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강남권 소형아파트 3.3㎡당 전세가격이 대형 아파트 전세가격을 추월했다. 부동산 정보업체에서 지난해 말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전세가격을 조사했다. 그 결과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 전세가격이 3.3㎡당 1798만원으로 전용면적 85㎡ 초과 대형 아파트의 3.3㎡당 1793만원을 넘었다.
매매가격에서도 소형 아파트 강세가 당연히 두드러지는데 소형과 중대형 아파트의 3.3㎡당 매매가격 차이는 9년 새 59.4%(2006년 772만원, 2015년 313만원) 정도다. 통계가 아닌 실제 대부분 주거지역에서는 이미 소형이 중대형을 역전한 지 오래다.
이런 소형의 강세에 힘입어 지난해 소형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대형아파트 상승률의 5배를 기록했다. 신규 분양 단지의 분양가 역시 3.3㎡당 20만~30만원에서 100만~200만원까지 소형이 더 높게 책정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약경쟁률이나 계약률이 높은 것은 이미 소형강세가 큰 흐름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천덕꾸러기였던 소형이 이렇게 강세가 된 이유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으로 오래된 소형주택의 철거는 늘어났다. IMF 이후 국민주택 규모인 전용면적 85㎡ 중형 위주로 공급정책과 2000년대 중반 이후 중대형의 인기로 인하여 중대형 물량은 늘어났지만 소형 물량을 크게 줄었다.
따라서 공급은 줄어든 반면 실수요자 중심으로 주택시장이 재편되었고 1~2인 가구의 증가, 인구 고령화와 베이비부머 세대 은퇴, 저금리로 인한 임대수요 증가 등 복합적으로 소형주택 수요는 크게 늘어났다.
최근 중대형 거래 증가
이런 소형주택 강세 속에서 중대형 아파트의 거래가 조금 늘어났다고 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만9695가구로 이 중 전용면적 41~60㎡의 거래 비중은 36.3%(1만2218가구)로 전년 동월(37.6%)보다 1.3% 줄었다.
반면 전용면적 101~135㎡ 규모의 거래 비중은 같은 기간 9.9%에서 11.3%로 1.4% 늘었다. 서울 아파트의 거래량 역시 전용면적 41~60㎡ 아파트의 거래 비중은 32.9%에서 28.5%로 4.4% 감소된 반면 전용면적 101~135㎡는 11.8%에서 14.3%로 2.5% 증가했다.
이런 현상은 최근 소형 아파트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중대형과 가격차이가 많이 줄어들었고 저금리로 이자부담이 줄어들면서 비교적 부담스럽지 않은 금액으로 보다 넓은 주거공간을 원하는 실수요자들이 움직여 생긴 것으로 분석된다. 한마디로 어차피 무리하는데 돈 조금 더 보태서 편하게 살 수 있는 큰 집을 사자는 심리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불안한 경제상황 속에서 유지비가 높고 상승 기대감이 낮은 대형주택은 실수요자 위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반면 부담이 적고 1~2인 가구와 임대수요 등 두터운 수요층을 가진 소형주택이 당분간 주택시장 트렌드를 이끌어 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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