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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년 부동산 운세
대통령 탄핵이라는 고장난 마차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남겨 둔 채, 1천만 촛불의 함성을 따라 병신년도 서서히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오는 세월은 누구를 위해 오는 것이며, 가는 세월은 그 무엇이 아쉬워 가는 것일까? 한 해, 또 한 해를 넘기면서 정유년의 월별 부동산 운세를 짚어보자.



부동산은 세월 따라 익어가는 것이라고 윤정웅 교수는 말했건만, 신년에는 얼마나 익어갈지 이 또한 아리송하다. 정부정책과 금융기관, 건설회사에서 파놓은 함정이 많다. 자칫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하자. 지금은 슬픈 겨울과 힘 빠진 부동산이다. 그러나 추운 겨울을 이겨낸 꽃이라야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다.



정유(丁酉)는 육십 간지 중 34번째다. ‘정’은 붉은 색이고, ‘유’는 닭이므로 빨간 닭을 의미한다. 정유년 우리나라 예산은 약 400조이며 병사들의 봉급이 사병기준으로 19만5000원으로 인상된다. 그렇다면 부동산시장의 운세는 어찌되며 당신의 운세는 어찌될까?



1월 (壬寅)

닭은 캄캄한 어둠 속에서도 여명을 알리지만, 주택시장은 어린 나무가 물속에 잠긴 형국이다. 전세가가 3000만 원 또는 5000만 원씩 떨어지고, 매매는 거래가 없다. 신규분양시장도 되는 곳만 되고, 수도권 일부와 지방은 꽁꽁 얼어붙었다. 좋다고 해도 속지 말자.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는 외박하고 새벽에 들어오는 남편이 상가 집에서 밤새고 오는 줄 알고, 북어 두들겨 패 해장국 끓여 주는 여자다.



2월 (癸卯)

나라는 온통 자기주장이 강하고, 통솔력 있는 사람이 없다. 주택시장은 갈수록 조용하고, 상가 등 수익성 부동산시장과 토지시장만 발길이 이어진다. 경제사정은 사방이 시멘트벽이 되어 숨이 막힌다. 부동산시장도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진다. 있는 사람이야 뭐가 아쉬우랴. 재산 많아도 자식사랑은 하지말자. 사랑을 크게 한 자식일수록 그 열매는 빈약하더라.



3월 (甲辰)

국민들로부터 인기를 얻는 지도자가 나타난다. 신규분양시장이 본격적으로 분양을 시작하고, 대대적인 판촉활동을 한다. 움직이는 서민들은 입지와 값을 따지기 때문에 서서히 할인분양이 시작된다. 빌라.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의 분양이 줄을 잇는다. 좋다는 말 듣고 따라갔다는 바람맞기 딱 좋다. 비 올 때 우산을 주는 사람보다 같이 비를 맞아주는 사람 말을 들어라.



4월 (乙巳)

촛불이 두 개다. 뭐가 또 나올지 알 수가 없다. 정치는 온통 대선에 여념이 없고, 금리인상으로 서민들은 부담이 크다. 이자가 높아 집을 팔려고 하지만, 팔리지 않는다. 대출 안고 집 사놓고 보니 시집간 딸이 시집에서 쫓겨 오듯 어쩐지 마음이 불안하다. 이럴 때는 기다리는 게 최고다. 마음이 급하다고 감나무에 올라가지 말자. 가지 찢어지고 땅에 떨어져 몸 다친다.



5월 (丙午)

강남 재건축이 들썩인다. 그러나 김빠진 맥주가 되어 거품은 일어나지 않는다. 강남에 큰 건물이 들어선다고 야단법석이지만, 3일을 넘기지 못하고 시들어진다. 아파트 신규분양은 잘 되어 불길이 일어나지만, 정부에서는 물이 없어 불을 끄지 못한다. 치맛바람도 일어난다. 이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사람은 여자 바람난 줄 모르고, 월급봉투에 선물 얹어 바치는 남자다.



