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운영하는 부동산카페(다음-“21세기부동산힐링캠프”)에는 매일 같이 부동산투자자들이나, 예비투자자들의 질문이 많이 올라온다. 부동산투자 뿐 아니라, 법률과 인생 상담에 대한 질문까지 받고 나면 부족한 식견에 만족스러운 답을 달기 난처한 때도 있다. 그러나 부족한 실력을 어쩌랴. 그저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부동산 전문가 20년 만에 질문과 답변, 그리고 회원들의 댓글을 칼럼으로 올리는 건 처음이다. 회원들의 글 솜씨가 너무 훌륭해서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 댓글은 언어의 생명수다. 공부를 하지 않으면 머리는 잡초로 우거지고, 정신은 주림을 면치 못할 터, 그러나 우리 회원님들은 글 솜씨가 소설가 수준을 넘는다.
질문과 답변, 이에 대한 회원님들의 댓글을 살펴보고 우리들도 열심히 공부하여 글 잘 쓰는 사람이 되자. 전어 굽는 냄새가 코로 솔솔 들어오는 이 가을에 회원 여러분과 소주 한 잔 하지 못한 채, 글로 인사함을 용서하시라, 언젠가 만나는 날이 오게 되면 꼭 보답하리라.
지난 6월30일 김대환님의 토지구입에 대한 질문과 필자의 답변 그리고 댓글, 9월1일 닉네임 유늬짱님께서 올리신 친정재산에 대한 질문과 필자의 답변 그리고 회원님들의 응원 댓글을 실어 본다.
김대환 회원님의 토지구입에 대한 질문
-김대환-
안녕하세요... 경기 이천에서 거주하고 있는 47세 총각입니다...현재 거주하고 있는 현대3차 아파트(24평) 시세가 1억7천정도 하는데요...하이닉스 바로 옆이라 너무 시끄럽고 번잡해서 한적하고 조용한 곳으로 이사를 갔으면 하는 바램을 늘 가지고 있습니다.97년 입주할 때는 지금처럼 번잡하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하이닉스가 확장하고 이천에 물류단지가 좀 들어오면서 많이 번잡해진 것 같습니다....30대에 이것저것 하면서 손해를 본 터라 모아 놓은 돈도 없고 가진 건 집하나 뿐인데 실거주 목적으로 깔고 앉아있는 것 보다는 당장은 이사 다니느라 쫌 번거롭더라도 집을 팔아 추천해주신 땅에 투자를 하면 어떨까 하는데 교수님의 생각은 어떠신지 고견을 구하고자 합니다.요사이는 최저임금이 대세인지라 박한 월급만으로는 노후대비가 안 될 것 같아서요.. 좋은 글 늘 잘 보고 있습니다.가뜩이나 험한 세상에 길을 잃고 방황하는 사람들이 많은 현실입니다...각자의 알맞은 길들을 찾아가는데 교수님의 글 들이 큰 보탬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감사드리고 좋은 글 오래도록 남겨주시기를.....
-윤정웅-
1. 우선 부동산이 문제가 아니라 결혼이 문제입니다.2. 집 팔게 되면 그나마 선을 보라는 사람도 없을 것인즉, 집은 그대로 보유하시고 예쁜 처녀나 구해보세요.3. 집이 있는 게 원칙이고 그 다음에 땅을 가져야 합니다. 4. 의견은 알겠으나 추천하기 어려우니 어서 벌어서 땅은 천천히 사기 바랍니다.5. 이천에 사는 47세 노총각에게 시집갈 노처녀나 과수댁 생각 있거든 쪽지 보내 주세요.6. 누가 압니까? 좋은 연분이 될는지?
