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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과 부동산, 그리고 경제

설 명절이 와도 백화점은 한산하기만 하다. 선물 보따리도 소식이 없고, 상품권도 보이지 않는다. 어느 때는 식료품 가게나 의류가게에 주부들이 줄을 지어 늘어섰건만, 아무도 찾아주지 않는다. 백화점은 중산층 단골이다. 그러나 지금은 설은 설이로되 설 명절이 아니요, 날씨는 포근해도 마음은 춥다.

유명한 명찰을 달고 새로 나온 상품이 70% 세일이다. 그래도 누가 묻지를 않는다. 하기야 나도 중산층이었건만, 언제부터인지 지갑이 비어 백화점과는 이별을 해 버렸다. 어쩌다 옷 한 가지를 사도 산업도로에 있는 아울렛에서 사고, 삼겹살은 죽으나 사나 골목에 있는 정육점에서 정성스럽게 손질하고, 쓱쓱 칼질해 준 이빨 빠진 총각한테서 산다.

값이 싼 전통시장은 그런대로 사람이 많다. 필자가 직접 가본 수원 남문시장이 그렇더라. 몇 달 전 우리 학생들과 녹두 빈대떡에 막걸리 마시던 맛이 생각나 찾았더니 허허, 우리 아파트 주민들 거기서 만날 줄이야? 아파트 주민들 만나고 보니 중산층은 전통시장으로 발길을 돌려 버렸음이 역력하다. 필자처럼 지갑이 비어 전통시장으로 온 것일까?

아파트 후문에 있는 오뎅장사 아주머니는 결석하는 날이 없다. 오그라진 손등으로 콧물을 닦으면서 넘치도록 퍼주는 오뎅 국물은 콧물이 들어갔는지 맛이 간간하다. 그 아주머니 말씀이 걸작이다. 아파트 값 내린 다음부터 장사가 잘 된다나? 돈 있을 땐 룸싸롱으로 가고, 아파트 값 내려 돈 없으니 포장마차로 왔나보다. 간사하고, 치사한 게 사람의 마음이렸다.

요즘 주택거래가 부쩍 늘었다고 하는데 경매도 늘었다고 한다. 거래가 늘어났는데 왜 경매가 늘어났을까? 팔면 될 텐데~ 거래가 늘어나도 이미 무너진 중산층은 사다리를 올라올 수 없기 때문에 경매로 집을 날리고 듣기 좋은 말로 귀농. 귀촌했다고 한단다. 그나마 갈 곳이 있으니 다행이겠지만,

5년 전부터 야금야금 내린 집값으로 인해 중산층이 위기를 맞고 있다. 2007-2008년경에 5억짜리 집이 지금은 3억2천만 원정도 된다. 1억8천만 원정도 손해를 보는 셈이다. 인플레가 제대로 흘러갈 때에는 지금쯤 그 집은 약 8억이라야 옳을 것이다. 3억이 올라가기는커녕 1억8천이 내렸으니 집 주인은 4억 8천을 손해 본 셈이다. 당신의 노후자금은 그런 식으로 없어진 것이다.

그 집에 대출이 2억이 들어 있다면 이자만 1년에 1천만 원씩, 5년간 5천만 원이 된다. 집 주인은 결국 무너지게 돼있고, 집을 경매로 넘길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무너지는 중산층은 거의 이런 경로를 밟고 있다. 팔지 않으려고 발톱이 빠지도록 버텨봤으나 시일을 끌면 끌수록 피해는 커지게 된다.

물론, 사업에 망하고, 직장에서 해고당하여 가세가 기운 중산층도 많다. 경제도 5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기 때문에 시절을 잘못 만난 내 복이요, 죄 많은 내 청춘이다. 중산층의 위기는 10가구 중 6가구에 해당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삶의 질이 20년 전보다 못하다는 말을 이구동성으로 한다. 참, 세상 거꾸로 가네.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20년 전보다 못하다고 할까? 이건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다. 그래서 그들의 설은 춥다. 몸이 추운 것은 옷으로 감쌀 수 있지만, 마음이 추운 것은 감싸기 어렵고, 호주머니가 비어있는 것은 일자리가 있기 전에는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다.

아무리 어려워도 떼어 먹을 수 없는 것이 있다. 세금이다. 올해부터 전용면적 135㎡이상 대형 아파트는 관리비를 낼 때 부가세 10%를 더 내야 한다. 전체 공동주택의 3%에 해당하는 30만 채쯤 된다. 집이 커서 팔리지도 않고, 값이 내렸는데 세금까지 더 낸다는 건 설상가상이요, 동냥도 주지 않고 쪽박 깨는 격이다.

정부에서는 대형 아파트에 살기 때문에 형편이 좋을 것이고, 당연히 세금도 더 내야 한다고 하지만 요즘 대형 아파트 사는 사람들은 팔지 못해 억지로 사는 사람들이요, 모양새만 좋았지 속은 빈대떡 신사라니 이 또한 딱하기 그지없다. 양복 입은 신사가 요리 집 문 앞에서 매를 맞으나, 대형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 아파트 문 앞에서 매를 맞으나 별반 다를 바 없을 듯하다.

이 나라 중산층들이시여, 불행하다고 한숨짓지 말자. 또 슬퍼하지 말자. 따스한 햇살과 시원한 산들바람은 한쪽 편만 들지 않더라. 위기를 이겨내는 지혜를 모으자. 당나귀가 빈 우물에 빠졌다. 농부는 슬프게 울부짖는 당나귀를 구할 도리가 없었다. 농부는 마침 당나귀도 늙었고, 쓸모없는 우물도 메우려 했던 터라 동네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였다.

동네사람들은 우물을 메우기 위해 삽으로 흙을 퍼부었다. 당나귀는 더욱 더 울부짖었다. 그러나 조금 지나자 웬일인지 당나귀가 잠잠해졌다. 동네사람들이 궁금해 우물 속을 들여다보니 놀라운 광경이 벌어지고 있었다. 당나귀는 위에서 떨어지는 흙더미를 털고 털어 바닥에 떨어뜨렸다.

그래서 발밑에 흙이 쌓이게 되고, 당나귀는 그 흙더미를 딛고 점점 높이 올라오고 있었다. 결국 당나귀는 자기를 묻으려는 흙을 이용해 무사히 그 우물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다. 모든 삶에는 거꾸로 가는 삶이 있을 수 있다. 요즘 점점 가난해지는 중산층이 그렇다.

그러나 우리들에게는 절망의 극한 속에서도 불행을 행운으로 바꾸는 놀라운 역전의 기회도 있다. 지금의 잠시 가난이 창대한 나의 앞날의 거울이 될지 어찌 알겠는가. 인생은 지금부터요. 행복과 불행은 새옹지마다. 당신에게는 용기와 지혜가 있다. 당나귀처럼 흙더미를 딛고 일어설 날이 있을 것이다. 설 명절 즐겁게 보내시고, 오는 봄부터 승리하는 삶을 누리자.


21세기부동산힐링 캠프(부동산카페)대표. http://cafe.daum.net/2624796
수원대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학). 010-5262-4796. 031-213-4796
법무법인 세인 사무국장(종합법률사무소) http://cafe.daum.net/laws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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