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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 있는 사람과 부동산

“전세가 높다 해도 빌라 아래 뫼이로다”

서울이나 수도권에는 높은 전세를 피하려고 1억~2억원대 빌라가 불티나게 팔린다. 전세금을 올려 주려면 빚을 내야하고, 빚을 얻어 집을 사자니 값이 내릴까 걱정될 것으로 보인다.


빌라는 주차가 어려워 그렇지, 살기에는 편하다. 단독주택을 헐고 짓기 때문에 교통도 대부분 양호하고 인프라도 좋다. 문제는 값이 오르지 않는다. 10년이 가고, 20년이 가도 그 값 그대로 있다. 따라서 수 년 후에는 인플레를 따라가지 못해 팔고 다시 전세를 가거나 집을 살 때에는 후회를 하게 된다.



팔아야 할 때 팔리지 않는 문제점도 있다. 끝까지 팔리지 않으면 재개발을 바라보게 되는데 그런 이유로 2주택이나 3주택자가 된 사람들도 많다. 요즘 짓는 빌라에는 승강기가 설치되기 때문에 재산이 넉넉하지 않은 노후세대들이 살기에는 괜찮다고 하더라. 마르고 닳도록 살면 되는 것이다.



신년 들어 주택시장은 착각뿐이다. 지난해처럼 분양이 잘 될 줄 알고 신규분양을 했지만, 1000가구 모집에 달랑 2가구만 청약해 분양이 취소됐다. 미분양은 갈수록 늘어 통계상 7만가구 가까이 되었지만, 속내는 10만가구가 넘었다고 본다.


기존 주택시장은 전·월세만 간간히 물어올 뿐 사겠다는 사람은 없다. 설 명절이 지나고 입춘이 되면 사겠다는 작자가 나오겠지, 스스로 위로해 보지만, 착각일 수도 있다. 정부가 대출 끈을 필자처럼 날씬한 허리 32사이즈에 딱 정해놓고 그 이상 풀지 않겠다고 하니 배가 부른 사람(집을 많이 가진 사람)은 죽을 지경이다.



경제나 부동산이나 요즘 상황은 녹녹치 않다. 집 가진 사람은 가계부채에 죽고, 상가 가진 사람은 공실이 생겨 죽을 판이다. 1%대 이자로 집 사라고 했고, 세금면제 해 줄 테니 주택임대사업 하라고 했으나 골목 국밥집에서 임대사업까지 되는 게 없다. 되는 건 오로지 선거판이다.


앞으로 주택시장은 약보합세, 토지시장은 강보합세


서민들은 살기가 어려워 죽겠다고 하는데 야당 양반들은 배를 끌고 산으로 가고 있다. 사공이 많아서다.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선주가 되고 싶겠지. 그러다 보니 선주가 되기 위해 네다섯 패로 갈라지더니 국민들이 시큰 둥 하자 다시 합치느라 난리다. 며칠 있으면 진짜 계파싸움은 또 일어날 것이다.



박씨는 잘 자라서 박이 주렁주렁 열리나 했더니 그곳도 박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싫어하는 사람이 있어서 4월 선거에 박이 터질 지경이다. 흥부는 박씨로 성공한 사람이고, 놀부는 박씨로 망한 사람이다. 경제 살리기 앞잡이 부동산, 그 부동산이 죽어가고 있다. 얼른 박을 타서 부동산이 벌어지게 하자.



중국이나 일본에서 "운다고 옛사랑이 오리요"라며 기타 줄을 퉁길 때마다 한국은 간담이 서늘하다. 중국에서는 돈을 막 찍어 내고 있다. 돈더미에 깔려 죽은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일본은 예금을 하는 사람이 이자를 내야 한다. 금리가 마이너스로 내려갔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들은 살자고 돈으로 풀칠을 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감투싸움으로 난리를 피우고 있다. 실업자가 되지 않으려면 당선이 돼야 해설까. 모양새가 안쓰러워 고루 한 표씩 찍어줬으면 좋겠지만, 그리 되지 못함이 못내 아쉽다. 이 패로 갔다, 저 패로 갔다 하는 사람은 찍어주지 않을 테니 그리 아시라.



정치인은 착각 속에 살다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사람이 많더라. 4월 선거에도 떨어진 사람은 쓸쓸한 낙엽이 되어 흔적 없이 자취를 감추겠지. 떨어지거든 말 없는 낙엽이 되고, 흙이 되어 거름이 되자. 후세를 위한 영양분이 되는 일도 살아서 정치하는 거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부동산은 정부정책이 조금만 느슨하고 다주택자 양도세, 종합부동산세, 비사업용 토지세 등 모든 세재에 손질을 한다면 꾸준히 살아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허약한 체질의 경제를 버티지 못하고 동반 침체할 수 있다. 곧 미분양대책이 나오리라. 행여 양도세 감면한다는 쾌쾌 묵은 노래는 이제 그만 틀자.



사람은 누구나 착각 속에 살게 마련이다. 착각 속에 사는 남자들은 못생긴 여자들을 꼬시기(유인하기) 쉬운 여자인줄 알고, 착각 속에 사는 여자들은 남자가 같은 방향으로 걷게 되면 관심이 있어 따라오는 줄 안다. 남녀 간의 착각은 마음이 아프지만, 부동산의 착각은 그 대가를 돈으로 치러야 한다는 사실을 아시라.



착각 중에서 가장 큰 물적, 심적 피해는 정치인이 입더라. 자신의 행적과 마음가짐을 저울에 잘 달아보고 출마하자. 출마할 땐 '을'이지만, 당선되면 '갑'으로 변하는 게 정치인이다. 영원한 '을'이 될 자신이 없다면 지금 조용히 물러나서 인생 공부를 다시 하는 게 옳다고 본다.



지금은 삶의 경사가 가팔라지고 있다. 그럴수록 자세를 낮추는 게 삶의 지혜다. 우리들은 서로 모르는 얼굴이지만, 서로를 향해 웃을 수 있는 사람들이 되자. 서로 비슷한 부동산이라는 꿈을 가지고 있으니까, 앞으로 주택시장은 약보합세, 토지시장은 강보합세를 이어갈 것이다.



은퇴 후 부동산 줄이겠다는 사람은 100명 중 15명이다. 여러분들은 나머지 85명 속에 든 사람들이다. 날씬한 몸매를 가진 미인 같은 주식이나 펀드나, 보험 같은 재테크 수단도 있지만, 부동산은 당신 아내의 넉넉한 뱃살과 같은 것이다. 아내의 풍만한 뱃살을 사랑하는 사람이 복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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