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개월 전 주먹만 한 강남 재건축 한 채가 몇 억씩 올라 거래되었을 때, 돈을 번 사람은 누구일까? 작년부터 “팔까요?” 물었을 때 “팔라”고 대답했음을 기억하시리라. 그 사람들은 팔고 이미 주택시장을 빠져 나갔다.
부동산투자는 아리랑고개에 진달래가 피듯 화창하게 피었다 소리 없이 지는 것이다. 또 부동산시장은 고무풍선 같은 것이어서 한쪽을 누르면 다른 한쪽이 부풀어 오르는 습성이 있다. 2000년 초부터 누차 경험한 일이다.
강남 재건축에 대책이 나온다하니 돈 보따리는 강북과 수도권으로 방향을 돌렸다. 바람은 약할지라도 연말까지는 그런대로 잘 불겠지. 부동산시장에서는 뒤차나 막차를 타다가 감기 걸리는 수가 있으니 조심하자.
2006년 연말 버블쎄븐이 최고점일 때 뒤차나 막차를 탄 사람들은 지금까지 본전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은행에 바친 대출 이자까지 계산하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당신은 집을 위해 살고 있는가? 집을 지키기 위해 살고 있는가? 없어서도 안 되고, 꼭 있어야 하는 집, 강남은 재건축이 아직 가시권에 들어오지도 않은 아파트까지 올라 이제 강남에 들어가기는 영 틀렸다.
부동산시장은 경제를 따라 물 흐르듯 흘러야 함에도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아 문제다. 시장이 침체되면 살리느라 애를 쓰고, 시장에 불이 붙으면 불을 끄느라 대책을 내놓는다. 냉탕과 온탕의 반복이다.
세상에는 하지 말라는 금령이 많으면 많을수록 백성들은 더욱 더 가난해 지고, 또 나라 법령이 많으면 많을수록 도적은 더 많아 지는 법이다. 우리나라 부동산대책은 가지 수가 너무 많아 뭐가 뭔지 알 수 없다.
2007년 이후 쏟아낸 부동산대책은 몇 가지나 될까? 수 십 가지의 부동산대책이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나라는 아마 세계에서 우리나라뿐일 것이다. 부동산대책은 꼭 막차가 지난 다음에 나온다.
부동산시장에서는 언제나 첫차를 타는 게 좋다. 팔 사람은 값이 좀 더 오르겠지 하면서 뒤차를 기다리고, 살 사람은 값이 좀 더 내리겠지 하면서 뒤차를 기다리다가 기회를 놓치는 일이 많다.
뒤차 탄 사람은 본전이라도 하지만, 막차를 탄 사람은 자칫 손해를 볼 수 있다. 언제나 막차가 떠날 무렵에는 부동산대책이 나와서 거래가 끊기게 되고, 그 이후부터 2-3년은 값이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
실수요자들은 내리막길에서 첫차를 타는 게 좋지만, 그럴 때는 돈이 없다. “내가 팔면 오르고, 내가 사면 내린다.”는 말은 당신만의 생각이다. 이 세상 사람들의 생각은 다 그렇다. 그러면서 부동산 복이 없다고 한다.
지금 서울에서 재건축이라도 한 채 사두자고 눈을 굴리는 사람은 막차를 기다리는 사람이다. 강북이나 수도권에서 집을 사겠다고 잠자리 눈을 굴리는 사람은 뒤차를 타는 사람이다. 첫차는 한 달 전까지 모두 지나갔다.
수도권에다 집을 사면 어디에 사야할까? 거두절미하고 미분양이 적은 곳으로 가야 한다. 2017-2018년에 입주할 신규 물량이 70만 가구라 했다. 화성. 수원. 평택. 안성. 시흥. 안산 모두 미분양이 많다.
토지투자는 어떤가? 주택시장에서 흘러나오는 돈이 토지시장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주택 거래가 끊기게 되면 토지시장도 거래가 한산해 진다. 요즘 여윳돈을 토지시장에 묻으려고 발길이 분주하다.
토지시장이 움직일 때는 기획부동산이 간을 쏙 빼먹을 수 있으니 조심하시라. 전국을 통틀어 황해경제자유구역(차이나타운)이 날갯짓을 하는 평택항. 안중역. 화양신도시. 미군부대 이전지. 삼성반도체 이전지 부근에 돈을 묻으면 안심할 수 있다.
토지시장의 유행가는 “공동명의”다. 남자 혼자 명의로 하자니 여자가 섭섭하고, 여자 혼자 명의로 하자니 돈을 번 남자를 빼놓을 수 없다. 그래서 공평하게 공동명의로 한다.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자고,
부동산 구입을 부부나 가족, 친구 등 공동명의로 하게 되면 공인중개사와 법무사 업무가 복잡해진다. 계약서도 복잡하고, 거래신고도 복잡하고, 등기서류도 복잡하다. 그래도 소유자들의 함박웃음에 보람을 느낀다.
땅을 산 60대 초반 꽃중년이 아들에게 전화를 건다. “아들아! 나 퇴직금으로 땅 샀다. 내 평생 팔아 쓰면 다행이고, 못 팔면 니꺼여.” “아버지 축하드립니다. 어디쯤 오세요?” “지금 아리랑고개 넘어간다. 기다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