-김대환-
우문에 현답...감사드립니다. 집이 있고 땅을 가져야 한다는 원칙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꼬~옥 지키도록 하겠습니다. 옹졸함과 어리석음으로 틈틈이 지나쳐가는 버스들을 떠나보내었습니다. 막차가 떠나간 정류장엔 아쉬움과 미련만 남았네요...ㅎ
-고광선-
교수님 넘 멋져요...땅만 아시는 게 아니라...세상 돌아가는 모든 걸 아시는듯해요....정말 멋진 답변이신 듯합니다...김대환님 좋은 연분 만나시길 바랍니다.^^
-처음마음-
교수님의 답변에서 저도 큰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다.김대환 선생님께도 좋은 성과 있으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쥬나-
교수님 말씀이 맞네요.~ 집이 있어야 시집오겠다는 사람이 있을 것 같네요. ~세상 이치를 알려주시는 교수님 답변 속이 시원합니다. ♥ ♥ ♥
-심미숙-
한바탕 웃었네요. 교수님을 지면으로라도 만나면 이렇게 웃기는데 직접 뵙는 분들은 얼마나 웃을까요.. 거리가 멀어 이렇게라도 뵈올 수 있음이 그저 감사합니다.
종종 읽기만 하다가 너무 웃겨서 글 쓰러 로그인하고 들어왔습니다.
우문현답~ 이라고 결론지은 질문자님도 교수님 못지않습니다. 하루 빨리 좋은 여자분 만나시기를...
유늬짱님의 친정 부모님 재산에 대한 질문내용
-유늬짱-
“아흔이 넘은 친정엄마를 올 유월에 요양원으로 보내게 되었습니다. 곁에서 더 보살펴드려야 하는데 저 혼자서 장구치고 북치고 하자니 힘들었나봅니다. 자식이라 해봤자 못나서 장가못간 남동생 과 저랑 둘뿐입니다.
그간 열심히 사시면서 한푼 두푼 모으신 돈 8천3백만 원을 저한테 맡겼습니다. 엄마의 귀하디귀한 전 재산을 제가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네요. 엄마의 돈을 잘 간수해서 못난 동생 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땅을 사고 싶은데 금액이 많이 부족하겠지요?"
-윤정웅-
1. 100세 인생에 요양원으로 가시게 되었군요.2. 요양원으로 가시는 어른 마음이나 보내는 자식마음이나 아프기는 마찬가지가 아닐는지요.3. 요양원에 가시면서도 돈 8,300만원을 남겨놓고 가셨으니 이 세상에 미련이 남아 못 간다고 전해라.4. 땅? 그 돈으로 누구 좋은 일 시키게 땅을 사요. 진정 효도하고 싶거든 늘 엄마 찾아가서 그 돈으로 맛있는 것 사드리세요.5. 부모가 언제나 바라는 건 자녀들의 웃는 얼굴입니다. 엄마 찾아 웃어주는 일, 이제부터는 그게 전부입니다.
-유늬짱-
어리석은 생각을 한 자신이 너무 부끄럽습니다. 이번 주에 엄마한테 들려서 맛있는 거 사드리고 목욕탕도 같이 가서 야윈 등도 밀어드려야겠습니다.
-무봉-
아, 교수님 답글 감동입니다. 빠짐없이 애독하면서도 감사 인사 말 한번 못 전하고 있었는데... 정신 똑바로 챙기고 살라고 일갈하시는 듯합니다. 치우침 없이 사는 귀감이 되어주시곤 합니다. 고맙습니다!
-그린도시-
교수님 댓글 공감합니다. 그렇지요? 부모가 바라는 건 단하나~ 자식들의 웃는 얼굴이지요? 눈물이 나네요.
-권영이-
아... 감동~~ 애들한테 더 잘해주고 돈 써야하는 거 아냐? 하다가도 교수님 말씀에 내가 잘하고 있구나...혼자 안심합니다.~
-moonk 11-
내년이면 90이신 엄마랑 같이 살고 있는데.. 아직은 그런대로 건강이 괜찮으시지만 해마다 달라지시는 건 어쩔 수 없나봅니다...가슴이 뭉클해집니다..
부동산전문가란 잡초로 우거진 폐허된 땅에 부동산을 파종(播種)하는 사람이고, 수확은 투자자들이 한다. 그렇다면 부동산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의 이정표라고 할 수 있다. 회원님들의 댓글에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 충고나 불만은 왜 하나도 없을까? 염인책자(厭人責者) 기행무진(其行無進)이라~ 남이 꾸짖는 것을 싫어하는 자는 행실에 발전이 없다고 했거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