6월 (丁未)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인천 등 광역시 부동산이 초친 새우다. 거래는 없고, 지었다하면 미분양이다. 미분양 아파트에 온갖 혜택을 다 주지만 발길은 뜸하다. 아파트 분양은 바람이 워낙 약해 번지지를 못한 채 망한 회사들도 수두룩해진다. 분양받아 놓은 아파트는 어찌해야 할까? 좋을 때는 손가락 걸고 맹세했겠지? 그러나 마음이 변했으니 여름이 겨울이다.



7월 (戊申)

땅을 사서 수도권 외곽지역이나 광역시 부근에 물류창고나 공장 등 큰 건물을 짓는 게 유행이다. 기존주택시장도 다시 힘을 내어 일어나기를 시도하지만, 역부족이다. 안 팔렸던 작은 집들은 거래가 시작되고, 토지시장은 계속 거래가 원활해진다. 뙤약볕의 조화일까? 인생은 자신이 원하는 만큼 행복해진다. 무쇠, 철근, 돌, 고물 장사가 잘 되는 세상이고, 이런 걸 수출. 수입하는 회사가 돈을 번다.



8월 (己酉)

날씨가 더워 흙이 탄다. 외화는 빠져 나가고 기존주택시장과 신규분양시장은 머뭇거리기를 반복한다. 내 집 마련이나 갭투자는 기회일 수도 있다. 단독주택의 거래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왕 사려거든 대지 넓은 땅을 사자. 엉덩이 큰 마누라와 같이 사는 남자는 땅을 사도 큰 땅을 사고, 작은 여자와 사는 남자는 꼭 작은 땅만 사더라. 당신은?



9월 (庚戌)

미국 금리인상으로 한국경제가 갈수록 어렵다. 부동산시장이 흐지부지해서 경제성장률도 축 처져 있다. 미국. 일본. 중국 등 대외관계도 매끄럽지 못하고, 성장동력도 보이지 않는다. 국민들은 살기가 힘들어도 정치권은 계속 쌈박질이다. 어머니는 신발을 살 때 한 치수 큰 것을 사고, 며느리는 딱 맞는 것을 사는 모양새다. 어머니는 값을 따지고 며느리는 상표를 따진다. 국회는 며느리다.



10월 (辛亥)

가을 분양시장이 성황리에 움직인다. 입지가 좋은 곳은 비율이 세고, 입지가 나쁜 곳은 역시 미분양이다. 경기 서남부 중 화성과 평택에 사람이 몰리고, 부산과 대구, 광주의 부동산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부동산을 살 때에는 당신이 어머니가 되어라. 어머니는 재래시장을 좋아하시고, 며느리는 백화점을 좋아한다. 어머니는 흙이 묻은 파를 사고, 며느리는 다듬어 놓은 시금치를 산다.



11월 (壬子)

물이 얼기 시작하고, 월동준비가 한창이다. 일찍 오는 겨울 때문에 부동산시장도 시골 파장 모습이다. 일 년 내내 정치권은 요란하고 경제는 잠잠하다. 금년은 아무것도 남는 게 없고, 평생 원수요, 평생 내편인 마누라만 초라하게 서있다. 보이지도 않고, 만져지지도 않는 삶이라는 무게는 왜 이다지도 무거운가? 그래도 내일이라는 희망이 있기 때문에 우리들은 또 일어서겠지.



12월 (癸丑)

주택시장. 상가 등 수익성 시장. 토지시장은 나름대로 거래가 있고, 반짝 경기가 연말을 장식한다. 일 년 내내 꽃밭에 앉을 때는 무거운 줄 몰랐고, 폭풍우가 몰아칠 때는 쓰러질 뻔 했으나 또 1년을 무사히 보냄에 감사를 드린다. 인생에서 가장 확실하지 않은 게 성공이라 했던가? 그러나 별다른 성공 없이 다시 오지 않을 정유년을 보내고, 새로 올 무술년을 맞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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