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주택시장은 가두고, 묶고, 때리고, 꿰매어 뭐가 뭔지 종잡을 수가 없다. 값이 올라 재미를 본 강남의 주택은 그렇다 치더라도 병아리 눈물만큼 오른 서울 다른 지역과 수도권은 별로 덕을 본 것도 없이 톡톡히 벌을 받고 있다.
학교 다닐 때나 군대에 있을 때 벌을 받는 사람은 대개 동작이 느린 사람들이다. 지금 당신이 주택시장 침체로 벌을 받고 있다면 동작이 느린 사람이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동작이 빠른 사람은 다 팔고 빠져나갔으니까,
요즘 쓸 수 있는 부동산규제책이 다 나오다보니 ‘이젠 주택으로 재테크하기는 끝났다.’는 얘기가 인사말처럼 오고간다. 현 정부가 들어설 무렵부터 많은 투자자들은 앞으로 주택에서 재미 볼 생각 말고 어서 빠지라고 하지 않았던가.
부동산정책만큼은 노무현 정부의 재탕이 될 것이라고 했었는데 그게 사실로 다가오고 있다. 그런데 부동산정책이라는 게 당장은 효과가 없고, 다음 정부 때에 효과를 내는 것이어서 앞으로 3-4년 후가 걱정이다. 값이 내릴지? 오를지?
노태우 정부 때 집권기 내내 규제책을 폈으나 주택시장은 식지 않았고, 노무현 정부 역시 마찬가지였다. 김영삼 정부 때 부양책을 펴자 김대중 정부 때 집값이 올랐었고,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도 줄곧 값이 올랐었다.
문재인 정부 때는 집권초기부터 풍부한 유동성과 저금리로 인해 재개발. 재건축 대상 주택을 사재기 하는 바람에 정부에서도 어쩔 수 없이 지금과 같은 규제정책을 시행하고 있고, 덕분에 보유세까지 올라 세수가 늘어나게 됐다.
문제는 경제다. 문을 닫는 중소기업들이 늘어가고, 골목상권도 찬바람이 분다. 대기업들도 신규투자가 없고, 성장동력은 보이지 않는다. 지방은 미분양에 울고, 서울과 수도권은 신규청약에 웃는다. 기존주택시장은 주무시고~
그렇다면 앞으로 3-4년 후 집값은 오를까? 내릴까? 지금 사방에 말뚝을 박아놨으니 전례로 봤을 때 내린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집이 없는 사람은 2-3년 후에 집을 사는 게 맞고, 팔아야 할 사람은 지금이라도 팔아야 하지 않겠는가.
급한 사람은 팔아야 하는데 살 사람이 없으니 어떡해? 부동산매매는 죽 쑤어 식을 동안이 어렵기 때문에 값이 낮아도 팔아야 할 사람은 팔게 돼있다. 세상살이는 5미터를 더 가느냐? 덜 가느냐에 따라 엄청난 차이가 있게 된다.
5미터만 더 가면 따뜻한 집이 있는데 힘이 들어 더 가지 못하고 주저앉아 큰 이익을 포기할 수 있는 게 부동산투자다. 부동산은 보유하는 힘이 있어야 한다. 주택도 그렇지만, 특히 토지는 익을 때까지 기다리며 참는 힘이 있어야 한다.
앞으로 부동산은 사는 시기가 오고 있다. 시기가 와도 돈과 결단력이 없으면 아까운 세월만 흘러 보낼 뿐이다. 이것, 저것 매물만 본다고 돈 나오던가? 3-4년 내에는 값이 내려서 좋고, 그 이후부터는 값이 더 내려서 좋을 것이다. 그러나 부동산값은 장기적으로 오른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라.
값이 올라서 좋을 사람은 누가 있으며 내려서 좋을 사람은 누가 있을까? 올라서 좋을 사람은 다주택자들이다. 2017.11기준 집을 두 채 이상 가진 사람은 211만9000명이고, 3채 이상 가진 사람은 27만 2000명이다.
다섯 채 이상 가진 사람은 11만5000명인데 모두들 웃을 사람이고, 22%가 강남양반들이다. 작년에 집주인 104만 명은 집값이 1억 이상 뛰었다. 부동산 챔피언들은 집만 가지고 가만히 앉아 있어도 ‘억’이 굴러 들어온 것이다.
값이 내려서 좋을 사람은 무주택자들이다. 우리나라 일반가구 1967만4000가구 중에서 44%인 866만 가구가 무주택이기 때문에 이 양반들이 웃었으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집이란 게 한두 푼 하는 게 아니어서 웃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값이 올라도 웃고, 내려도 웃을 사람들은 토지투자자들이다. 이 양반들은 여윳돈으로 투자를 해두었기 때문에 값이 오르면 좋아서 웃고, 내리면 더 살 수 있어 좋으리라. 제주. 세종. 평택의 땅값은 이제 금싸라기가 돼가고 있다.
사드 보복으로 왕래가 뜸했던 유커들이 무더기로 들어오고 있다. 명동에 다시 웃음꽃이 피고, 제주도에도 활기가 넘친다. 황해경제도시 평택항은 무역선이 분주하게 오고간다. 당신도 부자가 되고 싶거든 국제화 중심도시 평택을 눈여겨보시라.
평택이라고 아무데나 가는 게 아니라 서해안복선전철 ‘안중역’과 ‘화양경제신도시’ 그리고 ‘평택항’인접 땅을 사야 한다. 이곳에는 땅 부자들이 많다. 안중역 부근에 있는 필자의 사무실 이웃에는 땅 많은 83세 노인이 살고 계신다.
얼마 전까지 산책을 다녔었는데 며칠 전부터 노인은 보이지 않고, 자녀, 손자손녀들이 부리나케 들락거리고 있다. 웬일인가 알아봤더니, 노인이 폐암에 걸려 3개월 시한부로 살고 계신다고 한다. 땅이 있으면 자녀들이 들락거리나 보다.
33만㎡(10만 평)의 땅을 상속으로 처리할 것인가, 살아생전 얼른 증여로 처리할 것인가? 컨설팅을 하고 있는 필자도 머리가 아프다. 죽을 때 조금만 가지고 가면 좋으련만, 그리하지 못함이 인생인지라, 일부는 얼른 팔아서 증여로 처리하고, 나머지는 상속으로 처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