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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의 아름다운 거짓말

“보소, 거기 서울 영희네 집 맞능교?”, “네~ 장모님, 저 김서방입니다. 그간 안녕하셨어요?”

“그래, 김서방이가? 별일 아니고 궁금해서 전화한기라”, “네, 모두들 안녕하시죠?”

“암, 다들 잘 있지, 여긴 산수유가 만발했대이, 서울은 아직 춥제?”, “장모님, 저희들 서울에 사는 게 아니라 지금은 파주에 삽니다.”

“파주? 작년에는 서울 옆 일산이라 안 했나?”

고향에 계시는 장인. 장모님은 김서방 식구들이 아직도 서울에 살고 있거나, 서울 옆에 살고 있는 줄 알고 계신다. 서울에 빈집이 11만 가구라 했는데 집은 남아 돌아도 전셋값은 해마다 올라 월급쟁이는 이미 서울을 떠난 지 몇 년이 흘렀고, 일산을 거쳐 파주까지 밀렸다.
 
필자도 어쩌다 고향에 전화를 할 때에는 “서울 정웅”이라 해야 받는 쪽에서 얼른 알아듣지, 경기도 어쩌고 했다가는 “누구?” “누구라고~?” 계속 되묻게 된다.

서울 떠난 지, 십 수 년이 넘었고, 그 후 계속 경기도에 살고 있음에도 거주지 대명사는 역시 서울이다. 그러나 한 번 떠난 서울은 다시 갈 수 없음이 사실이다.
 
애들이 학교 다닐 때는 억지로 버텨냈지만, 대학에 가면서부터는 해방된 마음으로 수도권 공기 좋은 곳 찾아다니면서 살았다. 욕심이야 산 넘어 남쪽으로 더 내려가고 싶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밥벌이 때문에 더 이상 내려갈 수 없음이 아쉬울 뿐이다.
 
2년마다 전세금 올려 주면서 꾹 참고 사는 세입자 여러분들이나, 서울을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하는 여러분들의 처지도 마찬가지리라. 물고기 먹이도 있는 곳에만 있기 때문에 먹잇감이 있는 서울이나 수도권이라는 웅덩이에 한 많은 세월을 묻어 버렸다.
 
다시 태어나도 또 그럴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내 집 마련에 목을 매었는데 요즘은 안 그렇더라. 집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집값이 한 뼘 올라갈 때 전세금은 두 뼘이 오른다. 전세 놓기 좋은 자그마한 집들은 매매가와 전세금의 차이가 고작 1000만~2000만원에 불과한 집들이 수두룩하다.
 
이런 집은 경매가 들어가면 백발백중 전세보증금에 손해를 보게 돼 있지만, 설마하고 그냥 입주 하더라. 확정일자와 전입신고가 밧줄일 뿐이다. 조심하시라. 누구는 사고치고 싶어 치던가? 원래 사람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돈이라는 마약에 속아 거짓말을 하게 된다.

부동산 투자는 어수선한 시기에 해야
 
서울에 재건축. 재개발 있는 곳마다 전세 피난민은 경기도로 퍼진다. 집을 살 능력은 있으나 그러다 집값이 내리면 어떡하나? 걱정이 많은 사람은 그래도 서울에서 버텨보지만, 버틸 자신이 없는 사람들은 역시 경기도로 보따리를 싼다. 이제 경기도와 인천은 서울 전세난민의 집합소가 돼버렸다.
 
경기 성남·용인·수원·부천·안양·고양·파주·남양주·구리는 서울에 직장을 둔 월급쟁이들의 피난처다. 경기 의정부·광주·화성·평택도 곧 사람이 몰려들 것이다. 값싼 전세, 주택, 토지는 매물이 나오자마자 먼저 본 사람이 임자다. 소득이 낮아 돈이 적기 때문이다.
 
경제는 저성장이고 돈은 없다. 청년실업자가 사상 최대로 많다. 수년 동안 불은 타 올라도 화로가 따뜻해지지 않은 이유를 여야 정치권에서는 알고도 남음이 있으리라. 규제 풀고, 세금 내리고, 투자하면 소득은 오르게 돼있다. 그러나 지난 3년 동안 정치권에서는 줄다리기만하다 끝나 버렸다.
 
이제 선거 때가 되니 서로가 서로를 비판하면서 또 찍어달란다. 그러나 서민들 눈에는 선거가 보이지 않는다. 월급 450만 원짜리가 8년을 모아야 서울 전세금 4억 원을 마련할 수 있기에 이를 감당하지 못한 사람들은 일산을 거쳐 파주로 떠나고, 남쪽으로는 오산. 평택까지 전철을 따라간다.
 
고향 장모님은 김서방네가 늘 좋은 집 사서 일산으로 가고, 파주로 가는 줄 알고 있기에 김서방은 변명할 자료가 없어 어쩌다 고향에 가도 집 얘기는 하지 않는다. 고향에는 집이 비어 있고, 전세라는 제도 자체가 없으나 그런 곳에서 살 복이 없으니 사람 환장할 일이다.
 
집값은 금년 들어 지난 3개월 동안 약보합세를 보이더니 이제 시장에 적응이 되었는지 슬슬 움직이기를 시작한다. 그러나 값은 역시 약보합세다. 지역에 따라 집이 팔리는 곳은 잘 팔린다. 그러나 한 번 판 사람은 다시 집을 사지 않는다. 왜일까? 값이 오른다는 믿음이 없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거짓말이 제일 많은 곳이 부동산시장이다. 장기적으로는 가격상승이 있을 것이기에 계속 내린다는 말도 거짓말이다. 토지시장은 살 사람은 많고, 팔 사람이 없어 직원들이 매물을 구하느라 동서남북으로 뛰고 있다. 며칠 전 1억 짜리 땅은 2시간 만에 팔리더라.
 
부동산투자는 요즘처럼 어수선할 때 하는 게 좋다. 투자는 판단력과 포착력, 인내력을 필요로 한다. 결혼은 판단력 부족으로 이루어지고, 이혼은 인내력 부족으로 이루어지고, 재혼은 기억력 부족으로 이루어진다. 부동산투자도 이런 이치와 같다. 아름다운 거짓말은 오늘도 여러분들을 헷갈리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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