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팔 때 차익이 생기면 세금을 내야 하는데 이를 거래세(양도소득세 등)라 한다. 사(買)는 사람은 내 돈으로 샀을지라도 국가에 세금을 내야 하는데 이를 취득세라 한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세금을 내지 않으려면 지구를 떠나야 한다.
그런데 부동산에 대한 세금이 특히 높은 나라가 있다. 우리나라는 높은 편도 아니고 낮은 편도 아니지만, 가지 수가 많아 복잡하기 짝이 없다. 사고 팔 때 세금을 내는 일은 이해가 가지만, 가지고 있는 죄로 세금을 내는 일은 좀 억울하리라.
지난 17일 건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위는 금명간 토론회를 열고, 보유세 개편 권고안을 공개한 후 6월28일 경 전체회의에서 최종확정할 것이라 한다. 물론, 9월 정기국회절차는 남아 있다.
그렇지만, 여당은 6.13지방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으니 누구의 눈치를 볼 것도 없이 올리면 된다. 억울한 사람은 일생 못 먹고, 못 입고 돈 모아 집 사놓은 사람들이다. 집값이 오르건 내리건, 가지고 있는 죄로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가지고 있는 죄로 내는 세금을 보유세라 하고,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가 이에 해당한다. 요즘 금리도 오르고, 경기도 안 좋고, 보유세도 오를 처지에 있고 보니 앞으로 집값은 내릴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과연 그럴까?
여러 악재들이 한꺼번에 쌓이게 되면 심리적 부담을 느껴 잠시 하방압력을 받거나 구입을 미루는 일은 있을지라도 값이 크게 내리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 달랑 집 한 채 가지고 있거나, 땅뙈기 하나 가지고 있는 사람은 별 영향이 없으리라.
속이 타는 건 다주택자다. 또 값이 비싼 호화주택자다. 1년에 몇 천만 원씩 보유세를 내게 되면 이건 집이 아니라 원수다. 세금을 매기는 공시가격은 이미 올라가고 있다. 홍도가 울고 싶을 때는 오빠를 찾지만, 집 가진 거지는 누구를 찾아야 할꼬?
보유세 인상에 대출금리 상승, 하반기 입주물량 증가로 인해 앞으로 집값은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하면 심리가 위축되어 거래는 잠시 멈출 수 있다. 그러나 자고로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는 사람 있던가?
부동산시장은 현장에서 답이 나온다. 주택시장이나 토지시장, 상가시장 현장에서는 보유세가 무서워서 부동산을 사지 않겠다는 사람은 없다. 책상머리 앉아서 시장의 미래를 점치는 일은 위험하기 짝이 없고, 그래서 예측은 늘 빗나가는 것이다.
지금 부동산현장은 우왕좌왕이다. 값이 오를 때는 집 한 채에 5억도 올랐지만, 요즘처럼 거래가 끊겨 내릴 때는 2-3천이 내린다. ‘억’으로 오르고 ‘천’으로 내리는 장사는 아무나 해도 돈 버는 장사다.
앞으로도 미분양이 많은 지역이나 입주물량이 쏟아지는 지역을 제외하고는 집값은 크게 내리지 않을 것이다. 실수요자는 오르지 않을 때 사야 하므로 앞으로 2년 내에 집을 사는 게 옳으리라. 자칫 2년 후에 값은 또 올라 있을 수 있다.
자고로 부동산 보유세가 오를 때 반사효과로 값이 떨어지는 일은 없었다. 공시가격을 올려서 세금이 불어나게 하면 정부에서 그만큼 가치를 더 인정해주는 데 값이 떨어질 리가 있겠는가? 다만, 여러 규제조건이 복합적으로 반사되어 잠시 거래만 주춤할 뿐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자산은 75%가 부동산에 묶여있다. 그만큼 부동산을 사랑하는 나라다. 값이 오르건 내리건, 투자는 언제나 오늘이다. 과거는 유효기간이 지난 휴지조각에 불과하다. 사용가능한 현금적 가치는 지금이다.
부동산을 파는 시기도, 사는 시기도 시장이 고개를 숙였다고 할 때가 기회다. 앞으로 더 오르면 사겠다, 더 내리면 사겠다는 기대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람들은 내일이 오면 또다시 과거에 연연하게 된다.
부동산투자는 종목선택이 문제다. 집 투자에 자신이 없거든 땅으로 가고, 땅 투자에 자신이 없으면 수익성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요즘 땅 투자는 평택이 따끈따끈하다. 남들이 머뭇거린다고 나까지 주춤할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