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부 들어 주택시장 부양책은 13회 나왔다. 집값이 경제를 떠받쳐왔고, 거래는 늘었지만, 1,300조라는 가계부채의 수렁에 빠져 헤쳐 나올 일이 걱정이다. 전세자금 대출액도 50조를 넘어 가처분소득이 감소하고, 소비절벽에 부딪쳐 있음은 당신과 필자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사태가 급해지자, 정부에서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중도금 집단대출 보증한도를 수도권과 광역시는 6억, 지방은 3억으로 제한했다. 분양가가 9억을 넘는 아파트는 아예 중도금 집단대출 보증에서 제외시키고, 1인 2주택을 분양받을 수도 없게 했다.
강남 4구와 과천 등 자리 좋은 곳은 분양권을 팔 수 없게 되었고, 그 반사이익으로 주택시장을 넘보던 여유자금이나 투자금은 토지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아무래도 주택시장이 위험하다고 느낀 모양이다. 그렇다면 어느 곳, 어떤 토지로 돈이 이동하고 있을까?
옛날에는 이쪽 주택시장을 누르면 저쪽 주택시장이 부풀어 올랐으나, 재건축과 신규분양에 대한 제한 대책이 나오고, 2017년과 2018년 신규입주물량이 75만 가구를 넘고 보니 투자종목 자체가 집에서 땅으로 변했다.
하지만, 국민 열 사람 중, 두 사람정도는 땅을 사거나 팔아 봤으나, 나머지 여덟 사람은 죽으나 사나 집만 사고팔아봤기 때문에 “땅을 사는 게 맞다”고 말은 하면서도 어디에서 어떤 땅을 사야 하는지는 알지 못하는 실정이다.
“땅은 세월이 오래 걸린다.” “땅은 세금이 많다.”라는 이유로 땅을 멀리하는 부동산재테크는 호두 없는 호두과자를 먹고 있는 셈이다. 지금까지는 “내가 옳다”는 생각으로 살아왔더라도 이제부터 그게 잘못된 생각이라는 걸 알고 살자.
요즘 아닌 것을 옳다고 우기는 사람에게 충고하는 말이 있다. 어떤 말인지 아시는가? “무당 말 타고 연설문 고치는 소리 하고 있네.”라는 말이다. 남편이 너무 요란하면 아내가 사나워지는 법이다. 요즘 정치권이 그렇다. 목소리 높은 사람들뿐이니까~가정도 소통, 사회도 소통, 국가도 소통하고, 이해하며 살자.
시중의 민심이 갈수록 흉흉하다. IMF가 다시 온다는 소문이 쫙 깔렸다. 정치 불안 뒤에 오는 게 경제위기라는 사실은 과거를 통해 이미 배웠기 때문이다. 정말 경제위기가 다시 오게 될까? 미국의 대통령까지 바꿔지고 보니 확률이 반반이다.
경제위기가 오게 되면 주택시장은 초죽음이 된다. 그러나 토지시장은 그 값 그대로 지니고 있게 된다. 1997년 외환위기 때도 그랬었다. 앞으로 아파트는 중도금 대출이 잔금대출로 전환되지 않을 수 있으니 마누라 속옷을 팔더라도 입주금부터 준비해놓고 보자.
작년부터 금년까지 주택시장에서 돈을 번 사람들은 벌써 다 빠져 나갔다. 지금 남아있는 사람들은 아무 영문도 모른 채, 남이 시장에 가니 나도 따라간 사람들이다. 분양권 거래가 멈췄다는 사실을 뻔히 알고 있음에도 혹여 팔릴까 기다리는 사람은 사또 떠난 뒤에 나팔 부는 사람이다.
토지시장에서 이익이 크게 남을 땅은 역시 개발지다. 아무런 개발계획이 없는 지역의 땅은 산도 예보던 산이고, 물도 예보던 물일뿐이다.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곳은 어디일까? 수도권은 평택. 화성, 충청권은 서산. 당진. 태안. 세종, 영남은 부산, 호남은 익산. 나주다.
개발지 토지는 자연취락지구. 계획관리지역. 생산관리지역. 자연녹지. 생산녹지. 보전녹지. 보전관리. 농림지역 순으론 가격이 매겨진다. 그러나 가격은 개발의 선후를 따라 값은 변하게 된다. 즉, 농림지역의 개발이 빠르면 농림지역이 계획관리보다 비싸게 팔린다는 것이다.
토지를 구입할 때에는 구입목적과 투자기간을 정확히 해야 한다. 3-5년의 단기투자일 때는 자연취락지구나 계획관리. 생산관리지역이 좋고, 5-7년의 중기일 때는 자연녹지나 생산녹지가 좋다.
10년 정도의 장기일 때에는 보전지역이나 농림지를 보시라. 값도 싸고 부피도 크다. 10년 정도의 세월이라면 시세차익과 인플레를 동시에 누릴 수 있으므로 투자금의 3-5배를 볼 수 있음이 보통이다. 팔아야 할 시기는 자신의 나이에 +10이다.
욕심이 많고, 건강한 사람은 자신의 나이에 +10을 더했을 때 90이 되는 사람도 땅을 사겠다는 사람도 있더라. 90세에 팔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그게 마음대로 안되는 게 인생인지라 생감도 떨어지고, 익은 감도 떨어진다고 하시겠지.
땅을 사놨다가 나중에 건물을 지을 분들 참고 하시라. 건물을 지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도로다. 상가주택 한 채를 가지고 있으면서 평생 세받아 먹는 게 소원인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우리의 소원은 상가주택이다.
이미 시가지가 어우러진 곳이라면 금방 수지타산을 계산할 수 있지만, 개발지 허허벌판의 땅은 감을 잡기가 어렵다. 지구단위 계획이 잡혀있는 곳은 지금 도로가 없더라도 또 새 도로가 나고, 기존 도로는 이면도로가 될 수 있으며 어느 정도의 마을이 형성될지도 가늠하기 어렵다.
결국 부동산도 복불복이고, 문제는 돈이다. 땅 투자는 꼭 몇 십억으로 하는 게 아니라, 1억으로도 투자할 수 있고, 2억으로도 투자할 수 있다. 그게 귀중한 종자돈이 될 수 있다. 세상과 바다는 한바탕 파도가 일어야 잠잠해지게 돼있다. 지금 한국은 파도가 일어나고 있는 중이다. 부동산투자는 잠잠해질 때를 위해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