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경기는 경제사정·부동산정책·개발호재가 함께 어울리고, 화폐가 잘 돌아야 호황을 이룰 수 있다. 그러나 4박자가 모두 호황을 누리는 일은 거의 드물고, 두 가지 정도가 복합적으로 일어날 때 시장은 상승곡선을 그리게 된다.
부동산시장의 경기변동은 마치 공(球)과 같은 것이어서 항시 어디로 튈지 가늠하기 어렵다. 특히 금년 들어 주택시장이나 상가 등 수익성 건물은 물론 토지시장은 각자의 길을 가고 있어 그 귀추를 점치기도 힘들다.
공은 예민해서 아주 작은 장애물을 만나도 가는 방향을 달리한다. 부동산 경기변동도 같은 이치로 생각하시라. 필자는 12년 동안 시니어 국가대표 볼링선수생활을 했기에 공의 습성을 잘 안다.
볼링은 무거운 공이 포물선을 그리며 훅을 이루면서 핀 10개를 쓰러뜨리는 운동이다. 공이 굴러가는 레인의 기름 상태에 따라 성적을 좌우하기도 한다. 금방 300점 퍼펙트를 쳐놓고, 그 다음 게임에서 형편없는 점수를 낼 수도 있다.
부동산 투자도 그렇다. 금방 값이 올랐다가 한 달 만에 내려가기도 하고, 시장이 한 번 식으면 다시 더워지기까지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 지금 대형주택이 10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걸 보노라면 시장예측의 어려움을 실감나게 한다.
공에 대한 우스운 이야기가 있다. 배구공이 눈물을 흘리며 하소연을 한다. 날마다 뺨을 맞느라 못 살겠다고, 그러자 축구공이 나는 발길에 채어 배가 터질 때도 있다는 푸념을 한다. 그 말을 듣고 있던 야구공이 매일 몽둥이로 맞고 사는 나도 있다. 그러자 골프공이 조용히 하라고 소리친다. 나는 쇠뭉치로 두들겨 맞고 산다.
알고 보면 우리들도 공이다. 모두들 부동산이라는 몽둥이에 얻어맞아 가면서 힘들게 살고 있는 것이다. 어려움을 이겨내며 매일 발전하고 있는 진행형 인생이다. 이 시간도 조물주는 우리들을 다듬고 있는 것일까?
높은 집값 탓에 '탈서울화' 속도 빨라져
부동산도 진행형이라야 발전할 수 있다. 주택은 주기적으로 수리하고, 빈터는 가꾸고, 농토에는 농사를 짓도록 하자. 당신이 가지고 있는 부동산은 영원히 당신 것이 아니라 잠시 보관하고 있는 것이다. 언젠가는 새로운 주인에게 반환해야 한다.
우리들은 부동산을 다음 사람에게 반환할 때 그동안 가지고 있던 보관료를 받는다. 이 보관료는 부동산경기의 4박자에 따라 더 받고, 덜 받을 수 있다. 모두들 더 받고 많이 받기를 원하시겠지? 그건 복불복이리라.
민법 제99조를 보면 부동산이란 “토지 및 그 정착물”로 돼있다. 토지 및 그 정착물이 아닌 것은 동산이다. 그런데 1970년대 산업화시대를 거치면서 토지는 빼버리고 정착물만 가지고 죽기 살기로 버티고 있다.
이제는 주택이 워낙 포화상태를 이루다 보니 지난해부터 정착물의 터전이 되고 있는 토지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요즘도 서울은 전세금이 오르고 있다. 작은 집은 값이 올라 돈이 따라가지를 못해 경기권으로 빠져 나오는 사람들이 매년 수만 명에 이른다. 떠나기 싫어도 떠나야 하는 서글픈 운명이다.
고향 어머니와 아버지는 내 딸 내 아들, 서울에서 산다고 자랑하지만, 사실은 일산에서 살고, 수원에서 산다. 그도 그럴 것이 서울 성북에서 3억2000만원짜리 전용 59㎡(24평)아파트가 일산이나 수원에서 2억이기 때문이다.
경기권으로 빠져 나오면 출·퇴근 시간에 고생을 해도 빚지지 않고 집을 살 수 있어 좋다. 30~40대는 외곽으로 빠지는 게 유행처럼 돼버렸고, 서울은 갈수록 고령인구가 늘어가고 있음이 사실이다.
그로인해 경기 인근에서 서울로 출·퇴근을 하는 사람은 매일 90만명을 넘었고, 퇴근 후 서울에서 술이나 한 잔 먹게 되면 교통편이 막혀 오도 가도 못하는 사람들도 늘어난다. 총알택시가 살판났다고 좋아하는 세상이다.
정부에선 경제사정이 심각하지 않다 하고, 서민들은 어느 때보다 어렵다고 한다. 부동산 시장을 띄울 정책도 없고, 동맥경화증이 걸렸다고 야단들이다. 선거철을 앞두고 여당은 사람 고르기, 야당은 사람 뽑아오기에 정신이 없다.
부동산 경기도 4박자, 트롯트도 4박자 쿵짝이라야 하는데 박자가 모자라다. 곧 개나리도 피고, 벚꽃도 필 텐데 부동산은 역시 한겨울이다. 당신의 삶은 어떤가? 인생살이에도 4박자가 있다. 부모 덕, 내 집 마련, 자녀 공부, 노후대비를 두고 이르는 말이다. 당신은 지금 어디쯤 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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