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卒)은 장기판에 나오는 졸병이다. 여자 애독자들을 위해 장기판의 등장인물을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다. 장기판에 올라와 있는 크고 작은 나무토막은 왕과 장군과 병사의 지위를 가진 것들이다. 붉은 글씨로 표시된 쪽은 한(漢)나라 측이고, 푸른 글씨로 표시된 쪽은 초(礎)나라 측이다.
좌우 직선으로만 가는 장군도 있고, 뛰어 넘는 장수도 있으며 모서리로만 달리는 장수도 있다. 왕은 궁궐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특징도 있지만, 졸은 앞으로나 좌우로 한 눈금씩만 가되, 절대로 물러설 수 없음이 특징이다. 한나라와 초나라의 싸움에서 왕(宮)이 피할 곳이 없으면 패하게 된다.
여러분께서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도 장기판의 장군이나 병사와 같은 것들이다. 잘 뛰는 놈도 있고, 항시 옆으로만 가는 놈도 있고, 죽어도 한 눈금만 가는 놈도 있을 것이다. 사극(史劇)에서나 장기에서나 장군이 칼을 높이 들고 앞장서서 싸우는 이치는 같다. 부동산도 잘 뛰는 놈이 주인의 마음을 즐겁게 한다.
잘 싸우는 놈은 빨리 죽는다. 부동산도 값이 오른 놈은 먼저 팔린다. 그러다 보면 맨 뒤에서 싸우지도 않고, 팔리지도 않은 졸이 남게 된다. 부동산에서 졸은 시세가 항시 그대로인 못난 것이다. 여러분이 가진 부동산 중에 못난 것만 가진 분들도 계실 것이다. 못난 것만 가지고 있으면 속 터진다.
그러나 못난 나무가 산을 지키고, 못난 부동산이 노후를 책임지는 것이다. 요즘은 못난 자식이 효도를 하더라. 잘난 놈은 외국으로 가버리고, 부동산도 잘 난 놈은 미리 팔아먹어 버리기 때문에 자녀들 밑으로 들어가고, 못난 놈이 노후까지 남게 된다. 결국 못난 부동산이 인플레를 방지하는 수단이 되는 셈이다.
장기도 졸이 마지막까지 남아 한 칸, 한 칸 올라가서 상대방의 왕을 항복시킬 때가 있다. 그러고 보면 장기판은 인생의 축소판이다. 그리고 부동산도 장기판의 병사와 같은 운명의 길을 걷는다. 이제부터 못난 부동산은 노후의 종자돈으로 알고 살자. 억지로 팔려고 하면 손해만 더 커지고, 속만 뒤집힐 것이다.
오래 먹을 김칫독은 돌로 눌러 놓는다. 오래 가지고 갈 부동산도 돌로 눌러 놓자. 기존주택지 큰 집은 졸도 아닌 것이 수년째 속을 태우고 있다. 두 달 전까지만 해도 가끔 팔리기도 하고, 흥정도 들어오더니 지금은 다시 소식이 없다. 더구나 휴전선에서 대포소리가 나면 그쪽 부동산은 잠을 자게 된다.
1963년9월에 삼양라면이 나왔다. 그 당시 라면 한 봉지가 10원이었는데 계란 하나 넣어 끓여 먹으니 혓바닥까지 넘어 가더라. 지금은 760원이다. 52년 동안 76배가 올랐다. 1983년에 시내버스 요금이 120원이었다. 지금은 1200원이다. 공공요금도 32년 만에 10배가 올랐다.
초. 중. 고생들 졸업식 날, 온 가족끼리 먹었던 자장면은 1963년도에 25원이었는데 지금은 4600원으로서 184배가 올랐다. 1975년경 대지 40평, 건평 30평정도 되는 500만 원짜리 단독주택은 지금 얼마쯤 할까?(그때는 아파트가 없었으니까)기절초풍하지 마시라. 숨넘어가도 책임질 사람 없다.
부동산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많다. 서울 변두리쯤 시세를 가늠했을 때 최하 약 5억 정도 된다. 40년 만에 100배가 올랐다. 이게 바로 부동산에서 흔히 말하는 화폐가치요, 인플레라는 것이다. 부동산에서 100배는 적게 오른 것이다. 요즘도 개발호재가 있는 곳의 땅을 잘 사면 3-4배는 금방 오른다.
기존주택이나 토지, 기타 수익성 부동산은 돌로 눌러 놓을 수 있지만, 아파트 분양권을 눌러 놓으면 큰일 난다. 분양권은 죽이 되건, 밥이 되건 기한 내에 해결해야 한다. 분양권시장은 한두 달 사이에 투기꾼들에 의해 값이 정해지는 시장이다. 두 달이 지나면 썰물처럼 빠져 나간다. 그때부터 분양권은 졸이 된다.
요즘 부동산 상담이 하루에 20-30건이다. 그 중 5-6건이 대면상담이다. 상담오시는 고객들의 상담내용만 들어봐도 부동산시장의 흐름을 알 수 있다. “집을 팔까요?” 하는 상담이 많으면 살 사람이 있다는 증거이고, “분양권을 어떻게 해야 합니까?” 라고 묻는 상담이 많다면 시장은 식었다는 증거다.
“토지 사도 괜찮을까요?” 라고 묻는 사람이 많으면 토지시장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는 증거이고, “어느 아파트 청약 넣어도 될까요?” 라고 묻는 질문이 많다면 그 아파트는 박 터질 것이라는 증거다. 부동산 상담 참, 쉽다. 사람 오는 숫자만 가지고 판단할 수 있으니~ 하하,
대한민국 국민 중에서 가장 바쁜 사람이 필자다. 솔직히 말해 오줌 누고 거시기 볼 시간 없는 사람이다. 사무실은 세 곳에 있다. 1사무실은 수원 법원 사거리. 2사무실은 평택시 현덕면, 3사무실은 충남 태안읍에 있다. 왔다 갔다 하다가 길에서 시간을 다 보내야 한다.
평택사무실은 사람을 구하지 못해 텅 비어있다. 실업자 많다고 해도 거짓말이더라. 경리나 비서부터 운영자까지 구하려 해도 오는 사람이 없다. 지휘자는 나이가 들어도 연주자는 젊어야 하는 법이기에 좀 젊고 발랄한 사람을 구하고자 해도 이빨 빠진 여자도 오지 않고, 고쟁이에 오줌저리는 여자도 오지 않는다.
누구든지 뜻이 있거든 손들고 나오시라. 경기 남부에 사는 사람은 직장거리가 맞는다. 아무나 채용하지 않는다. 부지런하고, 정직하고, 친절한 사람이라야 한다. 그리고 부동산처럼 생긴 사람이라야 한다. 어떻게 생긴 사람이 부동산처럼 생겼을까? 거짓말을 할 줄 모르며 인내심이 강한 사람이다.
부동산은 진실이다. 1억을 투자했으면 5년이나 10년 후에 2억이 돼야 진실한 것이다. 따라서 부동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고객과 믿음으로 거래해야 한다. 거짓으로 이룬 부동산은 아무리 장군이라 해도 졸을 당할 수 없다. 졸은 마지막까지 왕을 지킨다. 당신은 왕이다.
21세기부동산힐링캠프(부동산카페)대표. http://cafe.daum.net/2624796
수원대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 031-213-4796. 010-5262-4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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