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일생 동안 단 한 번도 부동산을 가져보지 못하고 죽은 사람도 있다. 저승사자가 “너는 이승에 있을 때 왜 한 번도 부동산을 가져본 일이 없느냐?”고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나는 모든 부동산을 마누라 명의로 해두었습니다.” 또는 “나는 있는 부동산 전부를 남편명의로 해두었기 때문입니다.”라고 대답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전. 월세로만 살았기에 집도 없고, 엉덩이만한 땅뙈기 근처에도 가본 적이 없습니다.”라고 대답한다면 상을 줄까? 벌을 줄까?
상을 줄지, 벌을 줄지는 필자가 이 담에 저 세상에 갔다 와서 말할 일이고, 요즘은 옛날과 달라 매수인들은 매매계약 때부터 부부간에 눈치작전이 벌어지는데 싸움까지 하는 부부도 있음이 사실이다. 서로 자신의 명의로 사기 위해서,
가격흥정이 끝나면 매수인과 매도인은 공인중개사에게 신분증을 제시하고, 개인신용정보동의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매수인 측 부부는 당신 명의로 사라는 말도 할 수 없고, 내 명의로 사겠다고 말할 수 없음인지 서로 눈치를 살피며 갑자기 묵묵부답이 된다.
답답한 중개사왈, “남편 분 명의로 할까요? 사모님 명의로 할까요?” 부부는 계속 말이 없이 눈치만 힐끗 살핀다. “잠깐 밖에 나가서 의논 좀 하고 올께요.” 남편이 처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는데 잠시 후 싸움 소리가 들리는 부부도 있다.
서로 자기 명의로 하겠다고 우기다가 그대로 차를 몰고 집으로 가버리는 부부도 있다. 사이가 좋은 부부는 서로 당신명의로 하라고 하지만, 대부분의 부부들은 자신의 명의로 부동산을 사고자 한다. 혹시 이혼이라도 하게 되면 재산을 가진 사람이 유리하기 때문에,
부부간에 쉽게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중개사는 얼른 부부공동명의를 제시하고 계약을 진행하고자 한다. “세금도 절약하기 위해서 부부공동명의로 하시죠?” 어떤 세금이 얼마나 절약되느냐고 묻는다. 이걸 조목조목 잘 대줘야 한다.
첫째는 취득세다.
취득세는 지방세로서 소유권이전등기를 할 때 내는 세금이다. 취득세 속에도 다른 작은 세금이 들어 있으나 그냥 취득세로 통일해서 법무사를 통해 대리 납부한다. 취득세는 건물. 상가. 토지 등 부동산에 따라 다르고 매매가격에 따라 다르기에 공동명의로 하려면 처음부터 하는 게 유리하다.
취득세는 매매가격의 1.6%에서 4.6%까지 다양하기 때문에 10억짜리 땅은 4천만 원 이상이 될 수 있어 이런 돈을 예상하지 않고 부동산을 샀다가 등기 치는 날, 돈이 부족하여 돈을 빌리러 다니는 사람도 있다. 필자도 500만 원, 1천만 원 등 여러 번 돈을 꾸어준 일이 있다.
둘째는 등기비용이다.
등기비용은 법무사 수수료인데 이 돈을 아끼기 위해 셀프등기를 하다가 당일 처리하지 못해 애를 태우는 사람도 있다. 법무사 수수료는 대개 몇 만 원에서 20-30만 원이기 때문에 크게 부담이 되는 돈이 아니다.
셋째는 처음 남편 명의로 샀다가 몇 년 후 절반을 처 명의로 때어 줄 때 내는 취득세나 등기비용이다.
6억 이하는 부부간 기초공제액에 해당이 되어 증여세는 내지 않을지라도 취득세나 등기비용은 처가 내야 한다. 부부공동명의로 부동산을 살 때에는 처음부터 공동명의로 사야지, 나중에 때어주게 되면 이중으로 세금을 부담하게 된다.
넷째는 재산세다.
남편 단독명의일 때 재산세가 200만 원이라면 부부공동명의일 때는 각 100만 원씩으로 단독명의나 공동명의나 세금은 증감되지 않는다.
다섯째는 종합부동산세다.
1주택은 9억 이상이기 때문에 10억짜리 집이 남편 단독명의라면 세금을 내야하지만, 부부 공동명의일 때는 두 사람으로 나눠버리기 때문에 5억씩이 되어 과세대상이 되지 않는다. 공동명의가 유리하다.
여섯째는 양도소득세다.
1주택자는 9억 초과금액에 대해서는 세금을 낸다. 부부공동명의라면 소득과표가 줄어 금액이 줄어들게 된다. 또 1인당 250만 원의 장기보유기초공제액이 있고, 토지는 매년 3%씩 10면이면 30%의 장기 보유 공제를 받을 수 있으며, 개인별 기초공제액도 받을 수 있어 공동명의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일곱째는 상가나 토지를 부부공동명의로사면 다르다.
취득세나 등기비용은 단독명의로 사나 공동명의로 사나 같지만, 양도소득세는 개인별 과표로 따지기 때문에 과표가 나누어져 공동명의가 유리하다. 상가를 공동명의로 사서 처가 임대사업자로 등록이 되면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이 박탈된다. 토지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는 80억 원 이상이 부과기준이기 때문에 염려할 일은 아니다.
이상과 같이 중개사는 일장연설을 끝내야 한다. 당신은 공동명의로 하시겠는가? 단독명의로 하시겠는가? 옛날에는 당연히 남자 명의였지만, 요즘은 여자명의가 더 많다. 여자 분들이 결정력도 더 빠르고, 더 좋은 부동산을 고른다. 남자들이여! 힘을 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