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은 물고기가 펄쩍펄쩍 뛰듯이 놀아야 하는데 요즘은 물밑으로 가라 앉아 조용한 분위기다. 뛰지 않은 물고기는 낚시를 넣어도 잘 물지 않는다. 자칫 떡밥만 없어질 수 있으니 주택시장에 함부로 낚시를 던지지 마시라. 아주 급한 실수요자가 아니거든 잠시 세상 구경을 하고 가자. 그러나 투자자는 이때가 기회다.
서방님 속을 모를 때에는 등 돌아 누워보면 안다. 자기 쪽으로 오라고 늘 찝쩍이면 곧 좋아질 것이라는 뜻이고, 등 돌아 자던지 말든지 내버려 두면 침체기가 오래 간다는 징조다. 지금 시장상황으로 봤을 땐 쉽게 찝쩍이지 않을 것 같으니 집을 팔아야 하거나, 입주를 해야 할 사람들은 걱정이 크다.
2015년부터 2016년 사이에 전국에 쏟아진 신규아파트 물량은 약 100만 가구다. 모두들 새것을 좋아하는 심리이고, 대출이 쉬었기 때문이리라. 현재 전국에 있는 아파트는 약 950만 가구인데 자고 나면 짓기 때문에 얼마나 더 늘어날지 감을 잡기 어렵다. 땅덩이가 될 것인지, 아파트 덩어리가 될 것인지 그게 문제다.
몇 년 뒤에는 고구마 밭도 아파트가 되고, 호박밭도 아파트가 될 것이다. 지난 봄 필자의 사무실 뒤 빈 땅에 호박 7구덩이를 심었더니 무럭무럭 잘 자랐다. 물도 주고, 거름도 줘가며 열심히 키워 잘 익혀 놨으니 필자의 사무실 부근을 지나시거든 오시다, 가시다 가져가시라.
요즘 가장 중요한 문제는 경제다. 골목장사가 잘 돼야 서민들 먹고 살기 편할 텐데, 개업한지 몇 달 되지 않아 돈만 까먹고 문을 닫는다. 1년 새 문 닫는 횟집이 3,544곳이고, 개업하는 커피숍이 7,000개라니 한국도 이제는 커피소비 상위국이 돼버렸다. 한약 냄새나고, 대추와 잣이 꼭꼭 씹히는 쌍화차는 이제 어디가야 맛보나?
옛날에는 출근 전에 다방에 들려 분홍저고리에 남색 치마를 받쳐 입은 마담의 애교에 얼이 빠져 계란노른자 띄워준 쌍화차 한잔에 하루 종일 싱글벙글 했었으나, 지금은 쌉싸래한 아메리카노와 카푸치노에 빨대를 꽂고, 이어폰에 박자를 맞춰 쭉쭉 빨아댄다.
세상 참 많이 변했다. 부동산은 어떻게 변해 왔을까? 그리고 요즘은 어떤 부동산에 투자해야 할까? 요즘 투자종목으로는 1순위 청약률이 아주 높은 신규 아파트, 모든 인프라가 들어설 1-2층 상가, 개발지나 예정지의 토지인데 그런 걸 만나려면 부동산 복도 있어야 하지만, 돈도 있어야 한다.
그런데 많은 돈을 들여 부동산을 사놔도 돈을 벌지 못하는 부동산이 있다. 부동산을 사는 일이나 자식을 키우는 일은 같다. 부동산을 살 때도 돈이 많이 들고, 자식을 키울 때도 돈이 많이 들지만, 돈 많이 들여서 공부 많이 시킨다고 그 자식이 꼭 잘된다는 보장이 있던가.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틀림없이 투자금의 몇 배가 될 것이라 확신했는데 10년 후 값이 그대로 있거나 내려가는 부동산도 있다. 자녀를 키우는 일이나 부동산을 사는 일이나 인간은 4가지 보물을 가지라 했는데 그게 그렇게 어려운가 보다. 4가지 보물은 1)재물. 2)지식과 재능. 3)좋은 정신, 4)건강이다.
이 4가지 보물 중 당신은 몇 가지를 가지고 있는가? 필자는 단 한 개도 내세울 게 없다. 아주 없는 것도 아니고 그저 그만그만하다. 그러나 복이 그뿐일 걸 어떡하랴. 하늘은 공평하다고 했으니 기다려볼 수밖에, 사람은 세월을 기다리다 세월에 속고, 세월에 묻히게 될 테니까.
따라서 없다고 서러워 할 일도 아니고, 다 가졌다고 좋아할 일도 아니다. 삶의 여정 중에는 좋은 날도 있고, 궂은 날도 있으며 해 뜨는 날도 있고, 비 오는 날도 있다. 서울도 아파트 값이 일제히 내렸다.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으니 소나기가 올지, 장마가 올지는 기다려 봐야 알 일이다.
앞으로 주택시장은 침체기, 상가 등 수익성상품의 시장은 약보합세, 토지시장은 강보합세를 이루게 된다. 남들이 돌아설 때 나는 가는 게 부동산투자다. 이럴 때 잘 골라서 투자하면 먼 훗날 당신이 연주하는 음악에 후회가 없을 것이다. 후회는 가장 큰 시간낭비다.
안 되는 집은 여자가 사겠다고 하면, 남자가 반대하고, 남자가 사겠다고 하면 여자가 반대하더라. 부부의견이 서로 다른 투자는 줄다리기가 되어 재미를 볼 수도 없다. 의견일치가 된 다음 투자하려다가 1년이 걸린 사람도 있고, 10년이 걸리는 사람도 봤다. 60세가 넘었음에도 땅뙈기는커녕 집 한 칸도 없다.
그런 사람들에게 왜 집이 없느냐고 물어봐라. 부동산 복이 없어 그렇다고 하시겠지. 알고 보면 복은 내 자신이 스스로 만든 것이다. 부동산투자는 “씨앗의 법칙”과 같은 것이다. 반드시 먼저 뿌려야 하고, 시간이 지나야 거둘 수 있다. 또 뿌린 씨 전부가 열매가 될 수 없다.
뿌린 씨보다 더 많이 거두는 게 원칙이고, 하나를 심고 둘을 거두는 게 부동산투자다. 우리들은 매일 아침 86,400초라는 시간을 받지만, 저녁에는 항시 잔액이 없는 빈손이다. 갈 때 빈손으로 가더라도 당신도 지금 부동산을 사는 게 옳다. 그래야 그 부동산은 당신이 늙었을 때 당신의 내일을 사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