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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대상지역부터 풀어야,
작년 9.13대책이후 주택시장은 거래가 끊긴 채, 역전세난이 일어나고 있으며 값이 내리고 있다는 기사가 매일 부동산뉴스의 첫머리를 도배하고 있다. 또 실수요자들은 집값이 떨어질 것을 기대하고, 시장을 빠져 나갔으며 거래 10건 중 매매는 1건이고, 나머지 9건은 전세거래라고 한다.



그러더니 지난주부터는 집이 남아돌아 서울에 빈집이 약 10만 가구가 되었기에 3기 신도시 예정 11만 가구는 지을지, 안 지을지도 모르는 일이고, 지방에서 불어 닥친 미입주 공포가 서울에도 드리우고 있어서 집 몇 채씩 가지고 있는 노후세대들은 걱정이 태산이라고 한다.



과연 요즘의 주택시장이 신문이나 인터넷 기사처럼 험악하고, 거래가 완전히 끊긴 것일까? 또 앞으로도 미입주 대란 등 위험요소가 많은 것일까? 필자는 현장에서 뛰는 부동산 전문가로서 이런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서울 주택시장과 수도권 주택시장 여러 곳을 직접 둘러봤다.



결과부터 말씀드려 신문이나 인터넷기사처럼 주택시장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국민들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부동산시장이 어렵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팔지를 못해 멀건이 하늘만 바라볼 뿐이라니 멈춰버린 엔진을 어찌 돌려야 할지 의문스럽기 짝이 없다.



지금의 주택시장은 아예 매매도 없고, 값도 없는 적막강산이라는 표현이 옳을 듯하다. 값이 싸건, 비싸건 내 재산을 내가 팔수도 없고, 살 수도 없는 이런 세상이 어디 있단 말인가? 부동산 엔진이 멈춰버린 이유는 이 정부가 아예 주택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대못을 박아버렸기 때문이다.



팔 사람은 세금이 무서워서 못 팔고, 사야 할 사람들은 대출이 안 되어 못 산다. 또 가지고 있을 사람은 보유세가 비싸고, 임대를 할 사람들은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가 무섭고, 신규분양을 받자해도 비율이 세거나 나와는 상관없는 지방이다.



옛날에는 어찌됐건 집 팔면 잔금 받는 날 고등어도 사다 먹고, 가족들끼리 자장면 파티도 했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하면 희미한 옛 추억일 뿐이다. 땅 사고 집 사는 집에서는 얻어먹을 게 없지만, 집 팔고 땅 파는 집에서는 막걸리를 얻어 먹는다고 했거늘~



집 없는 서민들이 집을 살 수 있도록 집 있는 사람들의 갭투자를 막는 일은 어느 정도 수긍이 가지만, 시장 전체가 숨을 쉬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거래를 끊어 버리는 이유는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러다 보니 결국 경제까지 어렵다 하고,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불평까지 쏟아내고 있음이 사실이다.



무너지는 주택시장을 수수방관할 게 아니라 원인을 찾아내어 이를 바로 잡아야 하고, 시장이 정상적으로 굴러 가도록 풀건 풀고, 묶을 건 묶어야 옳다고 본다. 부동산시장은 경제의 중심축이기에 역대 정부에서는 부동산을 풀어 경제를 살리기도 했었고, 빚 얻어 집 사라고까지 했음을 참고하자.



2017년 하반기부터 서울과 수도권의 전세가 올라 매매가의 80%까지 육박했었다. 그러다보니 집값의 20%만 있으면 전세 안고 집을 살 수 있었고, 서울에 집 한 채 갖기를 소원하는 사람들의 투자기회가 됐었다. 1-2억만 있으면 서울에 작은 아파트나 빌라를 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만남 셈이다.



2018년 초에는 ‘묻지 마’투자로 변했었고, 집을 보지도 않고 계약하였으며 매물이 나오면 얼른 사 달라고 중개업소에 계약금을 맡겨놓기도 했다. 묻지 마 갭투자를 한 사람들은 열 사람 중 일곱 사람이 지방 사람들이다. 지방에 살아보면 서울에 집 한 채 놔두기를 누구나 소원하거든,



두 채, 세 채는 보통이고, 열 채, 스무 채를 사 둔 사람도 있다. 여윳돈으로 사 둔 사람들은 언젠가는 오르겠지, 느긋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빚을 얻어 사 둔 사람들은 지금 똥마려운 강아지 울타리 뜯는 형국이다. 서울에 집 한 채 가지려 했다가 팔자에 없는 임대사업자가 되었음을 어찌 탓해야 할지, 좌불안석이다.



꼭짓점에서 집을 사둔 사람들은 이미 손해를 보고 있다. 전세금이 내려 일부를 돌려달라는 내용증명도 오가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에 갭투자를 해 둔 사람들은 지방의 자기 집도 팔 수 없다. 수년 동안 살았던 집이라 양도차익은 많은데 다주택자가 돼버렸기 때문이다.



이미 지나간 일을 왈가왈부함은 시간 낭비다. 지금은 주택시장을 바로 세워 거래가 있도록 길을 열러 주어야 한다. 첫째. 강남 4개구만 놔두고, 나머지 지역은 조정대상지역을 해제함이 옳다. 둘째,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는 서울 일부 지역에만 국한하고, 모두 해제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아직 튼실한 편이다. 그렇다면 돈줄을 풀어주는 게 옳지 않을까? 셋째, 대출도 풀어 원점으로 돌리고, 능력 있는 사람은 대출을 받도록 하자. 넷째, 이 정부 들어 내린다는 세금은 없고, 왜 오른다는 세금만 있는가? 보유세는 원점에서 다시 생각하고, 서민입장도 고려하자.



들보를 치면 기둥이 울리는 게 세상 이치다. 너무 부유층을 겨냥해서 밀어붙이면 인심이 야박해져 서민이 울게 된다. 부동산 거래는 서민들이 하는 경제활동이다. 따라서 미워도 살려야 하는 게 부동산시장이다. 북미대화나 남북대화도 급하지만, 부동산을 살리는 일이 더 급하다. 이게 곧 경제를 살리는 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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