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상승폭이 점점 줄어들고 일부 지방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나타나면서 저렴하게 내집 마련을 하거나 소액 투자를 위해 부동산경매를 공부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불과 15여년 전만해도 소수의 사람들의 전유물이었던 부동산경매가 최소한 자신의 전세금, 보증금 등 자산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부동산경매를 공부하자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매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 만큼 대중화가 되었지만 아직도 ‘부동산 경매’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긍정적인 이미지 보다, 부정적인 이미지들이 먼저 연상되나 보다. 아마도 TV드라마에서 험악해 보이는 사람들이 강제로 집에 들어와 힘없고 나약한 주인공 가족들을 거칠게 다루고 죄인인양 대하는 모습을 보고 그런게 아닌가 싶다.
이것은 마치 얼마전까지 할리우드 영화에서 대한민국에 대한 이미지를 동남아시아와 같은 농업국가 이미지나, 북한 이미지로만 왜곡시키고, 다이내믹하고 산업화된 대한민국의 전체적인 모습은 보여주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경매라고 하면, ‘빨간 딱지’나 불쌍하게 ‘쫓겨나는 가족’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낙찰자를 뱃속이 시커먼 사람들로 치부하기 십상이다. 과연 그럴까?
그러나 그것은 한쪽 면만 생각해서 그렇다. 빌린 사람이 있으면 빌려준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은행이나 금융기관이 돈을 빌려준 채권자인 경우 그 돈이 전부 우리의 예금이고 이자이다. 또 개인적으로 돈을 빌려주고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빌려준 사람들이 모두 돈이 남아돌아서 누군가에게 돈을 빌려준 것은 아니다. 돈을 빌려주고 받지 못한 사람들 역시 어지간히 속 태우고 걱정할 것이다. ‘앉아서 빌려주고 서서 받는다’는 말이 그냥 나온 말은 아니다. 돈은 누구에게나 소중하고 필요하다. 제때에 제대로 받지 못하면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채권자나 채무자는 그렇다 치자. 그렇다면 세입자는 아무런 상관이 없을까? 경매 또한 적법한 절차에 의해 진행되기 때문에 이것을 인위적으로 막을 수는 없다. 시간이 지연되면 지연될수록 다른 채권자뿐만 아니라 세입자가 보증금을 받는 시기도 늦어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인천에 시세가 1억 원인 집에 근저당(대출)이 4천만원 설정되어 있고, 후순위로 세입자가 전세 5천만 원에 살고 있다고 하자. 집주인이 은행에서 대출받은 4천만 원의 이자를 갚지 못해 집이 경매로 나왔다. 그런데 이를 아무도 낙찰 받지 않으면 집의 가격은 계속 떨어지게 된다. 두 번 유찰될 경우 4,900만 원까지 떨어지는데, 이렇게 유찰이 계속된다면 결국 임차인(세입자)이나 소유자가 받아 갈 돈이 없어지거나 아주 적어진다.
만약 이 물건을 낙찰자가 약 9천만 원 선에서 낙찰을 받았다고 하자. 그러면 은행이 4천만 원을 가져가고도 세입자도 임차보증금 대부분을 배당받을 수 있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가 살고 있는 집이 경매로 나왔다면 소유자나 임차인은 좀 더 적극적으로 입찰자에게 물건과 관련된 정보를 주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
물론 단순히 산술적인 수치로 그들이 느끼는 심리적인 고통이나 불안감을 대신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음이 있으면 양이 있듯이 양이 있으면 음도 있는 법이다. 필자도 쫓겨나는 세입자의 처지에서 경매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필자가 낙찰을 받고 명도를 할 때도 항상 진심을 담아 가족을 대하듯 하고 있다.
어차피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풀어갈 일이다.
낙찰 받았다고 해서 상대방의 상황과 입장을 듣지도 않고 무조건 법을 운운하며 갑질을 하는 건물주의 행세를 하기 보단 그 동안 경매로 고통을 받았을 점유자에게 진심을 다하고 얘기하다보면 반드시 합의점은 찾게 되어 있다.
최근 필자가 운영하는 카페 회원님들을 상대로 몇 건의 명도 상담을 하면서 예전에 상담을 했던 피드백 자료를 검토하다가 이런 메일을 보고 나도 모르게 입가에 웃음이 번졌다.
‘높아진 하늘을 보니 눈이 부셔서 두 눈을 꼬옥 감았습니다.
어쩌면 명도를 하면서 느꼈던 스스로에 대한 부끄러운 마음을 숨기고 싶은 마음이기도 합니다.
“어머니의 마음”으로 명도 하라고 조언해 주셨던 상담을 하고 집을 방문을 했을때 며칠이 지난듯한 김치찌개 냄비가 보였습니다. 군대 제대 후 혼자서 생활하고 있는 소유자 아들을 보고 밑반찬을 2~3가지씩 만들어서 세 차례 방문했었습니다. 소유주는 원주에 있어서 전화통화를 하면 이사비 300만원을 요구하시더니 첫 대면에서 반찬을 만들어다 준 것을 아시고 “놀랐다”고 하시네요. 우리가 먹을려고 하는 반찬에 양을 조금 늘려서 했을뿐이였는데...
이사비 60만원에(공용 관리비 10만원 포함) 명도를 잘 마쳤습니다. 이사 가면서 정수기,쇼파,애들 장농을 주고 가시네요.
“일을 저지르기 전에 항상 조언을 받아라”
북극성주님 입장에서는 힘드신 일인데 북극성원을 먼저 생각해 주시는 마음이 진실로 고맙습니다. 제 짧은 생각으로 내용증명을 보냈었다면 열쇄를 건네 주시며 웃는 얼굴을 영영 보지 못했을거예요. 저같은 병아리들이 하는 엉뚱한 질문에도 성심껏 답변해 주시는 모습에서 질문을 해야 될지? 말아야 될지? 의 갈등없이 언제든지 답답한 마음을 풀어줄수 있는 북극성주님이 계셔서 든든합니다.’
어떤 일이든 진심을 담아 최선을 다하다보면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와 인연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