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분양시장에서 최대어로 손꼽히던 개포주공8단지(디에이치자이 개포) 분양이 연기되었다.
강남구청으로부터 분양승인을 받지 못한 것인데 왜 개포8단지가 부자들의 로또가 되었다고 하는지 그 속으로 한번 들어가보도록 하자.
로또가 된 사연
서울시 강남구 일원동 개포주공8단지(디에이치자이 개포)는 정부의 규제로 주변시세보다 낮은 분양가가 책정이 되면서 당첨만 되면 로또 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돌던 아파트이다.
그도 그럴 것이 3.3㎡당 평균분양가가 4160만원으로 주변시세가 3.3㎡당 6000만원이 넘는 것을 감안하면 당첨만 되면 주변시세 정도만 따라가도 4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이 가능하니 로또 맞다.
이런 개포주공8단지 분양이 중도금 대출 불발로 강남구청으로부터 분양승인을 받지 못해 분양일정을 1주일 정도 늦어졌다.
개포주공8단지 일반분양 물량 1690가구의 대부분이 10억원이 넘으면서 HUG(주택도시보증공사)가 9억원이 넘는 고가주택의 중도금 대출보증을 하지 않자 시공사들(현대건설.GS건설.현대엔지니어링)이 자체보증으로 계약자에게 중도금 일부를 대출하는 방안을 검토하다가 포기했다.
중도금대출이 막히면 계약자들은 분양가의 70%(계약금10%+중도금60%)를 직접 마련하여야 한다.
전용면적 63㎡만 해도 6-7억원의 현금이 필요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무엇이 문제인가
정부가 청약시장의 과열을 억제하기 위하여 일반분양가를 지나치게 누르면서 주변시세와 차이가 많이 벌어져 당첨만 되면 억 단위의 차익이 생기는 로또 상황이 되었는데 여기에 대출규제로 중도금대출이 막히면서 현금부자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부자를 위한 로또 판이 벌어졌다.
로또는 당첨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운 좋게 당첨만 되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복권으로 부자가 되고 싶은 서민들에게는 이루어질 수 없는 그래도 꿈꾸고 싶은 한 줄기 꿈이나 다름없다.
당첨가능성은 낮지만 청약을 하여 당첨만 되면 분양가격의 10%정도 계약금은 어떻게든 마련하고 중도금은 대출받아 수억 원의 수익은 확보할 수 있는 로또였기 때문에 많은 서민들이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중도금대출이 불발되면 1-2억원도 아니고 6-10억원 정도의 큰 돈을 밀어 넣을 수 있는 서민은 많지 않다. 아니 이 정도 현금동원 능력이 있는 사람은 서민이 아니라 현금부자이다.
정부의 의도는 강남 청약시장을 억제함으로써 강남 아파트 분양가 상승이 주변지역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차단하면서 과열된 강남 아파트시장도 잡겠다는 것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현금부자 그들만의 리그가 되었다.
중도금으로 청약문턱이 높아지면서 현금동원능력이 없는 서민들은 청약도전 자체를 할 수 없는 반면 현금부자들은 오히려 경쟁률이 낮아지면서 당첨가능성이 높아지게 생겼으니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돈 벌고 싶은데 억지로 못 벌게 한다고 그 욕망이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속으로 더 끓어 오른다.
규제가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는 없다. 규제만능주의는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뿐이다.
당장 원하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하여 급하게 규제를 쏟아 부으면 더 큰 부작용의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
서울은 공급을 늘릴 수 있는 과감한 인센티브 정책과 투기수요 억제, 수익 환수를 위한 패널티 정책, 투 트랙으로 적절하게 큰 틀을 잡아주고 나머지는 시장에 맡겨두어야 한다.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는 있지만 그래도 시장의 힘을 믿는 것이 왜곡으로 인한 더 많은 피해자와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