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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 말은 지혜롭다
‘흉년에는 어른도 밥 한 그릇, 아이도 밥 한 그릇’이라는 말이 있다. 아이들은 평소 밥은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군 것 질을 많이 한다. 그러나 흉년에는 돈이 없어 군것질을 할 수 없으므로 밥을 많이 먹게 된다.



요즘 부동산시장도 흉년이다. 있는 사람들이야 오히려 흉년에 더 잘 먹고, 잘 살 지만 배에서 ‘쪼르륵’소리가 나는 서민들이야 집이라도 팔아야 한 텐데 집내어 놓은 지 2년이 지나고, 3년이 돼가도 물어 본 사람이 없다.



이런 이야기 하면 ‘값 내려 봐라, 왜 안 팔리나?’하시겠지. 그러나 큰 값에 거래되는 부동산이나, 작은 값에 거래되는 100원짜리 문방구나 다 시세가 있다. 시세대로 팔고자 해도 안 팔리고, 더 깎아 준다고 해도 안 팔리는 걸 어떡하랴.



주택은 입주 시기를 기준으로 10년, 15년, 20년 단위로 따지다가 20년 이후에는 재건축이나 재개발이 10년 남았느냐, 15년 남았느냐, 20년 남았느냐, 로 따진다. 지금 당신이 살고 있는 집은 어느 단계에 있는가?



입주 5년에서 20년이 되면 인프라가 구성되어 살기 좋은 곳이 되고, 값도 제법 오른다. 일컬어 기존주택시장이라 하는데 지금 기존주택시장에서는 작은 놈이나 큰 놈이나 값이 같다. 그렇다면 작은 놈을 사야할까? 큰 놈을 사야할까?



전용면적 84㎡크기의 집을 (옛말로 35평)중형이라 하고, 그 이하의 규모를 소형으로 구분한다. 84㎥를 초과하는 91㎥(38평)나 108㎥(45평)는 중대형이라 하고, 120㎥(50평), 145㎥(60평)는 대형이라 한다. 168㎥(70평)인 초대형은 중형인 84㎥(35평)의 두 배다.



그런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덩치가 큰 것이나 작은 것이나 값이 별로 차이가 없더니, 3-4년 전 전세가 오르기 시작하면서부터는 큰 것이나 작은 것이나 값이 동창생이 돼버렸다. 형이나 동생이나 키가 같아져버렸으니 어찌해야 할까?



아니 어떤 것은 동생이 키가 더 큰 것도 있다. 전세입자들이 큰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 집도 아닌 집에 살면서 관리비 더 내고, 청소하기 어려워서 작은 집을 선택한 것은 이해하는데 그로 인해 작은 집 천지가 돼 버렸다.



요즘 거주할 집을 사야 하겠는데(이하 이해하기 쉽도록 평으로 표시함을 이해하시라) 38평하고, 53평하고 값이 똑 같으니 어느 것을 살까요? 42평하고 62평하고 값이 똑 같으니 어느 것을 살까요? 라는 질문이 매일 한두 건씩 들어온다. 필자는 큰 것을 사라고 권한다.



왜냐하면 분양 당시 62평은 35평 분양가의 두 배 가까이 된다. 나중에 경제가 좋아지고, 부동산이 활황에 이르면 62평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 값이 어마어마하게 오르게 된다. 당신도 지금 그런 처지에 있거든 큰 것을 잡으시라.



큰 집 살 형편이 안 된 사람들의 핑계는 관리비가 많이 나온다, 나는 그렇게 큰 집 청소 못한다. 라고 하지만, 큰 집에 살아보고, 작은 집에 살아보면 큰 집의 편리함을 알게 된다. 큰 집이 좋다는 직접적인 이유는 서재의 중요성 때문이다.



큰 집에 살면서 부부각자가 서재를 가지고 있다는 건 그만큼 생활면에서 앞서가고 있는 것이다. 요즘은 각자 직업이 있고, 각자의 비밀이 있다. 또 인터넷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으므로 꼭 서재는 따로 있어야 한다.



지금은 방 하나에서 남자는 신문보고, 여자는 다리미질 하고, 남자는 먼저 자고, 여자는 TV보고, 서로 카톡 몰래 받느라 눈치 살살 보다가 전화가 오면 밖으로 뛰어나가 전화 받는 그런 시대가 아니다. 서재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는 공간이다.



그렇다면 큰 집은 언제 값이 오를까? 앞으로도 인플레는 더 오른다. 언젠가는 경기가 좋아지고, 큰 집을 선호하는 시기가 오게 된다. 그 때는 사고 싶어도 못 사게 된다. 지금 수도권에서 6억짜리 큰 집이 10년 후 20억이나 30억으로 값이 오를지 누가 알겠는가? 앞으로 큰 집은 절대적으로 부족함을 아시라.



작은 집 갭투자가 성행하고, 작은 집의 인기를 따라 분양시장도 작은 집만 짓고 보니 세상은 작은 집 천지다. 결국 지금은 작은 집과 큰 집의 가격이 같아졌으니 큰 집 투자는 이보다 더 좋은 기회가 없다.



작은 집은 당장 좋지만, 큰 집은 앞으로 좋아진다. 작고 똘똘한 땅은 5년 앞을 보지만, 크고 싼 것은 10년 앞을 본다. 옛글에 노마지지(老馬之智)라 했다. 늙은 말은 지혜가 있으므로 길을 잃었을 때는 말이 가는 길을 따라가면 된다는 뜻이다.



지금의 부동산투자는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할까? 늙은 말이 가는 길은 정해져 있다. 기존주택시장에서는 큰 집을 사고, 개발지, 개발예정지에서는 크고 싼 땅을 산다. 당신도 집을 바꾸려거든 기존주택시장에서 큰 집을 사고, 개발이 되고 있는 곳에서는 크고 값이 싼 땅을 사자.



세상에서 가장 이사가 많은 나라는 우리나라다. 왜 그럴까? 이사를 할 때마다 돈이 생기기 때문이다. 물론, 돈을 더 보태서 집을 사는 사람도 있지만, 남는 돈을 보고 이사하는 사람이 더 많다. 떼어 쓰고, 대출 더 받고 좋은 집 사고~ 작은 땅 팔고, 큰 땅 사고~ 부동산은 움직일 때마다 돈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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