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33세의 박서방은 3년 전에 결혼했고, 직장은 강남에 있다. 결혼 당시 처갓집과 부모님의 도움으로 마포에서 3억5천 전세를 살고 있으나, 곧 태어날 아기를 생각하면 집을 사야 할 처지다. 그러나 돈줄이 짧아 걱정이 태산이다.
박서방처럼 신혼부부가 3억 재산이 있다면 형편이 좋은 편이다. 그보다 못한 월세살이나 반전세도 수없이 많으니까, 2년 전부터 서울의 집값은 야금야금 올라 지금은 3.3㎡당 평균 2,000만 원이다. 2014. 1월에는 1,625만 원이었는데~
박서방이 집을 사려면 3-4억 대출을 받아야 한다. 박서방은 생각이 깊은 젊은이다. 과연 많은 빚을 짊어지고 집을 사야 하는가, 그리고 꼭 서울에다 사야 하는가? 그는 수원, 용인, 평택을 순차적으로 둘러봤다.
결론은 평택으로 결정했다. 평택에서 중형 아파트는 2억 중반이다. 전철, 광역교통, 고속철도가 모두 갖춰진 곳이 평택이기 때문이다. 간혹 승용차를 이용하더라도 1시간 반 거리여서 무리한 시간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박서방에게는 또 다른 목적이 있다. 2억 중반 대에 집을 사면 1억 초반 대의 돈이 남기 때문에 그 돈과 주택대출 1억을 받아 약 2억 초반 대의 돈으로 평택의 개발예정지 땅을 사두기로 했다. 박서방은 집도 사고, 땅도 사게 된 것이다.
“장모님, 저희들 한 달 후에는 평택으로 이사합니다.”
“멀어서 어쩌려고?”
“괜찮습니다. 서울 전세금으로 평택에서 집도 사고, 땅도 사기로 했습니다.”
“땅까지? 알았네, 이사 때 올라감세”
요즘 박서방은 희희낙락이다.
수도권은 작년이나 지금이나 집값이 그대로 있지만, 서울의 웬만한 지역은 거의 다 올랐다. 서울의 집값이 오르는 이유는 유동성이 풍부해서 놀고 있는 돈이 많아 재개발이나 재건축을 보는 투자가 늘어나기 때문이라는 말씀을 드렸다.
부동산은 재산이다. 재산을 늘리는 일이라면 뭐든지 해야 하는 세상이다. 그래서 이 세상에는 많고 많은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람들은 저마다 재산을 갖고 있는 것이다. 갈 때는 모두 버릴지라도 살아 있는 한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게 재산 아니던가.
노후에도 많은 재산을 가지고 행복하게 사는 부자가 있는가하면 복지관 앞에서 식사를 기다리는 노인도 있다. 이게 바로 분복(주어진 각자의 복)대로 사는 것이다. 그래서 복 중에서도 가장 큰 복이 돈 복과 부부 복이리라.
사람은 재물 복을 잘 타고남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는 인격도 우수해야 한다. 재물은 외부에서 내게로 오는 복이고, 인격은 스스로 닦고 수양해야 하는 복이다. 인격은 배려와 정직과 근면, 그리고 책임감이 강해야 갖출 수 있다.
아쉽거나 필요할 때에는 무릎이라도 꿇고 사정하다가 일이 해결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뒤돌아서는 간사한 사람, 항시 두 마음을 품고 저울질을 하는 이중성격자, 나쁜 친구의 잘못을 두둔하는 사람, 물러날 때를 모르는 정치인 등은 나쁜 사람들이다. 여러분들은 다 좋은 사람임을 믿는다.
재물은 지정된 임자가 없다. 새로운 주인을 찾아 항시 흘러 다니는데 인격이 좋은 사람에게로 흘러간다. 그러다 어느 사람과 인연이 다하면 또 다른 주인을 찾아 흘러가고, 사랑도 흩어지게 된다. 지금 박서방은 임도 보고 뽕도 따기 위해 뽕밭이 많은 곳으로 가고 있다.
옛날 처녀 총각들이 서로 보고 싶을 때는 뽕밭을 즐겨 찾았다. 새벽부터 처녀가 뽕밭에 나가 뽕을 따면 총각이 짊어지고 와야 하는데 그럴 때 서로 들어주고 밀어주는 정이 오고 갔었다. 서로 손길이라도 닿으면 찡했겠지.
당신은 지금 인생 100세라는 큰 바다를 항해하고 있다. 큰 바다를 항해하려면 큰 배가 있어야 한다. 큰 배를 준비하려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는 남은 인생이 마지막 5분이라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
재물과 인격, 당신은 이 두 가지를 다 갖추는 사람이 되시라. 도종완 시인의 글처럼 흔들리지 않고 사는 사람이 있으랴. 우리들은 누구나 흔들리며 살고 있다. 흔들리더라도 90도에서 포기하지 말고 100도에서 끓는 사람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