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침체되면 골목상권에서부터 아파트에 이르기까지 저가 중심으로 거래가 이루어지는 게 세상 이치다. 특히 부동산은 앞으로 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식어버리면 실수요자는 값이 내릴 것으로 믿고 매수를 기피하게 되며, 투자자들은 오히려 가진 부동산을 처분하려 하므로 팔 사람만 있고, 살 사람은 없게 된다.
6개월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의 현주소가 이랬었다. 그러나 서울발 전세가 계속 쌍고동을 울어대자, 매매 값도 제자리에 있지 못하고 엉덩이를 들썩들썩 하고 있다. 사람 바람기나 부동산 바람기나 엉덩이부터 움직이는 모양새는 같은가 보다.
그동안 풀린 돈은 많은데 소비는 적다. 따라서 곳곳에 숨어 있는 부동자금은 800조 원이 넘는데 이것도 슬슬 바람이 나서 드디어 부동산시장에 야릇한 눈치를 보내고 있다. 1.75%기준금리에 800조 부동자금까지 바람이 난다면 부동산시장은 어찌될까? 전어 굽는 가을바람 냄새도 싫다고 집을 나갔던 며느리가 봄바람에 다시 돌아오는 격이 되겠지.
앞으로 주택담보대출도 2%대로 내리게 된다. 2년 전 3%대 후반 고정금리로 바꾸라고 해서 정부 말만 믿고 바꿨더니 발등 찍힌 격이다. 그때는 4%대 후분 이자를 내고 있었기에 감지덕지 얼른 바꿨으리라. 이제 이 일을 어째? 세월에 속고, 돈에 속고, 정부 말에 속고, 중신애비에 속는 게 만만한 서민들인가?
지금 부동산시장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을까. 수도권대형주택에도 사겠다는 입질이 시작되고, 전월세는 이왕이면 큰 것을 찾는다. 서울 양반들 작은 집에 진절머리가 난 모양이다. 그도 그럴 것이 5억이면 서울 전세는 30평, 수도권에서는 60-70평이다. 이럴 때 큰 집에서 안 살아보면 언제 살아보겠나.
그러나 큰 차타다 작은 차타기 어렵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큰 집에서 살다 나중에 작은 집에서 못살거든 답답해서~ 마누라는 작아도 괜찮지만 집 작아서 울화통 터진 사람들 많더라. 특히 자녀들의 불평이 많게 된다. 거두절미하고 큰 집에 전세 들어 사는 동안 어서 돈 벌어서 큰 집에서 그냥 눌러 살자. 당신 사주팔자에도 큰 집이 있을 것이다.
정부에서는 부동자금 800조원의 갈 곳을 찾아 주시라. 은행에다 1억 넣어봤자 1년에 200만 원도 안 되고, 장롱에다 넣어 두자니 불안하다. 이게 지금 외국으로도 갈 수 없고, 그렇다고 부동산에 묻을 수도 없어 엉거주춤한 상태다. 아들딸이 되건, 손자 손녀가 되건 자녀들에게 부동산을 사주면 증여세를 물지 않도록 하자.
이왕 부동산시장 살리려거든 이런 획기적인 방안을 내놔야 하고, 기업에 투자하게 되면 그만한 인센티브를 줘야 할 것이다. 지금 모델하우스마다 인산인해다. 부동자금이 기웃거리기 때문이다. 기존주택시장은 초상집이고, 신규 분양하는 집은 혼사집이다. 기존주택시장에서도 함(函)파는 소리가 들리게 하자.
이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은 소리는 “내 논에 물 들어가는 소리와 내 자식 입 안에서 나는 음식 씹는 소리”란다. 모두 자기 본위에서 나온 말이겠지. 요즘 중소형 아파트 한두 채 가진 사람들은 “아파트 값 오른다는 말이 듣기 좋은 소리” 아닐까? 그러나 무주택자에게는 가장 듣기 싫은 소리다.
집 있는 자와 집 없는 자들의 마음이 엇갈리는 판국이다. 사고는 싶지만 능력이 안 되면 불안하고, 가슴은 무너지리라. 여생이 짧을수록 남은 시간은 더 소중하고 절박하지 않던가. 그러나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 지금은 잃어버린 세월을 복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가오는 세월을 관리하는 것도 소중하다.
요즘은 부동산시장에서 미운 사람이 많더라. 팔 생각도 없으면서 집이나 토지를 슬쩍 내놔본 사람, 살 생각도 없으면서 이것저것 구경만 하다 슬쩍 꼬리를 내리는 사람, 돈은 적으면서 비싼 것만 고르다가 바람처럼 사라지는 사람, 온 종일 끌고 다니고도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 없는 사람,
못 팔고 못 사더라도 미운 짓 하지 마시라. 못 배우고 못 난 자식은 효도하기 십상이고, 잘 배우고 잘난 자식은 불효하기 십상인데 부동산 없으면 어떤가. 있는 자는 향유하기 위해 음식을 먹고, 없는 자는 연명하기 위해 음식을 먹는다고 하더라. 고생 끝에 복이 온다 해도 죽으면 그만이다.
필자의 주위에도 미운 사람이 많다. 노래방에서 남의 허벅지에 탬버린 쳐서 피멍들게 하는 사람, 자기 집에서 제일 잘 보이는 곳에 골프 가방 진열해 놓는 사람, 동네 목욕탕에서 드라이어로 은밀한 곳 말리는 사람, 지하철에서 퍼질러 앉아 손톱 깎는 사람, 노래방에서 남이 노래 부르는데 자막 가린 채 아무나 붙들고 춤추는 사람, 그 외도 엄청 많다.
부동산시장이 지금처럼 쏠림 현상이 심하고, 실제 값이 오르지도 않음에도 올랐다고 떠들 때는 동행하는 길동무를 잘 만나야 한다. 혼자 판단하고 독불장군 식으로 사고팔기 보다는 옆 사람의 조언을 참고 하는 게 좋다. 집 나간 며느리까지 돌아오게 되면 스스로 판단을 흐리게 할 수 있어 손해를 보게 된다.
부동산을 사고 팔 때에는 우선 가족끼리 의견의 일치를 보는 게 중요하다. 남편이나 처가 아무런 의논 없이 일방적으로 처리하는 일은 옳지 않다. 젊은 부부의 사진을 보면 처가 남편 쪽에 기울여져 있다. 그러나 늙어서 찍은 부부사진을 보면 남편이 여자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왜 그럴까?
부부가 매물 구경을 같이 하고, 계약서 작성하는 자리에 같이 있는 계약은 해제가 없지만, 부부 중 일방만이 나와서 체결한 계약은 해제가 있더라. 자녀들 의견도 무시하지 마시라. 결혼식 손님은 부모 손님이고, 장례식 손님은 자녀들 손님 아니던가. 그래서 자식 없는 노인은 고독하다고 하는 것이다. 아무튼 수년 동안 부동산시장 외면했던 투자자들이 슬슬 돌아오고 있음이 사실이다.
21세기부동산힐링캠프(부동산카페)대표. http://cafe.daum.net/2624796
수원대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 010-5262-4796. 031-213-4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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