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때문에 기침 한 번 못한 채, 찜통더위를 이겨낸 지루한 여름은 간다. 재채기가 나와도 혹시 메르스로 의심받을까봐 목에 힘을 줘가며 참았던 여름이다. 기침 그거 참으려면 목은 더 간질간질하고 나중에는 콧물까지 나오지 않던가? 도둑을 맞아도 집값 떨어질까 봐 쉬쉬하는 처지나 뭐가 다르랴.
몇 년 전 필자가 살던 아파트에 도둑이 들었다. 가스 배관을 타고 17층까지 올라간 그 재주는 금메달감이다. 경비업체까지 있는 아파트에 도둑이라니?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것은 경찰에 신고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유는 집값 떨어진다고~ 나중에 들으니 경비업체에서 모두 배상해줬다고 하더라.
필자의 평택 사무실에 와보신 분들은 아시리라. 뒤쪽은 들판이고 꽃밭이다. 해바라기 키가 부쩍 자라 유리창을 넘는다. 문틈에서는 귀뚜라미가 찌리리 울다가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책상위로 오른다. 나이 든 교수의 사무실에도 가을은 오나 보다. 여러분들께서도 풍성한 계절 맞이하시고, 부디 건강하시라.
예년 같으면 여름철은 부동산 비수기로서 거래가 뜸했건만, 금년은 기존주택시장은 작은 것 위주로, 신규분양시장은 서울과 수도권 위주로 거래가 꾸준했다. 주택담보대출이 8월에만 6조4천억 원이 늘었다니 앞으로는 여름이 부동산 성수기가 될 모양이다. 이제부턴 부동산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이다.
특히 평택을 비롯한 서해안 일대는 토지시장이 슬슬 시동을 걸고 있다. 때맞춰 투자하면 좋다는 건 알겠는데 가진 것이 0원이라 마음만 간절한 뿐이다. 젊었을 적 사랑이 간절할 때는 숨어서라도 보았건만, 돈으로 주고받는 부동산투자는 돈 없으면 빈대떡 신사다. 나도 어서 계약서에 도장을 찍어야 할 텐데~
가격을 내려 기재하는 계약은 다운(Down)계약이고, 값을 올려서 기재하는 계약은 업(Up)계약이다. 예전에는 세금을 줄이기 위해 다운계약서를 썼건만, 금년에는 나중 팔 때를 생각해서 업계약이 유행이다. 자녀들로 하여금 돈을 더 벌게 하고, 세금을 덜 내게 하는 방편일까? 그러나 옳지 않은 일이니 조심하시라.
자녀들 리스크가 커져가는 세상인지라 하나 있으면 빚이 1억이고, 둘이 있으면 빚이 2억이고, 셋이면 3억이다. 부모는 그렇게 애를 써가며 자녀들 뒷바라지 하고 있건만, 부모가 죽어도 3일장이나, 5일장으로 하지 않고 뚝딱 2일장으로 끝낸다니 단 하루라도 세상에 더 있고 싶어도 있을 수 없게 됐다. 말인즉, 일도 바쁘고 올 사람도 없기 때문이라네. 젠장,
자녀들 주려고 해외에 금융자산 숨겨 놨거나 부동산 숨겨놓은 사람들 고민이 커졌다. 국내 거주 개인과 국내 법인이 해외에서 거둔 소득은 금액에 관계없이 신고해야 한다. 금융계좌의 경우 잔액이 10억 원을 초과하면 신고해야 하고, 10억 이하라도 상속. 증여가 이루어지는 경우라면 공제한도를 초과하는 금액은 신고해야 한다.
부동산은 취득관련서류를 신고해야 한다. 그러나 이전에 소득. 재산을 신고해서 관련세금을 납부한 경우라면 신고할 필요가 없다. 2008년경부터 국내 부동산시장이 침체하자 외국에다 본인명의, 자녀명의로 부동산 사둔 분들은 또 메르스 걸리게 생겼다. 그냥 한국에다 사둘걸 후회해도 소용없게 됐다.
