집도 있다. 금값보다 더 비싼 땅도 있고, 단 몇 천 원짜리 땅도 있다. 그러나 알고 보면 인생 별 것 있던가. 대궐 같은 집에서 산소 호흡기 꽂고 있는 것 보다는, 판자 집에서도 웃음소리 크게 들리고, 건강하면 그게 제일이더라.
21세기부동산힐링캠프(부동산카페)대표. http://cafe.daum.net/2624796
수원대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 010-5262-4796. 031-213-4796
법무법인 세인(종합법률사무소)사무국장. http://cafe.daum.net/lawse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