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관행혁신위원회가 박근혜 정권에서 펼쳐진 부동산 경기 부양 정책에 대해 ‘빚 내서 집 사'라는 식의 부적절한 정책이었다고 규정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스스로 과거에 했던 일에 대해 자아비판을 하는 이런 국토부의 '셀프 디스'(self disrespect)가 나온 배경과 문제점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자.
셀프디스, 어떤 내용인가
국토교통부 관행혁신위원회는 지난 11월부터 과거 부동산 정책 등을 검토한 후 29일 국토부 주요 정책에 대한 1차 권고안을 발표했다.
2013년 8.28대책과 12.3대책, 2014년 9.1대책 등 박근혜 정부 당시 규제완화 대책을 열거하면서 이미 가계부채가 급속히 늘어나 가계 소비 위축 등 부작용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부동산 매매수요 창출을 위해 빚내서 집사라는 대책을 추진한 건 부적절하다고 지적을 하면서 정권에 따라 규제 완화와 강화 대책이 번갈아 가면서 수립돼 소위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행정이라고 비판하였다.
물론 표면적인 결과만 보면 이해가 되는 부분은 있다.
2014년 1089조원이던 가계부채는 완화정책 이후 2015년 1203조으로 10.9%, 2016년 1344조원, 지난해 1451조로 급증하면서 우리 경제의 최대 뇌관이 되었다.
재건축 규제완화 역시 노후불량 주택의 효율적인 개량을 위하는 원래의 취지와 무관하게 거래활성화를 위해 일관성 없이 제도가 운영되면서 현재 강남 재건축 상승의 빌미를 제공해 주었다.
셀프 디스, 무엇이 문제인가
국토교통부는 전매제한, 청약규제, 대출규제,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등 현 정권 들어 강화한 각종 규제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는데 정치인도 아닌 정부기관이 책임지지도 못할 말을 이렇게 공식적으로 해도 될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국토부의 지난 정권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판은 부동산 정책의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부터가 틀렸다. 부동산시장 상황은 언제나 변하는 것이고 부동산 정책은 변하는 시장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적용되는 것이지 정권에 따라 규제완화와 강화의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정권성향에 맞춰서 부동산 정책이 왔다 갔다 한다고 착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박근혜 정부에서 부동산 규제를 대폭 풀어준 것은 당시 부동산 거래량 급감으로 건설 및 내수경기 침체가 되었고 집값이 떨어지면서 하우스푸어가 대량 양산이 되어 사회문제가 되는 시대적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파격적인 규제완화 정책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가장 짧은 기간에 가장 많은 규제를 풀어주면서 노무현 정부시절 집값 폭등의 빌미를 제공한 김대중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은 어떻게 설명할 것이며 김대중 정부 임기 마지막 해에는 규제강화로 선회하였다. 반 자본주의 규제라는 비판을 받는 토지공개념 3법을 만든 것은 군부 노태우 정부였고 폐지한 것은 진보 김대중 정부였다.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이 부동산정책이다.
최근 지방부동산 시장이 냉각이 되자 침체지역을 청약위축지역으로 지정하여 주택시장을 살리겠다고 하는데 이건 또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정부의 논리대로라면 서울 지방 상관없이 일괄적으로 규제를 해야지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만 규제를 하는 것은 정부의 자기 모순(矛盾)이다. 만약 주택시장이 급락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과연 현재의 규제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까?
정부의 정책이 국민들한테 제대로 먹히지 않는 이유는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책임지지 못할 말을 남발하면서 국민들의 신뢰를 잃고 내성만 키웠기 때문이다.
정부는 항상 일관성 있고 신뢰를 주는 책임 있는 말만 했으면 좋겠다. 정권은 바뀌어도 국민들한테는 동일한 하나의 대한민국 정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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