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위에서 하얀 박이 이리 뒹굴고, 저리 뒹구는 나지막한 초가집에서 살아본 일이 있는가. 그런 집에서 살아본 일이 있다면 인심 좋은 고향집이 새록새록 생각나리라. 이제 우리 생애에 그런 집은 없다. 고향 집도 모두들 함석이나 프라스틱 기와로 덮어 버렸으니까.
지금은 어딜 가나 회색빛 아파트뿐이다. 짓고, 짓고, 또 짓다보니 2017년과 2018년에 입주할 아파트가 70만 가구에 이른다. 1기 신도시 입주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다. 그래도 건설업체들은 막바지 밀어내기 분양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아파트, 너는 어쩌다 세상 사람들의 재테크 수단이 되었더냐?
살아온 부동산은 낮에는 논밭 갈고 씨를 뿌리고, 해질녘에는 굴뚝에서 모락모락 연기가 나는 그런 땅과 집이었건만, 요즘은 곧 부서질 재건축 한 채만 가지고 있으면 노후대책 끝이다. 강남에서 불이 붙은 재건축이 서울 일대를 뜨겁게 달구더니 요즘은 잠잠하다.
정부에서 이 대책, 저 대책 모니터링 한다는 말이 퍼지자, 송파 재건축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부동산시장은 고무풍선 같은 것이어서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부풀어 마포와 서대문 일대가 뜨거워지기 시작한다. 지방에서 뜨거웠던 제주도도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문제는 신규분양이다. 분양을 받던, 안 받던 일단 지어놓고 보자는 심사다. 너무 많은 물량이 계속 쏟아지고 보니 실수요자들도 주춤거리기 시작한다. 요즘은 집을 파는 시기일까? 사는 시기일까? 땅에 투자한다면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 주요 상담내용 몇 가지를 참고 알아보자.
질문 1.
다름이 아니라 현재 의정부 녹양동 힐xxxx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으며, 남편은 이천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공무원 아파트에 살고 있으므로 저도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이천으로 이사를 가려 합니다. 2년 후 입주대란이 온다니 이천 아파트를 팔고 갈까요? 월세 놓고 갈까요?
답변
1. 월세 놓지 말고 팔고 가서 천천히 다시 사는 게 맞습니다.
2. 입주대란이 일어날 것을 염려하고 집 없이 사는 일도 위험합니다.
3. 의정부 집을 팔고 이천에서 사되, 단지 크고 좋은 아파트를 고르세요.
4. 오래 살아야 할 집은 똘똘한 것이 좋습니다.
질문 2.
현재 저는 46세로 평촌 25평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애들이 둘인데 하나밖에 없는 화장실 때문에 늘 싸움이 일어납니다. 이 아파트를 팔고 부근 화장실이 2개인 32평으로 갈아타기를 했으면 좋겠는데 그리하려면 부채가 1억 정도 발생합니다. 빚을 지고라도 그렇게 하는 게 좋을까요?
답변
1. 옛날 25평의 가장 큰 문제가 화장실 하나입니다.
2. 하루살이를 하는 것도 아니고, 다 큰 애들이 있으면 집을 바꾸어야 합니다.
3. 집을 사거나 바꾸는데 대출 없이 구입하기는 어렵습니다.
4. 시세는 논하지 말고 거주 목적으로 갈아타시기 바랍니다.
질문 3.
금싸라기 같은 돈 1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장기투자용으로 땅을 사두고 싶은데 외가 동네이고 교수님 사무실이 있는 평택 안중에 돈을 묻어두고 싶습니다. 1억으로 어떤 땅을 사야하며 어느 정도 규모까지 살 수 있는지요?
답변
1. 서민 입장에서는 큰돈이지만, 토지시장에서 1억은 소액으로 간주합니다.
2. 1억 정도의 투자는 수요가 많아 땅을 찾기가 힘듭니다. 늘 연락을 주세요.
3. 계획관리지역이나 생산관리 지역에서는 100-200평을 살 수 있습니다.
4. 개발지역과 가까운 농림지역은 200-300평도 살 수 있습니다.
5. 자기투자로 생각하신다면 7년 정도 보시고 농림지역을 사도록 하세요.
질문 4.
몇 년 전 김포에서 49평 아파트를 분양받았는데 아직도 크게 손해를 보고 있습니다.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이것을 팔고 광교 소형 오피스텔에 투자하고 싶은데 어찌 생각하시는지요?
답변
1. 김포 49평 아파트 팔아 광교 소형 오피스텔에 투자는 하는 일은 옳지 않습니다.
2. 그러나 김포 아파트를 파는 시기는 맞습니다. 투자처를 바꿔보시기 바랍니다.
3. 광교도 오피스텔이 포화상태임이 사실입니다.
질문 5.
세종시에서 기존 아파트를 사거나 신규분양을 받으면 투자수익을 얻을 수 있을까요? 3년 정도 기다렸다는 하는 건 어떨까요?
답변
1. 요즘 세종시 아파트도 조용하고 값이 오를 전망도 희박합니다.
2. 2-3년 정도 기다렸다 시장상황을 봐가면서 투자를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3. 거주개념으로 접근하는 건 좋으나, 투자개념으로 사는 건 권하기 어렵습니다.
질문 6.
수원 xxxx시티 32평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분양가에서도 손실이 있고, 대출 때문에 고생하고 있습니다. 전세를 놓고 있는데 만기가 내년 1월입니다. 계속 가지고 갈까요? 팔아야 할까요?
답변
1. 1차부터 연이은 분양으로 모두 손해를 보고 있는 곳입니다.
2. 워낙 공급이 많아 수원시 전체 기존주택시장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3. 신동탄. 화성 등지에도 신규분양이 많아 회복을 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4. 주거개념이라면 보유하시고 투자라면 팔도록 하세요.
질문 7.
바다조망인 꼬마건물을 가지고 있어요. 길 건너 공영주차장이 있는데 그곳에 공중화장실을 짓겠다고 합니다. 가게 앞에 공중화장실이라니 어이가 없네요. 못 짓게 할 수 없나요?
답변
1. 결국 조망도 없어지고, 급히 볼일 볼 사람만 오고가는 그런 곳이 되겠네요.
2. 구청에 민원을 넣어 화장실 위치를 바꿔 달라 하세요.
3. 예산이 책정되었기 때문에 짓기는 지어야 하나, 민원이 있으면 위치는 바꿀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