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신규분양 아파트는 분양가가 높아 갈 수가 없고, 지방의 아파트는 생활권이 아니므로 그냥 줘도 갈 수가 없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집 없이 살 수도 없는 일일 터, 지금이라도 집을 사야할까? 사게 된다면 어디에서 어떤 집을 사야할까?
지난 3-4년 동안 모두들 새집만 좋아하더니 요즘 마음이 변했는지, 기존주택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다. 진즉부터 필자는 가기 어려운 새 아파트 가지 말고, 살기 좋은 동네의 헌 아파트 사서 수리해 살라고 당부했음을 기억하시리라.
새 아파트도 3-5년 지나면 헌 것 되기는 마찬가지다. 괜히 비싸고 가기 어려운 새 아파트 기다리다가 청춘을 보내지 말고, 더 나이 들기 전에 헌 아파트라도 사놓고 보자. 그리고 사려거든 다음 몇 가지 사항을 참고하자.
1. 강남은 지역마다 다 있다.
서울에만 강남이 있는 게 아니다. 용인에도 있고, 수원에도 있고, 안성에도 있으며 평택에도 있다. 1970년 초 평당 8천 원 하던 압구정동의 호박밭과 고구마 밭이 해마다 값이 올라 지금은 작은 집 한 채에 15억 이상 20억을 호가하고 있다.
그러나 같은 규모의 집일지라도 수도권은 3억 내지 4억이다. 값이 올랐다하면 강남이요, 내렸다하면 지방이다. 강남을 잡기 위해 부동산대책을 쏟아내도 잠시 고개를 숙이다가 다시 일어서는 곳이 강남이다.
이제부터 인구가 줄어 도심회기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집을 사더라도 그 지역의 강남에 사도록 하자. 예를 들어 수원은 원천동. 우만동. 매탄동. 인계동이 강남 4구다. 반경 1키로미터 이내에 학교 12개, 종합병원 3개, 백화점 2개, 시장 6개가 있기 때문이다. 당신이 사는 곳에서도 강남을 찾아 투자하자.
2. 따라서 집은 집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입지가 중요하다.
요즘의 기존주택지는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그러나 외곽에 짓고 있는 새 아파트는 살기가 불편하다. 신도시가 생기더라도 중심상업지는 값이 월등히 비싸지 않던가. 오랜 세월 터전이 잡힌 곳의 주택은 살기도 편하지만 인심이 넉넉해서 좋다.
토지도 마찬가지다. 개발호재가 있는 곳의 반경을 따져 가까운 곳에 투자할수록 이익은 크게 된다. 신도시나 산업도시로 개발되는 땅은 대부분 논밭이기에 자신이 1번 투자자임을 잊지 말고 장기 보유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3. 아파트는 지은 지 얼마나 된 아파트가 좋을까?
기존주택시장에서 아파트를 고르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2000년 초반에 입주했거나 분양한 아파트라면 무방하다. 그때부터 전용면적에 안목치수가 적용되었고, 자재도 품질이 향상 되었다. 그 후 발코니가 확장되었음도 알아야 한다.
발코니는 확장된 집이 더 좋다. 커뮤니티 시설도 잘 둘러봐야 한다. 헬스장, 수영장이 있는 아파트라면 1등 신랑감이다. 2000년 초에 입주한 아파트는 올해 낭랑 18세다. 그런 집은 20년 이상을 더 살아야 재건축이 되기 때문에 살기 좋고, 값도 오를 수 있다.
4. 대단지 아파트를 골라라.
중소단지와 대단지 아파트는 살아본 사람이 편의성을 알게 된다. 될 수 있는 한 500세대가 넘거나, 1천 세대, 2천 세대가 되는 아파트 단지를 고르자. 단지가 클수록 조경이 우수하다. 값이 오를 땐 대단지 아파트부터 오르고, 내릴 땐 맨 나중에 내린다.
대단지 아파트에는 초등학교가 있다. 단지 안에 초등학교가 있다는 건 일단 교통문제에 부모들이 안심을 하게 된다. 저층에 살고, 단지 내에 학교가 있는 학생들이 건강하다는 연구는 이미 나온바 있다.
5. 낭랑18세라도 꼭 수리를 하자.
2000년 이후에 입주한 아파트라 해도 배관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배관에서 물이 샌다면 미리 수리한 후 입주해야 하고, 벽체나 모든 가구도 수리 또는 교환을 하는 게 원칙이다. 아파트 수리비는 차이가 많아 기준을 잡기 어렵지만, 중형 아파트를 올 수리하려면 최하 3-4천만 원이 소요된다.
인테리어 공사는 공사비의 많고 적음과 기술자의 실력에 따라 엉뚱한 차이가 날 수 있다. 믿을 수 있는 전문 업체에 부탁하고 값도 잘 쳐주는 게 좋다 . 집수리는 일생 한두 번 있는 일이므로 후회 없도록 잘 꾸며 예쁜 낭랑18세와 함께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