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지나고 나면 다 전문가이고 점쟁이처럼 말하기 쉬운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지나간 경제 이야기 일 것이다.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다. 2019년 새 날이 밝자 누구나 쉽게 2018년 부동산 시장을 정리하고 본인의 예측을 되짚는다. 부동산 시장에서 일한지 20여년이 된 나도 이러한 되돌아봄에 부끄럽지만 내 의견을 말해보겠다.
2018년 부동산 시장은 표본으로 삼기 좋은 시장이었다.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그대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과거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아주 빠질 것 없이 내세웠으며 그 결과는 과정별로 다르지만 부동산 급등을 불러왔고 현재는 전세가 역전돼 정부가 이긴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럼 역사는 반복 되듯이 또다시 이러한 정책이 나올 때 어떻게 움직이면 좋을지 2018년 부동산 시장을 되돌아보겠다.
2018년 부동산 시장은 격변이란 표현이 맞을지 아님 카오스라는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한마디로 표현 하자면 혼돈의 한해였다. 이유는 정부의 정책이 사실상 시장에 거의 영향을 주지 못했고 심지어 왜곡된 모습으로까지 시장에 나왔기 때문이다.
부동산을 읽기 위해서는 세계경기, 국내경기, 정치상황 등 다양한 요소를 알아야 하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한 내용에 따른 군중심리다. 결국 사는 사람, 파는 사람, 모두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럼 구체적으로 들어가 지난 한 해 부동산 시장을 정책일자별로 살펴보자. 문재인 정부의 첫 부동산 정책은 2017년 6월 19일에 나온 6.19 정책이다. 6.19 정책은 대출규제를 받는 조정대상지역을 확대했고 대출과 관련된 LTV, DTI를 10%씩 낮추었다. 시장은 영향을 받지 않았다. 다음은 지금도 기억에 생생히 남는 8.2대책이다. 투기지역 확대 등 규제지역을 확대했고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청약수요 차단, 재건축 · 재개발 수요 차단, 대출을 받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었다. 또한 당시 주택임대사업자 등록 혜택 확대도 8.2대책의 주요 내용이었는데 정부가 자체적으로 생산하지 못하는 임대물량을 시장참여자로 하여금 이루어내려 했고 이는 당시 문의가 많았던 만큼 시장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8.2부동산 후속대책으로는 9.5 대책이 나왔고 9.5대책은 투기과열지구 추가 지정으로 8.2대책의 풍선효과를 잡으려 했다. 또 10.24대책은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와 신DTI와 DSR을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는 발표를 함으로써 대출규제를 보다 견고하게 만들어 나갔다.
11.29대책은 주거복지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수요억제정책의 한계를 공급 확대정책으로 풀어 보려 시도한 정책인데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12.13대책은 임대사업자 등록 활성화 대책이 나와 전세가격을 잡아 서민 주거안정에 도움을 주었으나 집값을 잡는 데는 효과를 주지 못했다. 이후 12.14대책으로 도시 재생 뉴딜시범 사업 대상지 발표 등이 이뤄졌지만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했고 오히려 정부의 정책은 시장에 반영되기는커녕 느림보처럼 시장에 뒤따라오는 형국이 되어 집값상승의 폭만 넓히는 역할을 했다.
그럼 이후에 발표된 초과이익 환수제, 양도세 중과 조치, 오피스텔 분양권 입주 시까지 전매 금지, 신 DTI대출규제, 투기과열지구 내 정비사업 재당첨 제한 조치들의 집값 잡기 실패는 더 이상의 말을 아끼고 경제상황을 통한 2018년 부동산 되짚어보기를 해 보겠다.
정부의 규제로 시장참여자들이 투자에 두려움이 생기자 투자를 망설이던 다주택자들은 다주택자 규제로 똘똘한 한 채 투자에 나섰다. 이는 신고가를 갱신시키는 현상을 만들어 냈다. 또 상업지역 배분확대 정책, 수도권 1기신도시의 리모델링· 재건축 이슈, GTX 호재 등이 부동산 시장에 좋은 영향을 주긴 했지만 수요를 역동시키지는 못했다. 그러나 박원순 시장의 여의도 용산에 관한 발언은 당시 어수선하던 투자시장에 투자의 불씨를 당기는 역할을 했고 이는 확신 없던 투자자들이 너도나도 다시 부동산 투자를 하게 만듦으로써 부동산 가격 상승을 만들었다.
이후 정부는 다시 급등한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8.27대책을 내놓으며 신도시 개발 이슈와 새로운 풍선효과지역을 잠재우기 위한 대책, 대출규제의 핵심인 전세대출까지 조이기 시작했고 결국 시장은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은 모습을 보였다.
그럼 가장 최근에 발표한 9.13대책을 얘기하면서 칼럼을 마무리 하겠다. 9.13대책에서는 종부세 강화, 양도세 강화, 대출규제 정책이 함께 나왔다. 하지만 9.13대책은 때늦은 처방이었고 사실상 이미 너무 오른 부동산 가격을 내려야 한다는 생각에 오히려 근거만을 준 대책에 불과했다.
지난 3년은 부동산 투자에 있어 다시 못 만날 로또 당첨 같은 기간이었으며 양심적으로도 더 이상의 가격상승은 불붙은 전차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정부는 다시금 더욱 강력한 규제 정책으로 더 이상의 부동산 가격 폭락은 만들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이미 급등하는 기차의 마지막 승차를 한 이들의 표마저 놓치는 우는 범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과연 그간의 정책들이 부동산 가격을 올릴 것이라는 예측을 정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정부 스스로 하지 못했을까라는 의문이 남고 추후 이 가격 상승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도 궁금하다.
나에게도 다시 IMF와 같은 기회가 온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며 반복되는 부동산 시장을 위한 공부는 필수이고 지금은 적극적인 투자 보다는 한발 멀리뛰기위한 개구리의 자세로 잠깐 움츠릴 때임을 끝으로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