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폭락하면 사겠다’는 생각 버려라!
최근 상담이나 컨설팅을 하며 받는 질문중에 상당히 많은 것이 “전세를 계속 살면서 집값이 떨어지면 그때 사겠다” “내년에는 입주물량이 많아서 집값이 많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그때(=집값이 떨어질 때) 사면 좋지 않을까요?”라고 문의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
이런분들에게 필자가 “2008년 금융위기때나 2011년 유럽재정위기에는 집값이 꽤 떨어졌었는데 그때는 왜 집을 사지않았나요?”
“2013년 침체기에 절대적인 매수자 우위시장에서는 왜 집을 사지 않았습니까?” 라고 물어보면 대답을 머뭇거린다.
“비관주의자는 매번 기회가 찾아와도 고난을 보고, 낙관주의자는 매번 고난이 찾아와도 기회를 본다”
라고 설파한 윈스턴 처칠의 격언이 최근 필자는 상담을 하며 자주 연상이 되곤한다.
2013년 이후는 무주택자들이나 다주택자들에게는 최고의 내집마련 타이밍이었다. 그런데도 집값이 하락하고 침체된 분위기속에서 선뜻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발빠른 투자자들과 현명한 실수요자들(무주택에서 탈피한..)이었다.
전세시장에 계속 머물며 버텨왔던 상당수의 수요자들은 현재 상당한 상실감과 허탈감을 맛보고 있고 이제 또다시 폭락을 기대하며 뉴스에서 오르내리는 ‘2017년~2018년 부동산 대란설(說)=폭락(說)’에 일말의 기대를 갖고 혹시나 집값이 안떨어지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감과 전세가격 상승에 노심초사하고 있는 시장수요자들이 상당히 많다.
“집값이 떨어지면 그때가서 구입하겠다”라는 말은 맞는 참 합리적인것같고 맞는말인것같은데 과연 그렇게 쉽게 희망대로 될지는 상당히 미지수다.
“밀 가격이 떨어질 때 밀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사람은, 밀 가격이 오를때도 역시 가지고 있지 않다”
라고 역설한 헝가리출신의 전설적인 투자자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명언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비관론자들은 타이밍에서 실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013년 여름~2014년 봄 무렵 당시에는 유럽재정위기여파가 계속 남아있었고 전체적인 시장분위기가 침체장세였던탓에 지금은 입이 벌어질만큼 가격이 많이 오른 수도권의 알짜 미분양물량과 저렴한 재고주택들이 지천으로 널려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내집마련과 주택매수, 미분양아파트 매수를 극히 꺼리는 분위기였고 전세로 살겠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당시 30대 초중반의 혈기왕성하던 나이인 고객들중 주택매수 대신 전세로 살면서 수입외제차를 구매하며 삶의 질을 높이겠다고 목청을 높이며 필자의 조언과 자문을 귀담아듣지않은 젊은 맞벌이 부부들도 상당히 많았는데 현재는 필자에게 거의 읍소하다시피 상담신청을 하고 있다.
고리의 할부를 끼고 매수한 고급외제차는 3년새 5천만원이상 감가상각되었고 전세금 올려달라는 집주인의 연락에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며 지금은 한창 아파트 분양하는 견본주택에 방문하거나 청약가능한 지역을 메모하거나 기존아파트 급매물을 찾느라 경황이 없는 상태로 지내다 자꾸만 낙첨되고 기존에 봐둔 아파트들이 한두달사이에 수천만원이 올라버렸다며 이제는 이것도 지치고 힘들다며 내년에 집값이 떨어지면 그때는 반드시 사겠노라고 다음을 기약한다.
내년에 집값이 떨어질지 오를지는 신의 영역이겠지만 필자는 이러한 분들의 경우 집값이 다소 조정(하락)을 보이면 집을 사지 않고 계속 기다릴것이라고 예상한다. 집값이 오르면 오른다고 안사고 떨어지면 떨어진다고 사지 않는 유형이기 때문이다.
결국 집값이 떨어지면 집을 사겠다고 하는 전세수요자들은 집값이 떨어지면 더욱 겁을 먹고 집을 사지않고 계속해서 전세로 머물게된다. 그러다 바닥이 어느순간 지나가고 상승장이 오면
그때는 가격이 너무 올랐다고 사지 않는다. 계속해서 전세로 거주하면서 오른 전세금 올려주느라 바쁘고 오른 집값에 한숨쉬기에 바쁘다.
비수도권(지방권) 대부분의 지역에서 5년~6년간 급등장세가 끝나가고 최근에는 수도권에서 2014년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2년정도 상승장세가 이어져오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정부의 정책도 너무 자주 바뀌고 부동산시장과 가계부채에 대한 근본적인 진단과 처방전이 제대로 나오지 않기 때문에 럭비공처럼 공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규제하는 정책을 내놓는데 가격이 오르고 규제를 푸는 정책에 가격이 내리기도 하는 혼란스러운 시장이 되버렸기 때문이다.
집값은 하방경직이 강하고 금리는 상방경직이 강한 특성상 한번 오른집값이 폭락하기란 상당히 어려운일이다. 금리역시 한번 내려간 금리가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계속 오르는것역시 불가능하기 때문에 무주택자들은 전세시장에서 가급적 빨리 탈피하는 것이 전세나 반전세, 혹은 월세로 사는것보다 유리하다.
내년에 소위 입주물량이 많아져 운좋게 일시적 조정이 올때까지 기다려보는 것이 나쁘지는 않겠지만 자칫 그러한 조정기에 또다시 타이밍을 놓치게 될수도 있기 때문에 다주택자들이나 투자자들이 아닌 일반적인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경우에는 이런저런 지나친 고민대신 집한채는 마련하는 것이 유리하다.
다주택자들과 투자자들은 4/4분기내 정부정책을 보면서 특별한 경우가 아닌한 당분간은 추격매수나 무리한 레버리지투자, 갭투자등은 신중하게 하면서 ‘공성(攻城,성을공격)’보다는 현재 보유중인 물량을 매도가 아닌 보유, 관리, 운영, 유지등의 ‘수성(守城,성을지키고보존)’체제로 틀을 잡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