숨긴 10억을 신고하면 세금이 2억 9천만 원이고, 적발 땐 5억이라니 이 일을 어찌해야 할꼬? 부동산이 없으면 노후가 엉망이고, 많이 가지고 있으면 세금으로 다 나가고, 해외에다 몰래 숨겨 놓으면 들키는 날 쪽박 차는 세상이다. 이럴 땐 나물 먹고, 물 마시는 팔자가 상팔자 아닐는지?
내년부터 인터넷 은행이 등장한다. 이제 자동인출기에서만 돈을 뽑아야 하고, 화상통화, 지문, 얼굴인식으로 본인 식별을 하게 된다. 손이 닳아 지문이 없고, 주름이 많아 얼굴식별이 안 되는 노인층은 걱정이 태산이다. 늙는 것도 서러운데 은행문턱도 갈 수 없으니 에라, 모르겠다. 모두 다 쓰고 죽자.
요즘 금리는 내려가도 월세는 올라가고 있다. 서울 월세 4가구 중 1가구는 매월 100만 원 이상의 월세를 내고 있다. 한 달에 200만 원 버는 사람이 월세로 100만 원을 내고 나면 목구멍이 문제리라. 월세를 안 내려면 집을 사야 하듯이 장모 보기 싫으면 처갓집에서 나가면 될 일이다.
처가살이 하지 않으려면 무조건 집을 사야 한다. 그런데 작은 집이 사정없이 올라 집 사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투자로 집 사지 말라고 해도 계속 사 모으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한 사람은 못 사고 있다. 돈이 조금 부족할 때는 거두절미하고 부모님께 사정해 보자. 2일장 하지 않을 테니 좀 도와 달라고~
가을 이후 부동산시장은 어떻게 변할까? 오른손 엄지와 검지로 연필 중간 부위를 잡고, 지우개 있는 쪽이 오른쪽으로 가게 하자. 주택시장은 지우개로 지워도 다시 짓게 되고, 재건축은 허물고 다시 짓기를 반복하되, 신규분양시장은 빈자리 찾아 짓고, 또 짓는다, 그러나 대전. 울산. 제주. 세종. 광주 외에는 미분양이 많을 것이다.
손에 잡힌 연필중간부위는 토지시장으로 이제 완전한 자리를 잡아 흔들리지 않을 것이며, 연필 끝은 상가시장으로 종이(입지)와 글씨 쓰는 솜씨(장사 수단)에 따라 변화가 많을 것이니 그리 아시라. 토지는 5년에서 10년을 보고 투자하고, 상가는 월세만 목적으로 하되 시세차이는 일찌감치 한강물에 던져 버리자.
요즘 서해안이나 전라도, 충청도 어느 지방을 거론하면서 그곳에 있는 땅을 살까요? 팔까요? 라는 질문이 많다. 필자가 가보지도 않고 어찌 알겠는가? “그냥 전라도 처녀에게 장가갈까요?” 라고 묻는 질문과 같은 질문이다. 땅은 아파트와 달라 매 필지마다 사람 인품과 같은 것이다. 현장에 가서 뜯어보고, 훑어봐야 됨됨이를 알 수 있다.
꼭 그 땅에 대한 투자성을 알고 싶거든 필자를 현장에 데리고 가시라. 그러나 일이 바빠서 그런 요청에 일일이 도움을 드릴 수 없음이 아쉽다. 어떤 사람은 번지만 말하면서 토지이용계획확인만 보고 답을 하라고 하나, 그건 양복 입은 사람인지 한복 입은 사람인지 그 정도만 알 수 있을 뿐이다.
처녀나 총각에게는 혼기가 있다. 부동산의 혼기는 가을이다. 짝을 찾아 결혼하도록 최선을 다할 때다. 궁합이 좋건, 나쁘건 지금 결혼하지 않으면 영원히 짝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니 정신 바짝 차리자. 더 좋은 처녀나 총각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건 위험하다. 결혼도 하고 부동산도 사면 꿩 먹고 알 먹는 셈이 될 것이다. 필자의 집에도 못난 아들이 있다. “아들 보러 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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