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굴지의 건설업체에 다니는 J부장. 그는 Y씨와 대학 동창이다. 두 사람 중 Y씨는 현재 K부동산개발시행업체의 CEO다. Y씨가 대표로 있는 이 회사는 국내에서 내노라 하는 매출 실적을 자랑하는 업체다. 지난해 총 매출액이 1조원에 가깝다.
1981년 토목학과를 졸업한 두 사람의 출발점은 서로 비슷했다. 두 사람 모두 건설회사에 말단 사원으로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 두 사람의 처지는 하늘과 땅 차이다. 한 친구는 평범한 월급쟁이에 불과한 반면, 다른 한 사람은 50여명에 가까운 직원을 거느린 어엿한 중견업체의 사장이 됐다. 이 회사는 사업이 예전 같지는 않지만 아직 재무구조는 아직 탄탄한 편이다. 수도권 요지에 알짜 땅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서다.
무엇이 두 사람의 운명을 갈랐을까. 두 사람의 사회 초년병 시절로 돌아가 보자.
먼저 J부장. 그는 97년 업무상 알게 된 부동산중개업자로부터 경기도 용인 땅을 사두라는 권유를 받았다. 2차선 도로변에 붙은 보정동 일대 준농림지(현 계획관리지역)를 사두면 나중에 큰돈이 될 것이란 거다. 이유는 그 땅이 신도시 예정지와 인접해 개발 압력이 높기 때문에 언젠가는 가격이 크게 뛸 것이란 점 때문이다.
회사 업무상 땅 투자의 묘미를 어느 정도 알고 있던 J부장은 현장을 둘러봤다. 당시만 해도 3.3㎡당 5~10만원에 살 수 있는 땅이 수두룩했다. 하지만 J부장은 결정적인 순간 일을 저지르지 못했다. 땅에 대해 아는 것이 많았던 만큼 의심도 많았기 때문이다.
법을 너무 잘 아는 사람의 눈에 땅은 온통 함정과 덫 투성이다. 따라서 행보가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고 투자를 망설이게 된다. 막상 매입을 결정했더라도 계약서 작성 과정에서 조금만 낌새가 수상해도 금방 계약 의사를 철회해 버린다.
J부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확신이 부족했고 투자기간도 너무 길 것 같았다. 투자할까 말까 망설이다 결국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재료를 따라 시장을 과감하게 선점해야 할 때 이것저것 따지고 재면서 망설이다 보니 어느덧 막차는 떠나 있었다.
그런데 2∼3년 정도의 시간이 흐르자 자신이 봤던 땅들의 값이 순식간에 10배로 뛰었다.3.3㎡당 6만원 짜리 땅들이 60만원으로 폭등했다. 20여 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현재 이 땅들은 금싸라기가 됐다. 3.3㎡당 600만~700만원 대를 호가하고 있다.
요즘 J부장은 업무차 용인 보정동 일대를 지날 때마다 ‘그때 이 땅을 사둘 걸’하는 생각에 가슴을 치며 후회한다.
반면에 Y사장은 어려울 때 과감한 역발상 투자로 부를 거머쥔 사람이다. 그는 1998년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Y사장은 IMF 외환위기 시절 급매물로 나온 경기도 용인 성복리 임야를 시세의 절반 가격에 매입한 것. 평소같으면 3억원 이상 호가했을 땅(1000㎡)을 그 3분의 1가격인 1억원에 낚아 챈 것이다.
외환위기가 끝나고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이 접어들었던 2002년 이 땅의 몸값은 5억원으로 치솟았다. Y사장은 마침 자신의 땅이 모 건설회사가 개발을 추진하던 아파트 부지와 붙어 있어 땅을 쉽게 처분할 수가 있었다.
Y사장은 결국 이 돈을 종잣돈으로 삼아 부동산시장의 큰손이 될 수 있었다.
그는 "어떻게 보면 지금이 IMF 이후 최대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외환위기 학습효과를 설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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