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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 순리대로 가자


요즘 부동산시장은 어느 모로 보나 순리대로 가는 게 없다. 신규분양은 시골장터 약장수 공연처럼 우르르 몰려 왔다 썰물처럼 빠져 나가고, 전월세는 하마 물먹듯 빌라나 다세대까지도 꿀꺽꿀꺽 삼키고 있다. 그럼에도 반대편 기존주택시장은 소문만 요란할 뿐, 비 오는 달밤이요. 상가는 뱃고동만 울어대는 등대 없는 항구다.

토지시장은 어떤가. 호재가 있는 지역이나 계획관리지역은 값만 싸다하면 여유자금 손에 쥐고 줄달음질친다. 혁신도시, 산업단지 또는 전철이나 철도가 끼어야 명함을 내놓을 수 있다. 오피스텔도 빼놓을 수 없다. 이제는 아파트 분양하면서 양념으로 오피스텔까지 끼어 분양을 하고 있지만, 1억에 3채라도 고개를 젓는다. 쏟아지는 닭장 오피스텔 너도 팔자가 사나운 모양이다.

요즘 경매꾼들 재미가 솔솔 하다며? 다세대나 연립은 경락 1순위다. 싸게 낙찰 받아 비싸게 전세 놓으면 매매가격이나 전세가격이 동갑내기가 되어 돈 안들이고도 재테크 할 수 있다. 그러나 훗날 전세가격이 곤두박질치는 날엔 다시 경매가 되리라. 경매되는 집 등기부등본을 보면 또 경매 아니던가.

현재 전세금이 2-3억 되는 사람은 강남 빼놓고 대출 보태 집을 살 수 있지만, 보증금이 1억이 채 안된 사람들은 남들이 집을 산다 해도 그림의 떡이다. 강남은 아예 능력이 안 되기 때문에 쳐다보지 않고, 강북을 비롯한 수도권외곽지역에서 작은 아파트나 연립, 빌라를 붙들고 사정하다보니 그것도 가격이 만만치 않다.

주택가격의 선행지표인 1-2월의 담보대출 증가폭이 1년 전보다 여덟 배나 늘었다. 전월세 수요가 매수수요로 돌아서는 바람에 대출이 증가한 것이다. 집 사려고 계산기 두드리는 사람, 집 팔고 아직 사지 못한 사람, 집 살 형편이 안 된 사람이 이 말을 들으면 자다가고 기절할 노릇이다. 옛날 집 없을 때 집값 오른다는 말을 들으면 일할 맛이 안 나더라.

전월세 상승으로 인한 매수세가 살아나면서 주택시장이 서서히 정상화 되고 있다는 기사들이 인터넷이나 신문지상을 꽉 메우고 있다. 그러나 실제는 그렇지 않다. 이럴 때 얼씨구, 북장단 치는 사람은 건설업체들이다. 지난 1월 주택 인,허가 건수도 2007년 이후 가장 많다. 금년 공급물량이 30만 가구였는데 40만 가구로 늘려 잡았다. 더 짓고 싶지만, 땅이 없어 발버둥 친다.

거주할 사람은 없는데 집만 때려 지으면 어찌할꼬? 우리나라 평균 출산율이 1.2명이다. 2017년부터 생산가능인구도 줄어든다. 2년쯤 후 남아도는 집 때문에 한숨소리 들릴 것이고, 3년쯤 후에는 곡소리가 나지 말라는 보장도 없으니 보통일이 아니다. 아파트 너는 영원한 내 집이 될래? 짐이 될래?

출산장려책으로 머지않아 애 낳는 집에는 아파트 한 채씩 거저 주는 날이 올 것이다. 어차피 남아도는 아파트 애 낳는 집에 준들 그게 무슨 잘못이겠는가. 정말 억울하다. 이럴 때 태어나서 이럴 때 장가를 가야 했는데 뭣이 급해서 이 세상이 일찍 나왔던가. 이제는 집 아니라 빌딩을 준다 해도 해당사항이 없네. 젠장,

집은 남아돌고, 사람은 부족하고, 경제성장이 낮아 장래가 불확실할 때에는 얼른 빚을 갚아야 하는데 만날 소득이 제자리에 있거나 줄어들어 오히려 빚이 늘어나고 있으니 이 또한 답답할 노릇이다. 아무리 요령껏 살고, 지혜롭게 살아도 빛이 보이지 않은 불 꺼진 터널이다.

전망이 불투명할 때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럴 때는 황소처럼 묵묵히 살아야 하고, 황소 같은 지혜를 가지시라는 당부를 드린다. 소 그게 미련한 것 같지만, 보통 영리한 짐승이 아니거든, 아주 커다란 저수지에 말과 소를 동시에 몰아넣어보면 둘 다 헤엄쳐 나온다. 말의 헤엄속도가 훨씬 빠르다.

그런데 장마철에 큰물이 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트럭이 물살에 휩쓸려가는 그런 큰 홍수에 소와 말을 동시에 몰아넣어 보면 말은 물살을 거슬러 올라오려고 발버둥 치다 결국 지쳐서 죽고 만다. 그러나 소는 물살을 등에 지고 떠내려가면서 강 갓 쪽으로 이동하기를 반복하다 드디어 강가 모래판에 도착함으로써 목숨을 구한다.

우생마사(牛生馬死), 소는 살고 말은 죽는다는 유명한 말이요, 순리대로 살아야지 어설프게 똑똑하거나 억지를 부리다가는 오히려 화를 당한다는 뜻이다. 세상을 살다보면 일이 순조롭게 잘 풀릴 때도 있지만, 어떨 때는 아무리 애를 써도 꼬이기만 할 때도 있다. 힘든 상황일 때는 흐름을 거슬리지 말고, 소와 같은 지혜를 배우자.

지금의 부동산시장은 현재 움직임도 편차가 심하고, 음지와 양지가 너무 확연하여 종잡을 수 없음이 사실이다. 전세수요라는 불쏘시개가 신규분양시장을 뒤 흔들고, 기존주택시장의 작은 것에 입질을 하고 있음은 사실이지만, 이런 상태가 언제까지 지속될는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작년 가을부터 필자는 금년 봄이 되면 부동산시장은 어느 정도 살아날 것이라는 말씀을 드렸다. 봄은 지금이다. 그러나 입 달린 사람이면 모두들 살기가 어렵다고 한다. 살기 어려운 세상에 부동산시장만 독야청청 할 수는 없는 일이다. 부동산재테크는 각자의 책임이다. 이 길로 가는 것이 맞는지 다시 한 번 살펴보자.


21세기부동산힐링캠프(부동산카페)대표. http://cafe.daum/net/2624796
수원대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 010-5262-4796. 031-213-4796
법무법인 세인(종합법률사무소)사무국장. http://cafe.daum.net/laws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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