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대책이후 주춤거리던 부동산시장이 제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사람이나 부동산이나 스스로 일어나려고 노력을 하면 언젠가는 일어나게 돼있다. 부동산시장은 정부에서 깊게 간섭하지 않고 물 흐르듯, 흐르는 대로 놔두면 시장경제원리를 따라 움직이더라.
봄 분양시장은 되는 곳은 펄펄 끓고, 안 되는 곳은 냉탕이다. 서울 고덕과 평택 고덕은 청약비율이 수 십대1을 넘었다. 고덕은 이름이 좋은가? 가끔 성명을 감정해달라는 사람은 많지만, 글쎄 이름 좋다고 부자로 사는 사람은 없더라.
서울의 암사동, 수원의 광교, 경산, 창원, 부산에 이르기까지 웃음꽃이 핀 곳도 많고, 제주, 경기 양주, 해남, 옥천 등 울고 있는 곳도 많다. 단 한 가구도 청약이 없는 아파트 단지도 있다니 그런 곳은 어찌해야 할까?
용산, 마포, 성동 등 강북권의 기존주택시장은 제법 활황이고, 인천, 시흥, 안산, 수원, 평택, 서산, 당진 등 서해안은 서해안복선전철 호재로 인해 인파가 북적인다. 당신이 사는 곳은 어디인가? 아파트 안 팔리는 곳이겠지.
원래 부동산이란 다른 곳은 잘 되고 있음에도 내가 사는 곳은 안 되더라. 재수 없는 사람은 이사를 가도 꼭 안 팔리고, 값 내리는 곳만 찾아다니거든, 복 있는 사람은 이사 가는 곳마다 값이 오르고,
따라서 양극화가 가장 심한 곳이 부동산시장이다. 옛날 선거 때는 한강개발과 재건축, 뉴타운도 나오고, 둥둥섬도 나오더니 요즘 선거는 임대주택 말만 나온다. 공공임대, 장기임대, 지원임대, 신혼부부임대 등 종류도 많다.
주택보급률은 110%인데 집 없는 사람은 아직도 많다. 자가 점유율이 56%라면 남의 집에서 사는 사람들이 44%라는 셈인데 이 주택 통계는 묘하고 아리송하여 언제나 남고 모자라다. 전국 빈집은 100만 채를 넘었는데,
내린다고 했던 전셋값은 또 오르고 있다. 강남 4구 재건축 이주가 1만5,578가구 쏟아지는 바람에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5-7월까지 전국 입주물량이 8만7천 가구인데 이게 대부분 강남 전세이주와는 상관이 없는 곳에 있어 있으나마나다.
기존주택시장은 전반적으로 거래가 줄며 위축되는 모습이다. 트럼프의 저금리 선호와 대선이 맞물려 있음도 문제지만, 대출금리 인상을 두고 소비자들의 적극적 참여가 없는 셈이다.
그러나 토지시장은 의외로 활황이다. LH에서 분양하는 점포주택용지, 금융기관이나 지자체에서 공매로 파는 주택용지, 토지수용을 한 후 공급하는 환지 등은 청약비율이 의외로 높다.
화성과 평택의 토지도 거래가 원활하다. 화성과 평택의 토지가 거래되는 이유는 산업단지가 많아서다. 화성을 가득 채운 산업단지와 공장은 이미 평택항까지 내려오고 있다. 평택호를 가로 지르는 육교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 평택의 웅장함이 돋보인다.
대선이 코앞이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부동산시장은 어떻게 돌아갈까? 임대주택 짓겠다는 말은 많아도 집 가진 사람과 땅 가진 사람 부자 되게 해주겠다는 말은 어디에도 없다. 부자는 고사하고 더 빼앗기지는 않아야 한 텐데,
서민들은 봄철 이사하기에 바쁘다. 새 아파트에 입주하면 왜 살 것이 그리 많으냐? 하나 바꾸면 또 바꿔야 하고, 저것 바꾸면 구색이 맞지 않아 이것도 바꿔야 하니 돈은 없고 죽을 지경이다. 이사할 땐 살림만 바꾸지 말고, 사람도 좀 바꾸면 안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