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이 오른다고 해야 쫓아가는 게 어딘가? 부동산시장이다. 값이 내린다고 하면 뒤도 돌아보지 않는 게 어딘가? 역시 부동산시장이다. 요즘은 아무리 가지 말라고 허리띠를 붙잡아도 쫓아가는 게 부동산시장이다.
불과 1-2년 전까지만 해도 “지금이 집을 살 때이니 실수요자들은 빨리 사라”고 했었으나 콧방귀도 안 뀌더니 지금은 이 글을 쓴 순간에도 자녀 결혼, 직장이동, 월세목적 투자 등 이런저런 용도로 집을 사겠다는 사람도 많고, 나름대로 이유도 많다.
어찌됐건, 작년 하반기부터 터널을 빠져 나온 부동산은 제법 잘 달리고 있다. 수년 동안 부동산 침체로 모두 병원신세를 지고 있던 건설사들도 입원실을 빠져 나와 빈 땅에 말뚝을 박느라 정신이 없다. 잘 되면 다시 일어서고, 못 되면 또 법정관리 하면 되리라.
부동산시장은 지역별로 워낙 편차가 심하고, 상품별로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따라서 팔아야 할 사람이나 사야 할 사람들은 스트레스가 심하다. 누구는 더워 죽고 누구는 얼어 죽는 모양새다. 어느 처녀에게는 총각들이 줄을 서는데 왜 어느 처녀는 40넘도록 선을 보자는 사람이 없을까?
너무 잘났거나, 너무 못 생겼거나, 건방지거나, 욕심이 많거나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부동산도 똑 같다고 생각하시라. 마음 느긋하게 있다가 석양에 해 기울면 돌이킬 수 없는 게 부동산시장이고, 그때는 손해를 각오해야 하더라.
그런데 부동산 거래량 증가와 시세 상승은 서울뿐이다. 수도권을 비롯한 지방이나 그 어떤 곳도 값이 오르거나 거래가 늘어난 곳은 별로 없다. 다만 전세가격은 올라 있음이 사실이다. 집을 팔아야 할 사람들은 전세가 오르건 말건, 사겠다는 사람이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수년 동안 행여 팔릴까 목이 빠지도록 기대를 하고 있으나 중개업소 사장님이나 실장님은 연락이 없다. 중개업소 그거 평소에는 나와 아무 상관없었는데 부동산을 팔거나 사려 할 때에는 이게 숟가락보다 더 중요하거든,
가뭄에 콩 난 식으로 어쩌다 매매의향이 있느냐고 물어 와도 값은 오히려 내려가 있거나 옛날 그대로다. 그나마 작은 집이나 작은 땅, 작은 상가는 가끔 흥정이 되고 있지만, 덩치 큰 것이나 가격대가 높은 것은 아무도 쳐다보는 사람이 없다.
부동산을 사야 할 사람들은 더 미친다. 여기저기서 값은 오른다고 하는데 어떤 것을 사둬야 할지 갈팡질팡해서 매수계획이 하루에도 몇 번씩 변한다. 이 사람 말을 들으면 이 사람 말이 옳고, 저 사람 말을 들으면 저 사람 말이 옳게 들리니 어찌해야 할까.
아파트 견본주택, 입주 10년 된 아파트 단지, 장사 될 만한 곳의 상가, 10년 앞을 내다본다는 토지 등 여러 곳을 다녀 봐도 어느 것 하나 마음에 쏙 드는 것이 없고 다리만 아파 죽을 지경이다.
물건을 사는 데는 기본이 있음을 아시라. 백화점에 가서 물건을 살 때에는 처음 한 두 번에 골라야 한다. 하루 종일 돌아다니며 온갖 것 다 구경하다가는 나와는 하등의 상관이 없는 것을 사게 되고, 맨 나중에는 먹지도 못할 고등어 사들고 오더라.
문제는 또 있다. 구입자금이 부족하자 꿩 대신 닭이라도 사겠다는 것이다. 돈 몇 천만 원 쥐고, 몇 억짜리 집을 사겠다고 덤비는 바람에 겁이 난다. 모자란 돈은 모두 대출이다. 200만 원짜리 월급쟁이도 3억을 대출받겠다면 그러라는 사람 있을까.
여기저기서 값이 오른다고 하니 집은 사야 하겠고, 돈은 부족하고 에라, 모르겠다, 오피스텔도 좋고, 30년 된 아파트도 좋고, 한 동짜리 아파트도 좋고, 계약만 할 수 있다면 모두 오케이다. 그러다가는 망하기 십상이다.
부동산투자는 남을 기준으로 하는 게 아니다. 나를 기준으로, 내 힘에 맞게 짊어져야 일생동안 내 짐도 되고, 영양분도 되는 것이다. 자신의 힘은 측량하지 아니한 채 너무 무거운 짐을 짊어진 사람은 반드시 넘어지게 돼있다.
요즘처럼 너도 가니 나도 간다는 부동산 구매 작전에 걸려들면 마음이 급해 물건은 가장 나쁜 것을 사게 되고, 꼭짓점에서 사게 되는 수가 있다. 기왕 사려거든 좋은 것을 사되, 돈이 부족하거든 기다렸다 천천히 사거라.
기회가 와도 내가 가지 않을 기회인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전철 타고 가야 할 사람이 고속열차 타버리면 어찌될까? 특히 토지 투자와 상가투자는 함부로 덤비지 말고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는 게 지혜로운 일일 것이다. 토지와 상가는 이익이 많기 때문에 함정도 있다.
부동산은 팔 때나, 살 때나 높은 산을 넘듯, 깊은 강을 건너듯 산 높이를 알고, 물 깊이를 아는 사람의 조언을 들으면서 가야 실수를 덜하게 된다. 부동산은 잘 사면 대박이요, 못 사면 쪽박이다. 최소한 손해를 입지 않음이 기본임을 알자.
부동산을 팔아야 할 사람, 사야 할 사람 오늘부터 웃는 연습을 하자. 신이 인간에게만 준 유일한 선물은 웃음이다. 웃으면서 부동산 스트레스를 풀자. 한쪽이 차오르면 한쪽은 기울게 된다. 부동산시장도 그렇다. 세상사는 이야기는 누가 전해 주는 것이 아니고, 내 자신이 실천하는 것이다. 인생경험을 지혜롭게 쌓아가자.
21세기부동산힐링캠프(부동산카페)대표. http://cafe.daum.net/2624796
수원대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 010-5262-4796. 031-213-4796
법무법인 세인(종합법률사무소)사무국장. http://cafe.daum.net/lawse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