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하는 것과 빌리는 것은 효용의 차이에서 선택되며, 과도기에는 모두 혼재되어 있기 마련이다. 이제는 빌려주기 위해 소유한다.
- 소유에서 거주
최근 몇 년간의 아파트가격 추이를 보면, 하향안정화 속에서 소폭 상승한 정도의 수준이다. 언제, 어디를 가나,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공급 희소지역은 있다. 그리고 저금리 기조 상황에서 실수요자는 주택을 매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지만, 과거 같은 매매차익이 높은 지역은 크게 줄었다. 분양권 시장의 열기도 밀물처럼 들어왔다가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곳이 대부분이다.
최근 1년 사이에 공급초과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서울과 부산의 아파트가격이 10%가 올랐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나머지 도시들은 미분양이 많아 양극화현상도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행여나 이런 분위기에 투자자들이 또다시 막차를 타지는 않을까 걱정된다.
이처럼 주택 공급초과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계속 공급되는 이유는 주택이 부족한 지역을 제외하고는 아파트 개발주체가 몇 년 전부터 개발을 추진 중이었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공급이 많다고 어렵게 추진된 사업을 접을 수는 없기 때문에 주택시장에 빨간 불이 들어오더라도 어느 정도는 계속 공급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주택수요 측면에서는 ‘소유’에서 ‘거주’의 개념으로 주택에 대한 패러다임이 변화되고 있다. 즉, 과거에는 남의 집살이에 대한 설움을 겪지 않고, 집값 상승으로 큰 돈도 벌겠다는 생각에 아끼고 아껴 내 집 한 채는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 하지만 지금은 앞으로 집의 시세차익이 크지 않다는 인식과 소유는 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여건과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집에서 거주하는 개념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주택매매 심리가 살아나지 않음에 따라, 임차수요는 증가하게 된다. 또한 이 임차수요는 매매 능력이 있는 수요이기 때문에 월세보다는 부담이 적은 전세를 선호하게 된다.
따라서 전세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나, 공급은 월세중심이어서 전세가율은 더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볼 수 있다. 매매시장이 위축된 반면 전월세 거래량이 늘어난 것은, 저성장 경기와 높은 주택보급률 등 주택 수요자의 불안한 심리가 잘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런 다양한 수요변화에 맞는 공급과 서비스가 요구되고 부동산 산업의 변화도 뒤따르고 있다.
- 수요의 다양화
이런 분위기를 종합해 향후 부동산 트랜드의 변화를 조금 더 예측해 보면, 주택은 공급과잉이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붙을 것이다. 따라서 건축, 설계, 금융 등 주택공급과 관련된 업계에서는 이러한 주택공급 과잉 속에서 인기 있는 지역위주로만 사업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 따라서 비인기지역의 재개발이나 재건축 등의 공급 사업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지역에서의 투자는 신중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공급자의 입장에서는 비교적 안전한 기존 노후주택의 리모델링이나 재건축이 주택공급의 주류가 될 것이며, 신축인 경우에도 다양화되고 차별화된 주택공급만이 살아남을 것이라 예측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경매시장을 예측함에 있어서도 월세를 기피하는 전세수요가 정상적인 매물보다는 상대적으로 가격부담이 적은 경매를 이용한 매입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도 예측할 수 있다. 또한, 전세수요는 주택 매매수요 정도의 자금력이 있기 때문에 거주목적의 실수요가 대부분일 것이라 예측할 수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