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떤 전문가도 지금이 토지시장의 전환기라는 점을 부정하진 못한다. 시장의 패러다임 자체가 예전과는 확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때 토지 투자 전략은 어떻게 세워야 할까. 침체기일수록 땅 투자는 무엇보다 원칙(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첫째는 재료가 확실해 향후 땅값 상승의 여지가 눈에 명확히 보이는 곳으로 투자 대상 지역을 한정하는 일이 중요하다. 전문가에 따라서는 성공 예상 확률 100%가 아니면 땅을 쳐다보지 말라는 얘기도 나온다. 여기에 세금을 내고도 투자 수익을 충분히 챙길 수 있는 개발재료인지 여부도 냉철하게 따져봐야 한다.
세밀한 선별 투자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뜻이다. 좁은 지역을 정확하게 타격하는 스마트 폭탄과 같은 초정밀 투자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때다. 그만큼 알짜 땅을 골라내는 선구안이 필요해졌다는 얘기가 된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준전문가 수준의 식견과 판단력을 갖춰야 한다.
둘째는 앞으로 땅 투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라는 것이다. 땅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대박을 노린 단기투자가 발붙이기가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각종 규제가 집중되면서 땅은 적어도 5년 이상을 내다봐야 하는 장기 투자 대상이 됐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지금 땅 투자를 원한다면 장기적금에 든다는 심정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셋째는 정부나 지자체의 개발계획을 100% 믿지 말라는 점이다. 최근 부동산시장이 불투명해지면서 사업이 연기되거나 중단되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 당장 착공할 것 같았던 정부 차원의 SOC사업이 연기에 연기를 거듭하면서 투자자들의 혼란을 키웠던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최악의 경우 사업추진이 아예 취소되는 사례도 종종 나온다. 일례로 남양주의 한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인 윤모(45)씨가 대표적이다. 그는 평소 잘 알고 있던 지역 유지로부터 조만간 도로가 날 것이란 1급 정보를 입수한 뒤 과감하게 양주 임야를 1억원에 사들였다. 그동안 모아 두었던 여윳돈을 다 털어 넣었다. 금방 팔아도 5배는 남길 수 있다는 말에 혹한 것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땅을 산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08년 9월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졌다. 개발계획은 즉각 무효가 됐다. 땅을 같이 사고 개발에 적극 협조키로 했던 고위 공무원은 딴데로 발령나더니 전화 연결조차 잘 되지 않는다.
넷째는 전환기일수록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이다. 땅 투자의 기본원칙은 뭐니뭐니해도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다. 대개 부동산 전환기에는 시장 침체 현상이 동반한다. 부동산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뀔 때 거래가 줄고 가격은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이 때 바닥까지 떨어진 알짜 땅을 떨어진 도토리를 줍듯 거둬들이는 역발상 투자가 필요하다.
가급적 급매물을 사라는 뜻이다. 경매도 좋은 방법이다. 요즘 같은 침체기에는 어처구니없이 싸게 나오는 땅이 있기 마련이다. 주인이 급한 사정이 있는 경우다. 이런 땅을 잡으면 살 때부터 일단 20~30%는 먹고 들어가는 셈이다.
대신 투자 범위를 수도권으로 좁힐 필요가 있다. 지방 땅은 경기가 회복돼도 땅값 상승을 100% 장담할 수가 없다. 역시 구관이 명관이다. 입지여건이 뛰어나고 개발호재가 풍부한 광주․여주․이천․용인․화성․평택․안성 등과 같은 수도권 남부지역이 좋다. 이들 지역은 경기가 좋아지면 언젠가는 ‘이름값’을 할 곳들이다. 이들 지역에서 시세보다 20% 이상 빠진 땅을 선점해 둔다면 크게 후회할 일은 없을 것 같다.
알짜 급매 땅을 싸게 사는 방법은 뭐니뭐니해도 좋은 부동산중개업소를 동업자로 만드는 것이다. 가급적 실력 있는 부동산, 양심적인 부동산을 잡아야 유리하다. 이런 부동산업소의 VIP 고객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으면 알짜 급매물이 나올 때 가장 먼저 연락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다섯째는 시장 동향에 민감해야 한다. 늘 시장을 향해 더듬이를 예민하게 세워둬야 한다. 그래야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시장 상황이 너무 불안정해 언제, 어떤 식으로 토지시장이 바닥을 칠지 누구도 예측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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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는 ‘시세차익’형 투자보단 ‘임대수익’형 투자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점이다. 땅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땅을 사고 팔아 이익을 챙기는 투자는 더 이상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