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판단력 부족, 이혼은 인내력 부족, 재혼은 기억력부족이라는 말이 있다. 부동산투자도 판단력과 인내력과 기억력이 있어야 한다. 불과 한 달 전에는 서울 집값이 내린다고 하다가 지금은 오른다고 하니 어느 말이 맞는지 알 수가 없다.
언제부터인지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은 서울 집값이 주도하고 있다. 서울 빼놓고 여타 지방 부동산값은 있으나마나다. 특히 강남재건축 아파트값은 부동산시장의 바로미터다. 강남에 작은 아파트 한 채라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기분이 좋으리라.
오르고 내림폭도 강남은 ‘억’이다. 그 외 지방은 ‘백’이다. 서울 외 지역에선 천만 원만 올라도 투기과열지구로 편입될 처지다. 인구는 5천만인데 강남은 좁아 보통사람들 강남에 집 한 채 갖기는 이미 물 건너갔다.
요즘 강남은 대박이다.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는 50층으로 재건축할 수 있고, 반포 재건축 시공사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해가 뜨면 ‘쨍‘하고, 달이 뜨면 신라의 달밤이다. 능력 있거든 강남에 집사놓고 노래 한 곡 불러보자. 강남 달을 부르든지, 신라의 달밤을 부르든지~
서울의 신규청약은 하는 곳마다 몇 백대 1이다. 지방은 분양해봤자 0이다. 서울의 신규청약현장은 줄로 서야 하고, 지방의 분양현장은 분양대행사 직원들만 왔다 갔다 할 뿐, 분양받는 사람은 없다. 그야말로 ‘쪽박’이다.
남양주. 용인. 고양. 평택. 화성. 안성. 파주. 김포. 김천. 홍성. 예산. 제주도 등 전 지역의 분양이 모두들 개점휴업이다. 미분양도 넘치는데 신규분양이 될 리가 있겠는가. 세상이 고르지 못함은 아파트 분양현장도 마찬가지다.
이럴 때 헷갈리는 사람은 다주택자들이다. 세금 어쩌고 해도 보유하는 쪽이 좋을 것 같기도 하고, 어찌 계산하면 파는 쪽이 좋을 것 같기도 해서 하루에도 마음이 몇 번씩 변한다. 마음 약해서 팔거나 보유하는 일이 없도록 하되, 형편에 따라 팔거나 보유하자.
부동산은 능력이다. 부동산 때문에 부동산으로 돈 벌고, 부동산 때문에 부동산으로 손해 보는 법이다. 영양가 없는 집 여러 채, 소액 계약금만 걸려있는 분양권 여러 개, 원룸이나 오피스텔 여러 개는 가시만 있는 생선 같은 것이다.
어느 누구는 대출 받아 집 사려고 몇 년 동안 계획하고 있었더니 대출액이 줄어드는 바람에 집을 사지 못하고, 전세로 눌러 앉는다고 하더라. 복 없는 사람은 그래서 ‘계란에도 유골(有骨)’이라 하지 않던가.
대출받아 집 사려거든 신중을 기하자.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고, 또 오를 예정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연내 기준금리를 한 번 더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한국은행도 금리인상 가능성을 직, 간접적으로 표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집값이 오르지 못하도록 정책적으로 막고 있고, 다른 나라들은 집값이 올라 난리들이다. 저금리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차이나머니가 부동산으로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 베이징. 상하이도 그렇지만, 샌프란시스코. 벤쿠버. 몬트리올. 뉴욕 등 북미지역도 그렇다.
집값은 세계적으로 대부분 오르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오르지 못하도록 막고 있으면 어찌해야 할까? 집값이 오르는 곳은 따라서 땅값도 오른다. 이럴 때 고수들은 한 발 물러나서 매수타임을 저울질하거나 규제책이 없는 토지에 투자를 한다.
그러나 토지는 용도지역이 세분화 돼있고 계급이 다양해서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집처럼 팔고 싶을 때 팔기도 어려워 투자기간에 여유를 가져야 하되, 5-10년의 인플레를 업고 이익극대화를 기다려야 한다.
지목이 창고용지, 공장용지, 잡종지, 묘지 등 대지와 비슷한 땅은 이미 값이 올라 있고, 사기도 힘들다. 투자로 선호하는 땅은 논밭일지라도 계획관리지역이나 생산관리, 보전관리, 자연녹지, 생산녹지 등 땅이지만, 근본은 거의 논과 밭이기 때문에 값이 싼 농림지역의 땅을 잘 선택하는 일이 투자를 잘하는 일이기도 하다.
지금 ‘쪽박’을 피해 토지시장으로 들어오고 있는 돈은 서민들 쌈짓돈으로서 1-2억 투자와 2-3억 투자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그런 소액의 토지는 매물이 나오자마자 서로 사려고 줄서기를 하고 있다. 1-2억짜리 토지시장도 ‘대박’이다.
토지투자를 생각하는 당신에게 부탁드린다. 최하 5년 이상을 보되, 앞으로 치솟을 인플레를 대비한다는 마음으로 개발이 있는 곳의 땅을 사도록 하자. 통장에 있는 돈 땅에 묻어 놓는다는 마음으로 투자하면 머지않아 ‘대박’을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
상가시장을 두드리는 돈은 3-5억이 많다. 이 돈으로 상가를 사서 매월 월세를 받고 나중에 팔 때 시세가 올라주기를 원하는 마음은 누구나 같으리라. 그러나 내 맘대로 안 되는 게 부동산이기도 하다. 장사가 안 돼 월세도 못 받고, 밑지고 파는 상가가 80%다. ‘쪽박’은 80%, ‘대박’은 10%에 불과하고, 나머지 10%는 본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