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의 변화 속에서, 주의 깊게 봐야 할 부분은 주택 매매 실수요 자체의 감소와 임대주택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 지금은 임대주택 시장의 급성장 과도기
고령인구도 일본에 비해 10년 정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며, 1•2인 가구의 증가 속도는 상당히 빠른 편이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향후 임대주택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될 것이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이를 대변하듯, 임대주택 시장 내에서도 2010년에 이미 월세비율이 전세비율을 초과했다.
이는 2010년을 기점으로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는 과도기라고 볼 수 있으며, 2015년 이후 전세품귀와 전세가율 급등현상이 뒤따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 되면, 월세물량의 증가로 인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이율도 하향 안정화가 되어, 낮은 월세 부담감으로 전세수요가 월세수요로 전환하는 속도도 빨라지게 되는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전세가격과 전세가율도 동반하여 하락하리라 예측할 수도 있으며, 현재 유행하고 있는 소위 '갭(GAP) 투자' 방식에 주의보가 내려질 것이다.
임대주택 공급측면에서는 이렇게 급증하는 임차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또한 정작 필요한 임대주택은 분양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임대주택 사업자는 장기적으로 큰 자금이 묶여 있어야 하고, 공실위험과 관리부담도 크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임대주택 시장은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이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현상만이 아니다. 조금 시야를 돌려 일본으로 건너가 보자.
- 일본의 임대주택 시장의 성장 배경
국내 주택시장을 얘기할 때, 일본얘기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은 국내 부동산관련 경기지표가 일본의 2~30년 전과 유사하게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이 1990년대 부동산 버블로 인해 부동산이 침체되면서 생겨나는 일본 부동산 동향이 2010년대 우리나라 사정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과거의 일본 상황을 잘 참고하여 시행착오의 반복을 피하고 좋은 방안은 도입해서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1990년대 일본은 지가가 절반 가까이 폭락했다. 반면에 주택임대료는 오히려 올라가고 있었다. 이런 현상은 주택건설업자들이 저가에 토지를 매입하고 주택을 지어 매각하거나 직접 임대를 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 되는 것이다. 또한 건설업자들은 매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통으로 다시 빌려서 재임대를 하는 이른바, ‘서브리스 Sub-lease’ 또는 ‘마스터리스 Master-lease’라는 사업 형태로 임대사업을 했다. 공실이 거의 없을 정도로 임대시장이 좋아 사업의 위험도가 낮고, 임대수요와 임대료에 대한 수익성이 충분했기 때문이다.
이 때, 재임대하는 업자들은 ‘전체 임대수입의 80~90%’라는 임대료 수준과 ‘30년 장기 임대’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기 때문에 임대주택 소유주 입장에서는 향후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는 서브리스 방식을 고려해볼 만 했던 것이다.
지금은 일본도 임대시장이 좋지 않아, 장기로 보장한 조건이 재임대하는 업자들의 손실로 이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사업구조를 계기로 일본의 임대주택 관련사업은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지원과 함께 임대관리뿐만 아니라, 중개, 이사, 청소 등의 주택임대 관련 산업의 급성장으로 대규모 종합부동산회사로 성장하는 데 발판이 된 것은 사실이다. 지금은 일본사례 등을 통해 앞으로의 우리나라 주택시장의 추이를 잘 해석하는 시간이 필요한 시점이다.
- 국내 임대주택 시장의 현실과 주택을 대하는 관점의 변화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우리나라는 주택임대관리 제도의 도입과 다양한 지원을 대안으로 적용하게 되었다. 그리고 ‘뉴스테이’ 사업을 대량 임대주택 공급의 대안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중산층의 전•월세 시장의 안정화와 주거의 질을 개선하는 데 목적이 있으며, 지금은 세제혜택과 다양한 지원정책으로 건설사들과 금융사들이 참여속도를 높이고 있다. 또한 행복주택, 기숙사형 등의 임대주택 공급도 증가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임대주택 상품과 함께 다양한 형태의 임대주택 공급도 추진될 전망이다.
이처럼 부동산과 관련된 지표의 변화추이를 종합해 보면, 부동산 트랜드의 변화가 너무나 뚜렷하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지금은 과거 고성장 시대에 누가하든 부동산 투자로 돈을 버는 시대가 아니다. 주택시장은 지금 큰 흐름에서 과도기에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오늘과 내일 당장이 보이지 않고, 1년 뒤, 2년 뒤가 크게 바뀌지 않았다고 무시해서는 안 된다. 앞으로는 아파트에 투자해서 손해 봤다는 사람도 여럿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자본시장은 완전경쟁시장이 아니다. 합리적인 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의 개입이 있고, 틈새도 나오고 하는 것이다. 이런 변화 속에서 필요한 임대주택은 1•2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단기거주가 아닌, '장기거주용 임대주택'이다. 따라서 원룸과 아파트의 중간 성격의 임대주택 공급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지표들이 부동산 트랜드에 대한 핵심적인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근본적인 이정표이며, 주택시장 변화의 과도기에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아파트의 수급조절과 수요에 맞는 다양화가 절실한 시기이며, 수요자도 이에 대응해야 할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주택투자의 목적 그리고 집을 보는 관점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