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찍은 점 하나

20대총선과 부동산

중앙일보조인스랜드 | 중앙일보조인스랜드 | 윤정웅 | 입력2016.04.04 08:57

님이라는 글자에 점하나를 찍으면 남이 된다는 노래가 있다. 사람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작은 점하나를 잘 찍느냐, 못 찍느냐에 따라 운명의 판도가 바뀔 수 있다.

특히 부동산투자가 그렇다. 점하나를 잘 찍어서 평생 부자로 사는 사람도 있고, 잘못 찍어서 가난하게 사는 사람도 있으니까.

여러분들이 지금까지 찍어 놓은 부동산은 잘 찍은 점일까, 잘못 찍은 점일까, 잘못 찍은 점이거든 앞으로는 잘 찍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열심히 공부하자.

선거도 마찬가지다. 선거 때 잘못 찍으면 개인만 고생하는 게 아니라, 국민 전체가 고생을 하고 역사가 뒷걸음질을 치게 된다.

점 하나가 1억이 될 수도 있고, 10억이 될 수도 있으며 죽을 사람이 살아날 수도 있다. '고질 병'에 점하나를 잘 찍으면 '고칠 병'이 되고, 'impossible(불가능)'에 점하나를 잘 찍으면 'I'm possible(가능)'이 된다.

빚을 얻어 부동산 투자를 한 사람도 잘하면 빚을 빛으로 바꾼 사람도 있다. 많은 돈을 들여 빛이 번쩍 번쩍하도록 건물을 지은 사람도 잘못하면 빚만 짊어지고 도망하는 사람도 있더라.

개인이나 국가도 그렇다. 점을 잘 찍은 개인이나 국가는 후손까지 풍요롭게 살게 되고, 너도 걱정이 없고 나도 걱정이 없으니까 서로 기대어 살게 된다.

기대어 사는 것처럼 중요한 게 없다. 우리 서로 기대어 살자. 들판에 달랑 한 그루 서있는 나무는 언제 쓰러질지 모른다. 그러나 서로 기대어 있는 숲은 쓰러지지 않는다.

개인이나 사회는 앞 사람의 능력에 따라 가난뱅이가 되느냐, 부자가 되느냐, 갈림길을 걷게 된다. 재산을 물려받은 자녀는 자신도 잘 살지만, 다시 그 후손도 잘 살도록 밀어준다.

그래서 예로부터 큰 소나무 밑에서 또 큰 소나무가 난다고 하는 것이다. 지금 여러분이 가난하더라도 기죽지 말고, 여러분 대에서 가난을 끊을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인생계획서를 작성해 보자.

국가도 그렇다. 앞서가는 정치인이 정치를 잘 하게 되면 뒤따라가는 정치인들도 잘 하게 된다. 정치를 잘 했는지 못했는지 그 성과는 나중에 역사가 심판한다.

11월까지 지역에 따라 보합세나 약세 보일듯

우리 후손들이 우리세대를 원망하지 않도록 이번 선거에도 점을 잘 찍자. 꼭 내 부동산을 고른다는 마음으로 찍는 게 옳을 것이다.

지금 정치판이 몹시 시끄럽다. 지난날의 잘 잘못은 싹 감춰버리고, 자신들이 영웅인양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다들 잘났다고 하니 누가누구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이번 선거의 특징은, 되풀이 되는 임대주택 공급 외에 부동산개발 공약은 전혀 없다.

선거 때만 되면 국민들은 헷갈려서 지난날의 잘못된 기억을 잊어버리더라. 정치 선택과 부동산 선택은 실수를 되풀이 하면 결국 손해를 보게 돼있다.

아무래도 점을 잘 찍으려면 경험이 많아야 한다. 그래서인지 이번 선거의 양쪽 수장들은 모두 70세가 훨씬 넘은 정치 원로들이시다. 75세까지 현역으로 일하는 건장한 노인을 영 올드(young old)라고 칭하는데 여러분들도 80세가 넘을 때까지 모두 영 올드가 되시라.

하루 사이에 잎이 파래지고, 또 하루 사이에 꽃이 피는 4월이다. 지금부터 11월까지 부동산시장은 지역에 따라 보합세를 이루거나, 다소 약세를 이루면서 작고 값이 싼 것 위주로 거래가 될 것이다.

집을 팔고 난 돈과, 숨겨 놓은 돈은 토지시장과 상가로 들어가게 돼있다. 금년부터 1~2년 동안 점을 잘 찍는 사람은 4~5년 후 입이 찢어지도록 웃으리라.

점을 찍는 일도 중요하지만, 떼어내는 일도 중요하다. 남이라는 글자에서 점 하나를 지우면 님이 된다.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건 임이다. 임은 사랑이고, 사랑도 점을 잘 찍어야 한다.

떼어낼 점은 팔아야 할 부동산이다. 팔아야 할 부동산을 팔지 못함은 가슴 속에 암 덩이를 품고 있는 계산이 나오게 된다. 부동산은 사는 일보다 파는 일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